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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 슬래그(slag)의 연간 생산량은 약 4~5억 톤으로 이는 전 세계 무기 폐기물의 3분의 1에 달한다. 산업폐기물인 슬래그를 스마트폰 속 배터리로 활용하는 기술을 포스텍 연구팀이 개발했다.
포스텍(총장 김도연) 화학공학과 이진우 교수(사진)팀이 슬래그 폐기물을 간단한 공정을 거쳐 고부가가치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다공성 실리콘(Si)으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이 실리콘은 기존에 사용되어 왔던 흑연전극보다 용량이 4배 이상 클 뿐 아니라, 기존에 사용되어온 실리콘 소재에 비해 내구성이 뛰어나다.
스마트폰, 노트북,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의 전극은 보통 흑연 소재를 사용하고 있지만, 더욱 높은 용량을 위해서는 새로운 소재가 필요하다. 특히 실리콘이 차세대 소재로 눈길을 모았지만, 충전이나 방전 중에 부피가 팽창하며 수명이 저하 되는 현상이 일어날 뿐 아니라, 무엇보다 흑연에 비해 4배 이상 비싼 가격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내구성을 향상하기 위해 다공성 구조의 실리콘을 사용하는 방법이 제안되기도 했지만, 이런 실리콘을 만들려면 고가의 원재료가 필요하거나 제조방법이 복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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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래그를 다공성 실리콘으로 바꾸는 과정 |
이 교수팀은 산업 폐기물인 슬래그의 주성분 중 하나가 실리콘 산화물(SiO2)인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또한 슬래그에서 실리콘 산화물을 제외한 다른 성분은 쉽게 제거되는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수 나노미터(nm)의 기공이 생기고 마그네슘 환원 공정을 같이 진행하면 1g당 수백 평방미터의 넓은 표면적을 갖는 다공성 실리콘이 만들어진다.
이 실리콘을 리튬이온전지의 음극으로 만들면 다른 실리콘에 비해 수명과 용량이 뛰어날 뿐 아니라, 충전과 방전 속도도 더욱 빨라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주도한 이진우 교수는 "산업 폐기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면서 스마트기기의 활용과 전기차의 부상으로 더욱 부가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배터리 소재를 저가로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이다. 후속 연구로 아직까지 국산화가 저조한 편인 리튬이온전지 음극 소재의 원천 기술을 확보하면 이를 통한 고수익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6월 1일 국내 특허 등록이 완료됐다.
최혜영 커뮤니케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