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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 엘도라도, 아르헨티나 리튬공장에 가다 ② 해발 4000미터에서 꿈을 캐는 사람들

백색 엘도라도, 아르헨티나 리튬공장에 가다 ②

백색 엘도라도, 아르헨티나 리튬공장에 가다 ② 해발 4000미터에서 꿈을 캐는 사람들

2022/04/15

오른쪽 상단에 백색 엘도라도 아르헨티나 리튬공장에 가다2 라는 제목이 쓰여져 있고 오른쪽하단은 숙소 내부와 고압산소실 외부 모습과 하늘과 땅의 경계가 모호해보이는 물이 차있는 폰드의 모습 각각 슬라이드형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체 이미지는 2개의 동이 기역자 형태로 된 컨테이너 숙소 외부 전경이며 왼쪽 하단에는 - 해발 4000미터에서 꿈을 캐는 사람들 라고 적힌 타이틀이 있다.

오직 준비된 사람만이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이곳, 아르헨티나 고지대 소금사막 옴브레무에르토(Hombre Muerto)에는 오늘도 하얀 황금, 리튬을 캐는 사람들의 땀이 시나브로 스며들고 있다. 포스코그룹의 친환경 미래소재 사업 최전선, 4000미터 포스코아르헨티나 염호에서 보고 느낀 도전과 희망의 기록을 담았다.

해발400미터에서의 일상, 고산병을 극복하다 라고 적힌 글꼴박스이다.

비행기에서 내린 지 하루가 채 지나기 전에, 듣던 대로 고산병 증세가 찾아왔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고 열과 오한이 있는 것이 몸살 증세와 비슷했다. 게다가 종일 이동이 많을 것 같아 점심을 든든하게 챙겨 먹었는데 이것이 패착이었다. 고산지대에 처음 오게 되면 소화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가볍게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나는 반대로 밥을 배불리 먹었고, 이젠 속이 메슥거리기까지 했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주민이 아닌 이상 누구나 한 번쯤은 거쳐가야 하는 통과의례라고 하지만 막상 몸으로 겪으니 살짝 겁도 났다. 증세가 심해지자 취재를 일단 멈추고 의무실로 갔다.

의무실에 있는 거치형 산소마스크의 사진이다.

▲의무실에 있는 산소마스크. 10분 정도 쓰고 안정을 취하자 고산병 증세가 상당히 줄어들었다. 고지대에는 이런 거치형 외에 휴대용 산소발생기도 있어 다양한 상황에 대응이 가능하다.

의무실은 고지대 숙소 내부에 있고, 24시간 의료진이 상주한다. 의료진에게 떠듬떠듬 증상을 설명하자 익숙한 손놀림으로 먼저 산소마스크부터 씌웠다. 침대에 앉아 마스크를 쓰고 심호흡을 몇 번 하자 조금씩 머리가 맑아졌다. 의료진이 주는 약을 먹고, 주사도 맞았더니 증세가 빠르게 나아지기 시작했다.

고지대 의무실에서 근무중인 의료진들이 포즈를 취하며 기념사진을 찍고있는 모습이다.

▲고지대 의무실에 근무 중인 의료진. 마리아나(왼쪽)와 디에고(오른쪽). 의료서비스 전문회사인 살루드 인테그라다(Salud Integrada) 소속이다.

의료진은 의무실을 나서기 전 몇 가지 주의사항을 당부했다. 절대 뛰지 말고 천천히 걸을 것, 물을 하루에 3리터 넘게 마실 것, 식사는 가볍게 할 것. 주의사항을 최대한 준수했고, 저녁을 먹을 때 즈음 고산병 증상이 많이 나아졌다. 고지대에서는 저녁에 잠을 잘 못 자는 경우가 많다고 해서 고산병 선배들의 조언에 따라 히터를 따뜻하게 틀고 베개를 평소보다 높여서 잤더니 이튿날 아침에는 고산병이 완전히 사라졌다.

최고의 적은 고산병… 뛰지 말고 3ℓ 이상 물 마시고 식사는 가볍게
전문 의료진 24시간 상주하며 고지대 직원 건강 보살펴

고산병은 실제로 고지대 근무 직원들을 가장 많이 괴롭히는 요인 중 하나다. 개인차가 있어 별 증세 없이 지나가기도 하고, 고지대에서 오래 근무해도 잘 없어지지 않기도 한다. 포스코아르헨티나는 전문 의료 인력과 장비를 갖춰 고지대 근무 인원의 건강과 안전을 챙기고 있다.

나도 많은 도움을 받았던 의무실에는 개인용 산소 챔버도 갖추고 있어, 필요시 그 안에 누워 회복이 가능하다. 숙소 바로 옆에는 10명까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고압산소실도 있다. 잠수부들이 감압병에 걸렸을 때 치료하는 고압산소실과 비슷하다.

