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검색어는 최소 두 글자 이상 입력해주세요.

백색 엘도라도, 포스코아르헨티나 염수리튬공장에 가다 ①

백색 엘도라도, 아르헨티나 리튬공장에 가다 ①

백색 엘도라도, 포스코아르헨티나 염수리튬공장에 가다 ①

2022/04/13

 왼쪽 하단에는 포스코 리튬공장을 배경으로 백색 엘도라도, 포스코아르헨티나 염수리튬공장에 가다1 라고 적혀 있고 이미지는 아르헨티나 리튬 솔루션 공장 외부 전경을 찍은 모습이다.. *엘도라도 : 남미 지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황금이 가득한 꿈의 이상향.

8인승 경비행기가 비 내리는 아르헨티나 살타주(州) 전용기 공항 활주로를 내달려 하늘로 솟구쳐 오른다. 고도계 숫자가 경쾌하게 올라가다 이내 창문 밖 풍경이 구름에 가린다. 구름의 장막을 빠져나오자 비구름 위에 숨어있었던 파란 하늘과, 명료하게 대비되는 갈색 산맥이 나타났다.

비행기의 조그만 창문 너머 풍경은 언뜻 엽서 속 그림처럼 보이지만, 봉우리 사이사이에 위치한 계곡들만 해도 해발 4000미터에 이른다. 만년설이 쌓여있는 산봉우리는 6000미터가 넘는다고 한다.

큰 사진은 비행기 창문 너머로 보이는 만년설이며, 작은 사진은 경비행기의 후면 모습이다.

▲비행기 날개 너머로 만년설이 덮인 6000미터 고봉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고봉 너머에 옴브레무에르토 염호가 펼쳐져있다.

오직 준비된 사람만이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이곳, 아르헨티나 고지대 소금사막 옴브레무에르토(Hombre Muerto)에는 오늘도 하얀 황금, 리튬을 캐는 사람들의 땀이 시나브로 스며들고 있다. 포스코그룹의 친환경 미래소재 사업 최전선, 4000미터 고지의 포스코아르헨티나 염호에서 보고 느낀 도전과 희망의 기록을 담았다.

포스코는 왜 아르헨티나 해발 4000미터 고지를 찾아갔나? 사업의 태동: 지구가 준 선물 이라고 적힌 글꼴박스이다.

30분간의 비행 끝에 비행기에서 내려 활주로에 첫 발을 내디디자 해발 4000미터 소금사막의 압도적인 풍광이 더욱 피부에 와닿는다. 몇 걸음 내디디자 은근히 숨이 가빠 온다. 이것이 고산병의 전조일까?

완만하다가도 날카롭게 떨어지는 산맥 능선 밑에 하얀 소금사막이 끝도 없이 펼쳐졌다. 2018년 포스코가 광권을 획득한 이후, 추가 탐사를 통해 리튬 염수 매장량 1350만 톤을 확인한 옴브레무에르토 염호이다.

옴브레무에르토 염호는 존재 자체가 경이롭다. 물은 아래로 흐르기 마련인데, 해발 4000미터에 어떻게 이런 거대한 호수가 존재할 수 있는 걸까? 포스코아르헨티나 원료개발팀장을 맡고 있는 연제균 리더가 답을 알려준다.

