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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람들] 독보적 네트워크로 드넓은 중국을 품다! 포스코차이나 서만교 님

[사람사람들] 독보적 네트워크로 드넓은 중국을 품다! 포스코차이나 서만교 님

2018/09/10

사람사람들40. 독보적 네트워크로 드넓은 중국을 품다! 포스코차이나 서만교님.

안녕하세요. 포스코차이나 부총경리 서만교입니다. 포스코 중국사무소 설립부터 시작해, 현재의 포스코차이나가 자리 잡기까지, 중국에서 포스코그룹이 성장해온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산증인이기도 하지요. ^^ 중국 유학생활을 시작으로 이곳에서 지낸지도 어느덧 26년째에 접어들었는데요. 얼마 전에는 중국의 ‘국가해외우수인재’로 선정되어 영주권을 받기도 했습니다. 저의 또 다른 고향, 중국에서의 활력 넘치는 일상을 소개합니다.

기쁠 희. 내 인생의 기뻤던 순간. 가슴 설레던 중국에서의 순간들. 풋풋한 모습의 유학시절. 아내와의 데이트 모습.

저는 어린 시절부터 막연히 중국이 좋았습니다. 그때는 사람들이 중국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던 때였는데도 말이죠. 막연히 중국에서 뭔가를 해보고 싶어서 고등학생 시절부터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대학시절 친구들이 영어 공부에 매진할 때, 저는 종로에 있는 중국어 학원을 다녔습니다. 그런 저를 보고 친구들은 ‘쓰지도 못할 중국어를 뭐 하러 배우냐’고 했죠.(웃음) 대학 졸업 즈음 한중 수교가 이루어졌고, 저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중국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박사 연구생 시절 연구실에서 책을 읽고 있는 모습. 학위 논문 심사 후 교수님들과 함께 한 모습.

중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모두 취득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2000년 4월, 포스코ICT(당시 포스데이타)에 입사했습니다. 사실 경제학을 전공한 터라 철강이나 ICT 분야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는데요. 그런 상황에서 처음 인연을 맺은 고객사가 바로 중국의 철강기업 남경강철이었습니다. 당시 남경강철은 생산관리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여러 업체와 접촉하고 있었고, 포스코ICT도 수주전에 뛰어든 상황이었습니다.

회사 내에서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유일한 사람이었던 저는 6개월간 밤을 새워가며 철강, IT에 대해 공부하고 경쟁PT, 제안서 작성, 입찰 등을 준비했습니다. 마침내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해 계약서에 도장을 찍던 그 순간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열연, 냉연이 뭔지도 모르던 새내기가 중국 대형 제철소의 생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이니까요. ^^

남경강철 스마트팩토리 협력 계약식 모습. 중국에서 빠질 수 없는 '술'. 깐베이~

어디에서든 그렇겠지만, 특히 중국에서는 사업을 하는 데 ‘술’이 빠질 수 없습니다. 남경강철과 첫 계약을 체결할 때에도 술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하루는 남경강철의 총경리가 식당으로 저를 불렀습니다. 음식도 나오기 전에 53도의 백주를 맥주컵 3잔에 가득 따르더니 “세 잔 빨리 마시고 내일 계약서에 도장 찍자”고 하더군요.

맥주잔 3잔이면 1병 분량인데 원샷이라니요. 기가 막혔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에는 오로지 ‘계약성공’만 눈에 들어왔던 터라 단숨에 세잔을 들이켰습니다. 그리고 술 기운에 “오늘 당장 도장 찍어달라”고 소리쳤죠. 물론 계약은 다음날 잘 성사되었고요. ^^ 술 덕분에 더 깊어진 남경강철과의 소중한 인연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물에 빠진 모녀를 구해 포스코 신문에 소개된 모습.

개인적으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습니다. 2011년 어느 날, 가족들과 함께 중국의 한 공원에서 뱃놀이를 하던 중, 다른 배에 타고 있던 아이가 물에 빠진 것을 목격했습니다. 아이를 구하려고 아이 엄마까지 물에 뛰어들었는데, 둘 다 수영을 못해서 허우적거리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어요.

주변의 중국인 모두 어찌할 바를 몰라 쳐다만 보고 있고, 자칫 시간이 더 지체되면 이들의 목숨이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제가 물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다행히 무사히 모녀를 구했고, 생명을 구했다는 뿌듯함과 기쁨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답니다. ^^

가족들과 중국 영주권 취득 기념으로 영주권을 들고 사진을 찍는 모습. 

중국에 온 지 25년이 되어 가던 어느 날, 뭔가 방점 하나를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중국 정부의 인재육성계획인 ‘만인계획’에 도전해 보기로 했지요. 만인계획에 따라 ‘국가해외우수인재’로 선정되면 중국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노벨상을 받거나 세계적인 운동선수로 이름을 날리지 않는 한 ‘국가해외우수인재’로 선정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요.

알아보니 저는 ‘걸출상무인재’ 부문에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걸출상무인재는 중국에서 일하며 중국과 타국의 가교 역할을 하고, 중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사람을 말하는데요. 중국에서 취득한 석박사 학위 논문, 한중신문 기고문, 20년간 중국에 낸 세금 증빙, 물에 빠진 중국인 모녀를 구한 사연, 중국 장관 및 사업 파트너의 추천서 등 수십 가지의 서류를 제출했고 두 번의 인터뷰를 거친 끝에 지난 5월 중국의 국가해외우수인재로 선정되었습니다.