위에 사진은 고압산소실의 외부모습이며, 아래 사진은 산소 챔버가 달린 고압산소실의 내부모습이다.

▲숙소 바로 옆 건물에 있는 고압산소실. 두꺼운 압력문 옆에 이용수칙이 자세히 적혀있다.

고지대 근무는 교대로 진행한다. 이동하는 날을 포함해 고지대에서는 총 8일을 근무하고, 근무가 끝나면 저지대로 이동해 6일간 휴식한다. 5주 근무 기준으로 근로시간은 주 40시간을 준수한다. 1편에서 언급한 비행기 운영 덕분에 고지대와 저지대 간 이동 시 직원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직원들의 휴식처, 고지대 숙소라고 쓰인 글꼴박스이다.

기역자 형태로 뻗어있는 고지대 숙소의 전경을 나타내는 사진이다. 우 하단은 여러개의 컨테이너들이 빼곡하게 위치한 모습이다.

▲고지대 숙소 전경. 가운데 식당을 중심으로 2개 동이 기역자 형태로 뻗어있다. 우하단 작은 이미지는 숙소 완공 전 임시 컨테이너 숙소.

출장 기간 내내 머문 고지대 영구숙소 건물은 생각보다 괜찮은 베이스캠프였다. ‘영구숙소’라는 말 자체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건물이 완공되기 전에는 컨테이너로 만든 건물에서, 그 이전엔 캠핑카에서 숙식을 해결했다고 한다.

모두 시범공장 건설 전후의 이야기고, 지금은 기역자 형태의 건물에 71개 호실을 갖춘, 완전히 기능하는 건물이 자리를 잡았다. 이 일대 경쟁사들을 통틀어 이렇게 제대로 된 건물을 숙소로 갖춘 사례는 포스코아르헨티나가 유일하다고 했다.

4000미터에서도 인터넷은 터졌다 … 유튜브, 넷플릭스도 거뜬
냉온수 나오는 샤워기 … 불편함 없는 편의시설 갖추고 있어

숙소 내에는 무선 인터넷망이 갖춰져 있어 기본적인 업무, 정보 확인 등이 가능하다. 고화질이 아니라면 유튜브 시청도 가능하나, 대용량 파일 전송은 조금 인내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이곳이 해발 4000미터의 오지라는 점을 잊지 말자.

온풍기와 두꺼운 모포가 깔린 침대를 갖춘 개인실의 모습이다.

▲숙소 내 개인실의 모습. 두꺼운 모포와 온풍기가 있어 영하로 떨어지는 저녁에도 따뜻하게 지낼 수 있었다. 고지대에서는 전력망이 따로 들어오지 않고, 전부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쓴다. 그야말로 자급자족이다.

욕실의 모습으로, 좌측은 샤워부스, 우측은 세면대를 보여주고 있다.

▲깔끔하게 관리가 잘 된 화장실. 고지대 출장 기간 내내 일과를 마치고 들어오면 은은한 락스 냄새가 반겨주며 수건, 욕실 집기류들이 가지런히 정리가 되어있었다.

대부분 개인실인 방 내부엔 침대, 책상, 화장실, 샤워부스, 옷장, 신발장, 온풍기가 갖춰져 있고, 시설 유지 보수와 관리를 전담하는 협력사가 숙소를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었다. 마치 호텔처럼 문고리에 걸 수 있는 방해금지 표지판도 있다.

샤워부스에서는 뜨거운 물이 잘 나왔고 수압도 충분했다. 고지대에는 기본적으로 담수가 귀하다. 생활용수를 포함한 모든 담수는 모두 차량으로 실어 나른다. 토양 특성상 담수에는 비소 성분이 들어있어 씻는 용도의 물은 모두 정수시설을 거쳐 탱크에 별도로 저장해 쓴다. 같은 이유로 식수는 용기에 담아 별도로 가져다 쓴다. 물차와 탱크의 모습을 보고 난 뒤로는 자연스럽게 물을 아껴 쓸 수밖에 없었다.

귀한 몸 단연 ‘물’… 400㎞ 밖에서 트럭으로 실어와야
염수는 넘쳐나는데 마시고 씻는데 쓸 물 단 한 방울도 구할 수 없어

좌측 사진은 물을 싣고 오는 차량과 물탱크의 모습이며, 우측 사진은 정수 설비 시설의 모습을 나타낸 사진이다.

▲고지대까지 물을 싣고 오는 차량과 물탱크(왼쪽), 그리고 역삼투압 방식의 정수 설비(오른쪽).

