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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람들] 긴 머리의 테리우스, 머리카락 기부로 사랑을 실천하다! 포항 제강부 김정환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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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람들] 긴 머리의 테리우스, 머리카락 기부로 사랑을 실천하다! 포항 제강부 김정환 님

2023/11/21

안녕하세요. 포항 제강부 2제강공장에서 폐가스를 적정온도로 냉각하는 OG(Oxygen Converter Gas Recovery System)설비와 보일러 설비 운전을 맡고 있는 김정환 사원입니다. 2018년에 입사해 선후배님들의 도움을 받으며 제강공장의 설비를 운전하고 관리하고 있는데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제가 이렇게 포스코 뉴스룸을 통해 인사를 드리게 된 것은 저의 특별한 사연을 소개하고 싶어서입니다. 나눔에 뜻을 품고 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장발로 지내온 제 이야기를 들어주실래요?

가정환경이 넉넉하지 않았던 저는 어린 시절부터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담임 선생님께서는 급식비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무상급식 지원을 도와주셨고, 제 사정을 알게 된 택배회사 사장님께서는 학생인 제가 일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주셨습니다. 또 최대한 많은 일을 나갈 수 있도록 신경 써주신 인력소 소장님, 학교에 복학하면서 거리가 멀어 아르바이트가 힘들어지자 학교 근처 편의점에서 일할 수 있도록 소개해 주신 편의점 점장님까지 많은 어른들의 배려와 도움을 받으며 성장했습니다. 그래서 늘 저도 어른이 되면 아이들에게 도움을 줘야겠다는 마음을 품고 살았습니다.

포스코에 입사하며 이제 조금 어른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는데요. 그때 우연히 어떤 기사를 읽게 됐습니다. 암에 걸린 아이들이 치료를 할 때 탈모로 인해 머리를 짧게 자르는데, 또래 아이들과 다른 자신들의 모습에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으로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문득 이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방법이 없을까 알아봤더니 어린 암환자들을 위해 머리카락을 기부하면 맞춤형 가발을 만들어 전달하는 곳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2019년 3월부터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습니다. 기부를 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제가 머리를 기르는 것을 본 누군가에게 이런 기부 방법도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더라고요.

머리카락을 기르는 것은 처음이라 불편한 점이 많았는데요. 특히 불필요한 오해를 많이 받았습니다. 머리카락이 많이 길었을 때는 여자로 오해받기도 하고, 모르는 남성분들이 말을 걸었다가 제 목소리를 듣고는 도망간 적(?)도 있었죠. 또 주변에서도 응원해 주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한편으로는 “보기 안 좋다”, “좀 잘라라” 등 좋지 못한 시선을 받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나중에 아이들에게 기부할 때의 기쁨을 상상하면서 열심히 길렀습니다.

또 최근에는 염색이나 펌 등으로 손상된 머리카락도 기부가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기부를 받을 아이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니 되도록 건강한 모발을 기부하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염색과 펌은 물론 헤어드라이어의 열풍이나 고데기 등의 사용도 최소한으로 자제했습니다. 또 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라 여름 더위를 견디는 게 정말 힘들었는데요. 무사히 세 번의 여름을 이겨내고 2022년 8월, 드디어 40㎝까지 긴 머리카락을 잘랐습니다. 기부 조건은 25㎝지만 기왕이면 더 긴 머리카락을 기부하고 싶어서 조금 더 길렀습니다. 머리카락을 자를 때는 제 머리카락이 아이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치유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기쁘고 뿌듯하더라고요. 지금까지 머리카락을 숱하게 잘라왔지만 이날만큼은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머리카락 기부를 결심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서였습니다. 저도 부유하고 좋은 가정환경에서 자란 것은 아니지만 가정을 끝까지 책임진 부모님과 여러 도움을 주신 주변 어른들 덕분에 앞으로 조금 더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거든요. 지금 생각해 보면 어린 시절 그런 희망이 없었다면 좋지 못한 길로 빠졌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어린 암환자들도 저처럼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또 그 희망이 현실이 되어 완치해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기부를 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또 머리카락 기부를 할 예정인데요. 남녀노소 상관없이 누구든 어렵지 않게 참여할 수 있는 기부활동인 만큼 제 이야기를 보시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속한 기기운전반은 제강공장의 혈관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기기운전반은 2제강공장에 공급해야 하는 냉각수, 담수, 정수, 집진수, 공기, 질소 등 모든 요소를 관리합니다. 나아가 취련 시 발생하는 분진을 집진하는 집진설비, 배기가스 회수 설비와 폐열을 이용해서 스팀을 생산하는 보일러 설비, 그리고 여기에 공급해야 하는 순수를 생산하는 설비, 집진수에 포함된 찌꺼기인 슬러지를 처리하는 필터 프레스(Filter Press)설비, 정련 설비에 공급하는 수처리 시설 등 다양한 설비와 넓은 구역을 점검하고 유지 보수함으로써 제강공장이 원활히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죠.