연제균 리더의 미니인터뷰이다.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염수리튬 호수가 해발 4000미터에 생긴 이유? “안데스산맥은 태평양판과 남아메리카 대륙이 만나 만들어진 중부 아메리카 섭입대입니다. 이 산맥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지질구조적으로 물이 들어올 수는 있으나 나갈 수는 없는 그릇(closed basin)과 같은 구조가 만들어지는데요. * 섭입대 : 지각판과 판이 만나는 경계에서 밀도가 높은 편이 낮은 판 아래로 밀려 들어가는 곳. 그림에는 각 1000m, 2000m, 3000m, 4000m, 5000m 아래에 기준선이 그어져 있고 칠레의 안토파가스타 항구는 1000m 아래 줄에 노란원으로 표시되어 있고 아르헨티나의 살타시(市)는 2000m 아래 선에 노란원으로 위치하고 있으며 카우차리, 포시토스 옴브레무에르토 등은 4000m 선 가운데에 빨간원으로 위치하고 있다. 그림 하단에는 해발 4000미터 높이에 생긴 그릇 같은 지형에 옴브레무에르토 염호가 생겼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부르즈 할리파는 해발 8282미터, 롯데월드타워는 해발 555미터이다.라고 쓰여 있다. 이어서 인터뷰 내용이 담겨있다. 이 섭입대는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위치하며 지각판이 만나 발생하는 열과 압력 때문에 광물이 많이 모여있는 지역입니다. 이 광물들이 물에 녹고, 그 물이 그릇 형태의 지질구조에 모여드는데요. 물은 밑으로 흐르지 못한 채 흘러 들어와 증발을 거듭해 지하에 염수로 농축됩니다. 이때 지질 환경 상 리튬이 많이 함유된 지역일수록 염수가 고농도의 리튬을 함유합니다. 포스코그룹이 보유 중인 이 염호는 아르헨티나 전체를 통틀어 리튬 농도가 가장 높은, 최고 품질의 염수를 품고 있습니다. 영문으로 표기된 지도로 볼리비아와 칠레 중심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포스코 황금소금(Sal de Oro) 옴브레무에르토 염호가 위치한 부분을 노란색 원과 파란색 화살표로 표기하고 있다. 그림 아래에는 포스코 옴브레무에르토 염호가 위치한 중앙 안데스 산맥 남측 고지대 평원은 푸나(Puna)라고 부른다. 평균 해발고도는 3700미터로, 리튬 염호가 널리 분포한 '리튬 삼각지'다. 옴브레무에르토 염호는 아르헨티나 살타주과 카타마르카주 경계에 있다. ”

지금은 외부 공인기관 평가를 획득한, 명실상부한 아르헨티나 내 최고의 품질과 매장량을 자랑하지만 옴브레무에르토 염호가 처음부터 이 정도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18년 포스코가 광권을 인수할 때만 해도 매장량은 220만 톤이었다. 하지만 인수 당시 포스코가 집중한 것은 확인된 매장량뿐만이 아닌, 매장량 추가 발견에 대한 높은 가능성이었다.

연제균 리더는 “Sal de Oro(황금소금) 프로젝트 인수 전부터 고도의 기술분석을 통해 추가 매장량에 대해 매우 큰 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가 이곳으로 와서 한 첫 탐사지역부터 대규모 신규 매장량을 발견했는데, 분석을 통해 확인한 결과 예상했던 그대로였습니다”라고 말했다.

인수 시점에 220만 톤이던 매장량은 탐사 이후 6배가 늘어나는 쾌거를 거뒀다. 천만 톤이 넘는 매장량뿐만 아니라 염수의 품질도 아르헨티나 최고 수준이었다. 경제적 가치만 수십조 원에 이르는, 리튬 업계 내에서도 성공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현지에서는 포스코가 리튬 탐사의 접근법과 기준을 완전히 재정립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좌측 사진은 호수에서 물이 뿜어져나오는 모습이며, 우측에는 폰드에 물이 저장된 모습이다.

▲지하에 고여있는 리튬 염수는 굴착 후 관정을 통해 뽑아 올려 폰드(pond)에 저장한다.

포스코가 기존에 다루던 원료는 석탄, 철광석 등 광석, 즉 고체이다. 연제균 리더가 포스코아르헨티나 부임 전 담당하던 업무도 구리, 석탄, 철광석 등 광석에 대한 원료 투자였다. 하지만 리튬 염수는 지하에 고여있는 유체로, 광물자원과 석유 개발의 중간지점에 해당하는 광석 원료 개발과는 결이 다른 특징을 지닌다.

연제균 리더의 미니인터뷰이다.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16년부터 리튬 투자업무를 맡은 후 리튬 광상(ore deposit)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를 다시 했습니다. 지하에 고여있는 리튬 염수는 관정을 뚫어 뽑아 올리면 염호 내부에서 이동을 하고, 농도 또한 바뀝니다. 생산과정과 원료에 상호작용이 있는 만큼 이 부분을 얼마나 잘 예측하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생산을 해낼 수 있느냐가 핵심으로, 염호의 구조에 대한 유기적이고 통합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현재 건설 중인 상용화 공장은 2028년 수산화리튬 연산 10만 톤을 목표로 한다. 포스코가 보유한 리튬 염호 매장량 1350만 톤(리튬 생산량 기준 280만 톤)을 단순히 산술적으로만 나눠도 약 30년에 걸쳐 생산할 수 있는 양이며, 누적 영업이익만 수십조 원으로 예상된다. 리튬 염호 프로젝트야말로 끝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무한한 미래 부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공사가 진행중인 부지의 모습이다.