기역자처럼 양 갈래로 뻗어나간 숙소동은 가운데 식당에서 만난다. 자연스럽게 만남의 광장 역할도 하고, 휴식과 간단한 업무 공간 역할도 한다. 양 벽면에 걸린 두 대의 TV에서는 각각 한국 뉴스 채널과 아르헨티나 채널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매 끼니마다 한식, 아르헨티나 현지식 두 종류 나와

고지대 생활에서 또 중요한 것이 음식이다. 고산병을 극복하는 기간 동안은 소식 기조를 유지했지만, 막상 조금 적응하고 나니 ‘산에서는 입맛이 산다’는 명제가 변함없이 적용된다. 게다가 이곳은 매 끼니 한식과 아르헨티나 현지식이 함께 나온다. 선택의 여지가 있지만 자연스럽게 손은 한식으로 간다.

위 사진은 뷔페식으로 접시에 가득 담긴 음식의 모습이며, 아래 사진은 그릇에 담긴 닭볶음탕의 모습이다.

▲ 접시에 밥과 반찬을 담아오면 식당 직원분들이 큰 국그릇에 건더기가 가득한 국을 담아 자리로 가져다준다. 미역국과 닭볶음탕, 소꼬리찜 등 메뉴가 다양했고, 매 끼니 과일과 음료가 나온다.

숙소 주방은 아르헨티나 한국 교민 요리사와 인근 마을 주민의 끈끈한 팀워크로 돌아간다. 숙소 식사는 뷔페식이며 한국 식당과 비교해도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없을 정도였다.

식당에서 일하는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고지대 임직원들의 식사를 책임지고 있는 협력사 루미(Lumi) 소속 직원들. 왼쪽부터 엘레나 한, 아이데, 로미나, 솔 림. 엘레나 한, 솔 림, 그리고 사진 밖 이진구 부장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가족들이 있는 교민으로, 식사 외에도 직원들이 건강과 간식을 챙겨주며 사기 진작에서 큰 역할을 맡고 있다.

식재료는 400여 ㎞ 떨어진 살타시(살타州 주도)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구하되 도저히 구할 수 없는 것들은 약 1700㎞ 거리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공수해온다. 특히 귀한 것이 배추로,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한 번에 많은 양을 구해오면 해발 4000m에서 김장을 한다. 덕분에 지구 반대편에서도 김치는 물론 매일 바뀌는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

한식 먹거리는 1700㎞ 떨어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가져와야…
끓는점 86℃라서 면요리는 할 수 없고, 1차 가공한 라면은 끓여 먹을 수 있어

다만 메뉴에 면이 나오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고지대라 기압이 낮아 물이 약 86℃에서 끓어 면이 잘 익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라면 등 한번 가공을 거친 면은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잘 불지 않는다는 이점도 있다. 그리고 매주 일요일은 특별 바비큐 데이가 열리는데, 숙소 출입구 바로 옆에 있는 전용 그릴에서 아르헨티나의 유명한 소고기를 배불리 구워 먹을 수 있다.

바베큐를 즐기고 있는 직원들의 모습이다. 아래이미지는  불판위에 구어져 있는 각종 고기와 소시지의 모습이다.

▲출장 기간이 겹치지 않아 직접 경험해 보지는 못했던 일요일 바비큐 데이. 3월 27일에도 푸짐하게 아르헨티나식 바비큐, 아사도(asador) 파티가 열렸다.

숙소 식당에는 가볍게 당구를 즐길 수 있는 당구대가 있다. 쓰고 남은 자재와 너트를 활용해 직접 만든 점수 계산대가 이색적이었다. 또 숙소 안쪽으로는 조명과 미러볼을 갖춘 노래방이 있다. 노래방 기계는 태진미디어이고, 주간 최신곡이 바로 업데이트가 되지는 않았지만 많은 명곡이 등록돼 있어 분위기를 내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향수병 달랠 노래방, 당구대, 체력단련실, 휴게실 등 갖춰

그 옆으로 체력단련실이 있고, 안마의자와 함께 비디오게임을 즐길 수 있는 휴게실도 있다. 숙소 바로 앞에는 족구장이 있다. 족구를 좋아하는 한국 직원들의 전파에 힘입어 국가 간 친선 족구경기가 열리기도 한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부대시설인 당구장, 노래방, 족구장, 체력단련실을 보여주는 각각의 사진이다.

▲고지대 숙소 내 복지시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당구대, 노래방, 족구장, 체력단련실.

고지대 평원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절경 라고 쓰인 글꼴박스이다.

숙소 곳곳에 이처럼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회사가 마련한 복지시설이 많다. 하지만 이곳 고지대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은 숙소에서 몇 발자국만 걸어 나가면 만날 수 있다. 어디에 시선을 둬도 아르헨티나 고지대 평원이 만들어내는, 마치 지구 밖에서나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고지대의 하늘은 한국의 그것보다 훨씬 가깝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파란 바다 같은 하늘이 머리 바로 위에 펼쳐져 있다. 구름을 뚫고 올라와야 하는 이곳에서는 어디를 걸어도 구름 위를 걷는 셈이다. 비행기에서 내릴 때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던 파란 하늘과 갈색 산맥의 강렬한 색 대비는 심미적인 즐거움을 준다.