1년간의 심사 과정이 꽤나 힘들었기에 선정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바로 다음날 저를 비롯한 가족 구성원 모두가 영주권을 받았는데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중국에서 영주권을 받으면 취업, 창업, 거주 등의 자유가 보장됩니다. 재산권도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고요. 폐쇄적인 중국에서 이런 혜택을 제공받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기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

 일할 로. 나의 일, 나를 말하는 물건은? 사랑하는 포스코차이나 동료들. 중 발전개혁위원회와의 협력 체결식에서.

포스코차이나는 중국 현지법인들의 대표법인입니다. 철강 마케팅, 파이넥스 및 양극재 사업 지원, 중국 발전개혁위원회와의 협력 사업 등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저는 총경리(CEO)의 바로 아래 직책인 부총경리로 일하며 대외협력, 중국지역 기술 조사, 신규 투자협력 사업 추진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현지 직원들과 함께 일하면서 세운 저만의 원칙이 한 가지 있는데요. 바로 ‘솔선수범’입니다. 일하는 자세부터 복장, 근태, 절약하는 습관, 술 마시는 법까지 리더가 솔선수범해 글로벌 스텝들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늘 스스로에게 엄격하게 하려고 하는 편인데, 몸은 좀 고달프지만 마음만을 즐겁답니다. ^^

선화강철 컨설팅 계약식 모습.

 

제 업무의 특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을 하나 꼽는다면 26년의 중국 생활 끝에 얻은 소중한 재산인 ‘스마트폰 전화번호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에는 2000명이 넘는 중국 인맥의 연락처가 담겨 있는데요. 친한 친구부터 중국 정부·제철소·각종 협회의 관계자, 기자 등 다양한 사람들의 연락처가 저장되어 있습니다.

물론 숫자가 많다고 다가 아니죠. 오래 친분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매일 다섯 명 정도에게 안부 전화를 하고 있습니다. 또 결혼, 생일, 승진 등 좋은 일은 넘어가더라도, 지인이 상을 당하거나 가족 중 누군가가 아프다는 소식을 들으면 꼭 찾아가거나 전화를 걸어 위로를 건네는 편입니다.

 사랑할 애. 내가 사랑하는 사람, 사람들? 가족들과 자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 인도네시아 처갓집 식구들과 함께.

1995년 중국에서 아내를 처음 만나 사랑에 빠져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아내는 한국어도 유창하게 구사하는 인도네시아 화교 출신인데요. 그렇다 보니 집에서는 한국어, 중국어, 인도네시아어, 영어 등 4개 언어를 사용하고 있어요. 종종 아빠는 한국어를, 엄마는 인도네시아어를 더 많이 사용하는 국가적 자존심 대결이 펼쳐지기도 하죠.^^

가족들이 다국어를 구사하다 보니 집에서 꼭 지키는 룰이 하나 있습니다. 하나의 문장에는 꼭 한 가지 언어만 사용한다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얘들아, 밥 먹으러 가자”라고 말할 때 “얘들아, 吃饭(chī fān; 밥을 먹다)하러 가자”라고 하면 안 됩니다. 그래야 언어를 바르고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거든요. 언어 뿐만 아니라 해외생활을 하는 아이들이 여러모로 고생이 많을 텐데, 내색 없이 잘 지내주어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승효상 건축가와 함께 한 모습. 승효상 건축가의 작품들.

개인적으로는 친분이 있는 승효상 건축가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제가 정말 존경하고 좋아하는 분인데요. 승효상 건축가를 처음 만난 건 약 15년 전이었습니다. 그때는 승효상 건축가가 지금처럼 유명하지 않았을 때였죠. 승효상 건축가와 함께 건축, 공간에 대해 끝없이 이야기를 나누며 많은 것을 배웠는데요. 사실 제가 처음 중국에 왔을 때 몇 년간 건축물 사진만 찍으러 다녔을 정도로 건축분야에 관심이 많은 편이거든요. 승효상 건축가하고는 지금도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어요. 가끔 베이징에 들를 때마다 인생, 건축, 땅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며 밤을 지새우곤 하지요. ^^

 

북경지인들과 골프장에서 재미있는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평소 테니스, 골프 등 운동은 물론 기타, 피아노, 사진, 요리, 여행 등 웬만한 취미 활동을 조금씩 다 즐기는 편인데요. 남들보다 특별히 잘 하거나 독특한 취미는 없지만, 얕고 넓게 두루두루 즐기는 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굳이 여가 활동과 관련해서 남다른 것을 꼽자면 ‘주말 아침 보내기’인데요. 습관이 무서운지라 주말에도 출근시간이 되면 눈이 떠지는 편입니다. 가족들이 아직 단잠에 빠져있는 주말 아침이면 2시간 정도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곤 하는데요. 이때 저는 부엌에서 정성을 다해 라면을 끓인 후 TV 앞에서 라면을 먹으며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를 봅니다. 하하. 요즘엔 <미스터 선샤인>을 보고 있는데, 대사들이 정말 멋지더라고요.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저에게는 정말 행복한 시간이랍니다.

베이징자동차전시회 참관. 아내와 타이완 여행. 회사단합대회. 오늘은 내가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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