▲정지작업이 한창인 상용화 공장 건설 부지.

 공장 착공식에서 시삽을 하고 있는 포스코 관계자의 모습이다.

▲3월 23일 염수리튬 상용화 공장 착공식에서 최정우 회장과 내빈들이 시삽하고 있다.

염수에서 황금소금을 뽑아내는 법! 빠르고 효율적인 포스코 고유의 리튬생산기술 포스코 리튬 생산 프로세스를 따라서: 폰드라고 적힌 글꼴 박스와 폰드의 전경 모습이다.

▲염수 농축이 진행 중인 폰드(왼쪽)와 농축을 마치고 정리 중인 폰드(오른쪽).

활주로와 염호 사이에는 마치 계단식 논처럼 저수지들이 가지런히 늘어서 있다. 지하에서 퍼올린 염수가 고지대의 강렬한 햇살과 강풍을 만나 증발하고, 공정에 필요한 농도까지 농축되는 폰드(pond)이다.

폰드는 증발•농축 폰드와 목표 농도에 다다른 염수를 담아두는 저장 폰드가 있다.. 폰드 면적을 모두 합하면 축구장 100여 개에 해당하는 크기다. 염수리튬 제조 설비 중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한다.

폰드를 따라 차를 타고 달리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바로 염전이다. 오재훈 상무는 시범공장(demo plant)으로 들어가기 전 단계는 사실상 천일염을 만드는 과정과 다를 바가 없다고 말한다.

오재훈 상무의 미니인터뷰이다.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염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염전은 물이 증발하고 남은 소금을 긁어모으면 최종 제품이 되지만, 우리 리튬 추출 공정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목표 농도로 농축된 염수 자체입니다. 리튬은 저기 보이는 물 밑의 하얀 결정들이 아니고, 염수 안에 녹아있습니다.”

폰드 건설 초창기 자료화면을 보면 갈색 땅과 검은 방수포뿐이던 풍경이 지금은 새하얀 소금 결정으로 뒤덮여 있다. 한편 리튬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하얀 결정들은 사실 걸러내야 하는 불순물들이다. 하얀 결정체들 위, 무릎 높이로 차있는 염수가 거울처럼 하늘을 담아내고, 마침 불어오는 바람이 물결을 만들어내자 마치 남국의 휴양지 바다 같은 광경이 펼쳐진다. 여기에 폰드 옆, 결정들이 하얗게 굳어 만들어진 이른바 ‘소금길’이 더해지면 ‘황금소금’이라는 프로젝트명에 걸맞은 멋진 풍경이 탄생한다. 실제로 소금길은 이곳을 찾는 귀빈들의 필수 코스라고 한다.

 염수의 불순물이 결정화 된 모습을 나타낸 사진이다.

▲염수가 증발함에 따라 불순물은 사진처럼 하얗게 결정화된다.

폰드 옆을 지나며 이야기를 나누는 최정우 회장과 포스코 관계자들의 모습이다.

▲3월 23일 폰드 옆 소금길을 따라 걸으며 폰드와 염수 증발과정에 대해 설명을 듣는 최정우 회장.

그리고 목표 농도에 도달한 염수는 더 이상의 증발과 빗물 유입을 막기 위해 검은색 고무 커버를 덮어서 보관한다. 겨울철 기온이 떨어지면 불순물 제거와 리튬 추출 효율이 떨어지므로 커버는 보온 효과도 갖추고 있다. 커버는 충분히 두껍고 튼튼해 그 위를 걸어 다닐 수 있다. 밟을 때마다 꿀렁거리는 커버를 밟으며 몇 걸음 걸으면 우물처럼 덮개를 씌운 곳이 있는데, 덮개를 치우면 그 밑의 염수를 볼 수 있다. 문득 내 발아래에 있는 염수 속 리튬의 가치가 궁금해졌다.