처음 공장에 배치된 후 교육을 받았을 때는 길을 잃어버린 적이 있을 정도로 제강공장은 그 규모가 매우 큰데요. 각 설비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만 한 달 남짓 걸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여름에는 같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겨울에는 추위를 견디면서 늘 점검과 교육을 열심히 해주신 선배님들 덕분에 업무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답니다.

공장에서 업무를 할 때는 항상 안전을 최우선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안전한 업무를 위해서는 가스·산소 검지기와 밸브 조작을 위한 파이프 랜치가 필수입니다. 공장이 넓고 설비도 많은 만큼 원활할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무전기도 빼놓을 수 없고요. 또 넓은 지역을 안전하게 점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전화는 저를 비롯한 기기운전반의 가장 기본이자 필수품입니다.

입사 후 설비점검반에서 근무하다 이후 교대근무조로 편성되며 교대근무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처음 해보는 교대근무에 동시에 수많은 설비도 익혀야 하다 보니 초기에는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치고 힘들었습니다. 그때마다 같이 일하는 선배님들과 동료들이 격려해주고 업무 외적으로도 개인 시간을 내서 제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시곤 했어요. 교대근무 후에 얼마나 피곤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마음들이 더욱 고마웠습니다.

특히 최인호 대리님께서는 타지에서 혼자 생활하면 밥을 잘 챙겨 먹어야 한다며 쉬는 날 기숙사에 혼자 있을 때면 밥도 사주시고 여러모로 많이 신경 써주셨는데요. 정기 수리 때 철야 작업을 할 때는 흔쾌히 작업을 도와주시기도 하고, 심적으로도 업무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대리님!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좋은 동료분들 덕분에 교대근무도 업무도 모두 잘 적응할 수 있었고, 이제는 제법 제 몫을 할 만큼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늘 따뜻한 배려와 관심을 보내주신 선배님, 동료분들 감사합니다!

동기들도 많은 힘이 되어 주고 있습니다. 평소 교육 연수 때 만나 함께 생활하면서 친해진 동기들과 퇴근 후 같이 밥을 먹거나 운동을 하면서 힘들었던 이야기, 즐거웠던 이야기를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하곤 하는데요. 그럴 때면 하루 피곤이 싹 가시는 기분이 든답니다. 또 가끔 시간을 맞춰 계곡이나 스키장에 놀러 가 즐거운 추억도 많이 쌓으면서 행복한 회사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체격이 작고 몸이 말라서 남자답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스무 살 때까지도 체중이 45㎏이 안 돼서 친구들에게 ‘멸치’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는데요. 이 별명으로부터 탈출하고자 운동의 세계에 발을 내디뎠습니다. 군대 전역 이후 운동을 시작해 천천히 몸무게를 늘려나갔는데요.

사실 처음 운동을 시작했을 때는 땀 흘리는 것도 싫고, 무거운 걸 드는 건 더 싫었어요. 게다가 다음날 근육통으로 여기저기 아픈 것도 싫어서 운동을 하는 둥 마는 둥 했죠. 또 복학 후에는 수업을 듣고 아르바이트까지 하니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점점 운동과 멀어졌습니다. 그러다 입사 후 동기들과 함께 다시 운동을 시작하게 됐는데요. 같이 운동을 하니 훨씬 더 재미있더라고요. 점점 운동의 매력에 빠져들어서 어느 순간부터는 동기들과 시간을 맞추기 어려워 같이 운동을 하지 못하는 날도 혼자 헬스장에 가서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지금은 입사 직후에 비해 몸무게도 많이 늘고 근육도 많이 붙어서 드디어 적정 체중에 도달했답니다!

이것만은 꼭 이루고 싶습니다!

“기부의 즐거움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포스코그룹 임직원분들께 ‘이런 기부도 있다’라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 이렇게 인사를 드렸는데요. 평소 기부 활동을 부담스럽거나 어렵게 느꼈던 분들이 제 이야기를 계기로 기부가 더 친근하고 쉬운 것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행동으로 이어져 아이들에게 희망으로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제 경험에 의하면 기부는 형식이 중요한 게 아니더라고요.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쉽게 다양한 방법으로 기부를 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꼭 머리카락 기부가 아니더라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기를 소망해봅니다. 저는 앞으로도 계속 색다른 기부에 도전할 예정인데요. 더불어 이런 기부 활동을 여러 사람과 공유함으로써 사람들에게 기부의 즐거움과 소중함을 알리고 싶습니다.

※이 콘텐츠는 포스코그룹 통합 소통채널 ‘포스코투데이’를 토대로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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