고무 커버 안에 리튬 염수가 저장되어있는 폰드의 모습이다.

▲저장 폰드의 고무 커버 밑, 농축을 마친 리튬 염수가 저장돼있다.

오재훈 상무의 미니인터뷰이다.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금 저장 폰드에서 추출할 수 있는 리튬은 200톤 정도 됩니다. 보수적으로 잡아 톤당 가격을 5만 달러, 환율을 달러당 1000원이라고 했을 때 약 100억 원 정도로 볼 수 있죠.”

현재 리튬 시세인 톤당 7만 달러, 환율 1200원을 적용하면 그 가치는 약 170억 원에 달한다. 오재훈 상무가 웃으며 덧붙였다. “지금 100억 원을 밟고 서 계신 겁니다. 그런데 여기는 그걸 지키기 위해 경비를 세울 필요도 없지요.”

오재훈 상무의 시선을 따라 주변 풍경을 다시 한번 보자 그 말이 이해가 갔다. 해발 4000미터까지 와서 정제되지 않은 염수 속 리튬을 훔쳐 짊어지고 갈 능력이 있는 도둑이 과연 있을까?

포스코만의 리튬 생산 프로세스:시범공장이라고 적힌 글꼴박스 아래에 with POSCO Lithium Solution이라고 쓰인 공장을 정면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염수리튬 시범공장 전경.

폰드에서 농축을 마친 염수는 포스코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리튬 생산 공정으로 흘러 들어간다.

염수에는 리튬 말고도 마그네슘, 칼슘 등 불순물이 섞여있다. 리튬 생산 공정은 이 불순물들을 화학반응을 통해 걸러내고, 불순물 덩어리를 리튬 염수와 분리하는(고액분리 : 고체와 액체를 분리) 과정이다. 철강 공정이 소재에 열을 가하고 롤러로 누르고, 잡아당기고, 자르고, 돌돌 마는 등 동적인 요소가 많다면, 이곳 리튬 공정은 시간을 오래 들여 약이나 차를 달여내는 듯한, 정적인 요소가 많이 느껴졌다.

오재훈 상무와 박대엽 과장은 현재 포스코 리튬 솔루션이 갖추고 있는 완성도에 다다를 때까지 숱한 시행착오와 오랜 시간에 걸친 연구개발 과정이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포스코 리튬추출기술만의 장점은?을 주제로 나눈 미니인터뷰이다. 박대엽 과장의 인터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리 기술의 특장점은 다양한 성분과 농도의 염수에 폭넓게 대응해 리튬 생산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포스코형 염수리튬추출기술은 자연증발법 대비 낮은 농축 농도로도 생산이 가능해 고농축 시 불순물과 함께 침전될 염려가 적고, 저농도 염호에서도 공정 운영이 가능합니다. 자연증발법은 염수를 2년이라는 장시간 동안 초고농도로 농축해 생산하는 반면, 포스코형 기술은 농축 기간이 단 3개월입니다. 농축 기간이 짧은 만큼, 농축에 필요한 폰드 면적도 적습니다. 리튬 회수율도 자연증발법보다 높지요.” 오재훈 상무의 인터뷰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양한 성분의 염수에서도 리튬을 뽑아낼 수 있도록 다년간 포스코기술연구원과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의 분석 전문가들이 밤낮으로 노력해 분석기법을 정립했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실제 염수를 구해 분석에 활용했는데, 그 양이 매우 적었습니다. 적게는 10ℓ, 많아 봐야 1㎥ 정도가 전부였죠. 나중에는 실제 염수의 성분비 대로 인공염수를 만들어 실험에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기술 개발을 거쳐 제작한 파일럿 설비를 남미 현지로 옮겨 다양한 성분의 염수를 적용해 어떤 염수에서도 목표하는 리튬을 추출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시범공장은 2020년 8월 가동을 시작해 24시간 연속 가동 시험을 마쳤고, 현재 하루 12시간 조업하며 상용화 공장 운영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시범공장의 연간 리튬 생산량은 2500톤이다. 3월 23일 착공한 상용화 공장(commercial plant)이 완공되면 생산량은 2만 5000톤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실험실 작은 비커 속 염수에서 시작해 2018년 아르헨티나 해발 4000미터 염호 광권을 획득할 때까지, 3차례의 파일럿 설비를 거쳐 시범공장 조업을 마치고 상용화 공장 기반을 마련할 때까지, 포스코그룹은 역량을 모아 한 걸음씩 황금소금을 향한 황금가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포스코는 어떻게 구름 위 고지대에 안전하고 환경 친화적인 리튬 시범공장을 지었나? 해발 40000미터에 염수리튬공장을 짓다 라고 적힌 글꼴박스이다.

폰드와 공장을 둘러보며 고지대에서 한나절을 보내고 나니 현지의 환경이 피부에 와닿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극심한 일교차이다. 아침에 분명히 영하였던 기온은 높이 떠오른 태양을 따라 금세 영상 10도를 넘겼다. 한국에서는 부연 먼지와 매연 사이로 아련하게 보이던 태양이 이곳에서는 확실히 더욱 가깝고 크다. 그리고 아무것도 거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빛을 내뿜는다.

햇볕이 이글거리는 하늘 사진이다.

▲시종일관 강렬한 햇살이 내리쬐는 고지대. 선글라스는 필수다.

오후로 접어들며 햇살이 더욱 강해지자 껴입었던 옷을 한 벌 두 벌 벗지 않고는 못 버티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어느새 강한 바람이 매섭게 치고 들어와 다시 옷을 주워 들게 만든다. 박대엽 과장은 “바람을 안고 제자리에서 점프를 하면 몇 발자국 뒤에 착지한다”라고 말한다. 흔히들 들어왔던 과장 섞인 무용담과는 다른, 진짜다. 시범공장 건설에 이어, 상용화 공장 건설을 총괄하는 이상룡 상무는 이러한 고지대의 극한 환경 속에서 건설을 할 때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점과 그 해결책에 대해 말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크레인으로 공사가 한창중인 모습, 2개의 중장비가 철근을 세우는 모습, 공장의 흰색 외벽을 설치하는 과정, 공사가 완료된 염수리튬 공장을 멀리서 찍은 모습으로 구성되어 있다.

▲염수리튬 시범공장 건설과정. 왼쪽 아래는 완성 후 가동 중인 시범공장의 모습.

고지대의 녹록지 않은 공사 환경을 주제로 나눈 이상룡 상무의 미니인터뷰이다. “남반구인 이곳은 6월부터 10월 초순은 혹한기에 해당합니다. 기온은 영하 15℃에서 영상 20℃를 오가며, 최대 시속 70㎞에 이르는 강풍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불어 댑니다. 콘크리트 타설이나 고소 작업을 하기에 어려움이 많아서 날씨 변화를 지속적으로 주시하며 공사 일정을 자주 바꿔야 합니다. 그리고 공장 벽과 지붕을 우선적으로 마치는 등 사전 공사 계획도 이곳 날씨에 맞춰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하절기인 12월과 1월에는 연간 강수량의 대부분이 집중되며, 비나 눈으로 인해 도로가 유실되면 장비 이동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에 대응하고자 지역 차량 회사와 계약해 긴급 지원 체제를 만들고, 추후 배수로를 강화하는 공사를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염호 지역 특성상 땅에 미세하게나마 염분이 있어 기초공사 설계에도 세심하게 반영을 해야 합니다. 주요 설비와 자재는 주로 한국에서 배에 실어 아르헨티나로 옮깁니다.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것이 통관입니다.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하려면 설비, 공사 자재의 정확한 목록을 작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도착 항구와 육상운송 회사를 잘 선택하는 것이 관건이죠. 항구의 노조파업과 육상운송회사의 경험 부족 등 변수로 인해 설비, 자재가 선박이나 창고에 장기간 머무르게 되면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거든요. 따라서 상용화 공장 건설 시 시범공장 건설 경험을 살려 포스코아르헨티나가 통관사 선정을 직접 하고, 고지대 육상 운송 경험이 많은 회사와 협업할 예정입니다. 고지대까지 올라가는 도로는 폭이 좁고 구불구불해 안전하게 운송을 하려면 설비와 자재의 길이, 폭, 무게를 가능한 줄여야 하는데요. 조금 비용이 들더라도 한국 등 출발지에서 가조립해 품질을 확인한 뒤, 분해해서 안전하게 실어 오는 방법을 택할 예정입니다.”

시범공장 준공과 상용화 공장 착공 사이, 고지대에 새롭게 들어선 주요 설비를 꼽자면 역시 비행장 활주로를 빼놓을 수 없다. 살타시 저지대에서 산맥을 따라 굽이치는 좁은 비포장도로를 8시간 달려야 닿을 수 있는 고지대 근무 환경에 직면하면, 이동시간을 30분으로 줄여주는 하늘길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최정우 회장은 2019년 10월 시범공장 착공 현장 격려 당시 “고지대 근무자의 통행 안전과 비상시 응급 후송에 대비한 체계를 갖추라”라고 지시했다.

포스코 로고가 적힌 철제 펜스의 모습이다.

▲활주로에서 공장 부지로 들어가는 길의 출입구. 철제 펜스는 야생동물이 활주로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준다.

해발 4000미터에 포스코 전용 활주로를 만들기까지... 라는 주제로 나눈 이상룡 상무의 미니인터뷰이다.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 활주로와 관련해 처음에는 고지대에서 리튬사업 중인 타사와 협력하는 방법을 우선 검토했습니다. 먼저 저희 사업 부지에서 약 30㎞ 떨어진 곳에서 활주로를 건설 중이던 에라마인(Eramine)社와 협업을 고려했으나 운영과 비용 분담 관련 협의가 원활하지 않아 결렬됐습니다. 이후 우리 공장 부지 근처에 운영이 중단된 활주로를 보랙스(Borax)社와 함께 고쳐 쓰고자 협의를 했으나 침수 방지용 성토 작업 등 보수 비용이 신규 건설 비용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당시 비행장 건설과 병행해 항공서비스 운영사 선정도 이뤄졌는데, 이때 포스코아르헨티나에 먼저 손을 내민 현지 항공사가 있었다.

좌측사진은 고지대 활주로의 모습이고, 우측사진은 착륙 중인 경비행기의 모습이다.

▲포스코아르헨티나 고지대 활주로(왼쪽)와 막 착륙한 출퇴근용 8인승 비행기(오른쪽).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포스코 리튬 솔루션 라고 적힌 글꼴 상자이다.

활주로 건설과 항공기 운영 사례 외에도 포스코아르헨티나 리튬 사업은 지역사회와 호흡을 함께 하고 있다. 광업이라는 사업 성격상 환경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가피한 것이 사실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업자가 돌이킬 수 없는 환경 피해를 유발해 지역 주민이나 정부와 심각한 갈등을 빚고, 사업 자체가 중단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포스코그룹은 공정 자체가 환경친화적일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정부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포스코아르헨티나 안세민 부장과 정성국 상무에게 자세한 내용을 들어봤다.

안세민 부장의 미니인터뷰 내용은 다음과 같다. “포스코 리튬 추출 기술은 낮은 농도의 염수를 사용합니다. 증발, 농축 기간이 자연증발법 대비 짧으므로 작은 규모의 폰드를 건설해도 충분하며, 리튬 회수율이 높아 적은 양의 염수와 용수를 사용함으로써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공정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은 전량 회수해 재활용하므로 화학물질 사용과 배출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아래 이미지는 컨테이너 벨트의 모습과 그 아래 트럭이 놓여져 있는 모습이다. 이미지 하단에는 리튬 추출 과정에서 나온 불순물을 회수해 배출하는 컨베이어 벨트 라고 적혀있다.

기술 개발 단계부터 다양한 성분비의 염수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저농도 염수 활용, 리튬 회수율 극대화에 집중했던 것이 결과적으로 친환경 리튬 추출 기술 개발 성공으로 이어졌다.

리튬 추출이 끝난 염수도 모두 쓰임새가 있다. 설비 부지를 다니다 보면 땅에 물을 뿌리며 다니는 차량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쓰고 남은 염수를 비포장도로에 뿌리고 마르는 과정이 반복되면 자연스럽게 소금길이 생겨 천연 도로 포장재로써 훌륭히 제 역할을 한다고 한다.

염수를 도로에 뿌려 포장하는 염수 살수차가 지나가는 모습이다.

▲용도가 끝난 염수를 도로에 뿌려 포장하는 염수 살수차.

또한 염수를 다루는 공정의 특성상 주기적으로 배관이나 여과포를 담수로 세척해야 하는데, 담수가 귀한 고지대의 특성을 고려해 세척 담수를 재활용해 사용량을 최소화하기도 했다.

포스코아르헨티나 리튬공장이 환경친화적이라는 또 다른 확실한 증거는 이 지역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야생동물이다.

펜스 너머로 비쿠냐 무리가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을 멀리서 찍은 사진이며 노란색 점선이 가리키고 있는 부분을 확대해서 비쿠냐 두마리를 보여주고 있는 사진이다.

▲비행장 펜스 너머로 비쿠냐 무리가 풀을 뜯고 있다.

고지대에 도착한 이후로 줄곧 낯선 동물이 무리 지어 다니며 풀을 뜯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목이 길고 네발로 걸으며 갈색 털로 뒤덮인 것이 언뜻 보면 고라니 같기도 하고, 사슴 같기도 한 모습이다. 알고 보니 이 생물은 ‘비쿠냐(vicuna)’라고 불리는, 안데스산맥 고지대에 서식하는 라마의 일종이라고 한다.

활주로에서 공장으로 넘어갈 때 철조망으로 된 문을 통과하고, 양옆으로 철제 펜스가 늘어서 있었는데 처음에는 동물들이 공장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기 위한 용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펜스는 동물들이 안전상 활주로에 진입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사실상 비쿠냐를 비롯한 동물들은 공장, 숙소 주변에서 사람들과 공존하고 있었다.

좌측 사진은 여우이며, 우측은 흙길을 기어가는 거미이다.

▲숙소 인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여우(왼쪽). 두 마리가 함께 다니며 사람과는 일정 거리를 유지한다. 활주로에 내리자마자 만난 거미(오른쪽)는 바삐 제 갈길을 갔다.

비쿠냐 외에도 이름 모를 작은 새와 여우 한 쌍, 관목 군락과 거미 등 안데스산맥 토착 생물들이 전 사업장에 걸쳐 각자의 생활방식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안세민 부장은 “주변 동식물의 변화를 계속 주시하고 생물 다양성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차량 이동 시에도 경적이나 불빛 사용을 억제해 서식 동물이 놀라거나 치여 다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포스코아르헨티나는 프로젝트 영향 지역의 대기, 수질, 소음, 토양 등 환경 변화를 주민들과 함께 모니터링해 지역사회와의 공감대 형성에 힘쓰고, ESG활동을 지속하며 소통하고 있다.

정성국 상무의 미니인터뷰 내용은 다음과 같다. “포스코아르헨티나가 지역사회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왔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 리튬 등 광물 채취를 업으로 하는 회사들과 지방정부의 광업 담당 부서, 지역 내 시•주당국, 기관, 지역사회 구성원이 폭넓게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체가 있습니다. 우리는 포스코아르헨티나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지속적인 설명과 정보공개로 이해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좌측사진은 포시토라고 적인 안내팻말이며, 우측사진은 박수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포시토 마을 이정표와 어린이들. 포스코아르헨티나는 포시토 마을에 교실 환경 개선, 학용품 기부 등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사업장 인근에는 파스토 그란데(Pastos Grande)와 포시토(Pocitos)라는 2개의 마을이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환경 모니터링 외에도, 황금소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우리와 함께 하고 있으며, 포스코아르헨티나는 의료 서비스, 지역 학교 학용품, 장마철 긴급 건설자재 등을 지원하며 상생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포스코아르헨티나는 주변 환경은 물론, 건설•조업 과정에서 무재해 달성을 목표로 빈틈없는 안전 관리를 하고 있다. 건설에 참여하는 모든 회사가 매달 통합안전회의를 통해 안전 이슈를 사전에 종합해 공유하고 있고, 안전관리자의 점검과 CCTV 설치로 불안전한 작업이 발생하지 않도록 항상 확인하고 있다.


※이 콘텐츠는 포스코그룹 통합 소통채널 ‘포스코투데이’를 토대로 제작했습니다.

관련 글 보기

URL 복사

복사 버튼을 클릭하면 클립보드에 복사됩니다.

공유하기

복사 버튼을 클릭하면 클립보드에 복사됩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