우주 SF영화의 한 장면같이 끝없이 펼쳐진 황량한 사막
압도적인 대자연의 풍광에서 태초의 지구 모습 떠올라

산맥 능선이 만들어내는 곡선과 직선의 향연은 어느 하나 반복되는 구간이 없이, 제각기 다른 매력을 품고 있다. 지각판의 충돌로 솟아오른 안데스산맥은 그 탄생에 깃들어있는 어마어마한 힘과는 달리, 왠지 모를 포근함을 선사한다. 염호 주변을 감싸고 있는 산들은 공식적인 이름은 없지만, 고지대 근무 직원들은 나름의 애칭으로 부른다. 상용화 공장 착공식의 배경이 된 산은 염수리튬공장 부지 일대에서 가장 크고, 눈에 띄는 산이지만 별칭은 ‘쥐산’이다. 예전에 쥐가 많이 살아서 그렇다고 한다. 염호를 둘러싸고 있는 산들은 이정표와 경계선 역할을 톡톡히 한다. 서울 면적의 3분의 1에 달하는 염호를 처음 볼 때, 서로 다른 모습을 가진 산들을 염호의 범위를 가늠하는 기준점으로 삼으면 좋다.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땅인지 …
염수에 비친 하늘과 실제 하늘이 빚어내는 환상적 풍경

평원에 드리우는 태양의 모습이다.

▲유난히 크고 강렬한 고지대의 태양. 내가 지금 해발 4000미터에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점 중 하나다.

위 사진은 무지개가 걸려있는 공장의 모습이며, 아래 사진은 하늘이 비치는 폰드의 모습이다.

▲비 온 직후, 무지개가 드리운 시범공장과 하늘이 그대로 비치는 폰드. 비가 많지도, 적지도 않게 내려 폰드에 물이 알맞게 차면 하늘을 그대로 담아내는 훌륭한 거울이 된다. 하늘과 땅의 경계가 모호한 환상적인 장면을 감상할 수 있다. 세계적인 관광지인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호수가 비슷한 풍경으로 유명한데, 이곳 옴브레무에르토에서는 일상 중 하나이다.

고지대가 간직하고 있는 절경의 하이라이트는 저녁에 만날 수 있다. 해가 떨어지고 밤의 장막이 드리우면, 이곳 옴브레무에르토 염호에서만 볼 수 있는 밤하늘이 모습을 드러낸다.

고지대에는 숙소와 공장 건물 주변을 제외하면 인공적인 빛이 거의 없다. 차를 타고 부지 외곽으로 나가 시동을 끄면 그야말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이 찾아온다. 그리고 검은 밤, 검은 하늘 사이로 찬란한 은하수가 모습을 드러낸다. 하늘 복판을 가로지르는 별들의 강을 따라 셀 수도 없이 많은 별들이 광채를 내뿜는다. 특히 남반구 하늘의 스타는 남십자성이다. 북반구 하늘에 정북향을 찾는 이정표인 북두칠성이 있다면, 남반구에서는 남십자성이 남쪽 하늘에서 존재감을 자랑한다. 남십자성을 이루는 네 개의 별을 십자 형태로 이으면, 그 십자선이 만나는 곳이 정남향으로, 뱃사람들이 항해를 할 때 방향을 잡는 중요한 기준이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무수히 쏟아지는 별빛은 잊을 수 없는 광경

북쪽 하늘로 돌아서자 겨울철 서울 하늘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오리온자리도 볼 수 있었다. 남반구 하늘에서만 볼 수 있는 별자리들이 하늘을 꽉 채우고 있어 여유가 된다면 별자리 책이나 앱을 들고 하나하나 찾아가며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반구의 밤하늘을 처음 만난 날 운 좋게도 꼬리를 끌며 빠르게 질러가는 별똥별도 볼 수 있었다. 소원을 그 자리에서 빌기에는 너무 빠르니, 미리 마음에 담아 가도록 하자.

은하수가 걸려있는 밤하늘의 모습이다.

▲고지대 은하수의 장관은 사진과 영상으로는 온전히 전달이 어렵다. 오로지 직접 가서 눈으로 보는 것만이 이곳 밤하늘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기회가 된다면, 날씨가 허락한다면 자리를 펴고 누워 아쉬움이 남지 않을 정도로 눈과 마음에 담아두는 것을 추천한다.

포스코아르헨티나에서 만난 사람들 포스코아르헨티나 저지대 사무실이라고 적혀있는 글꼴박스

포스코아르헨티나는 고지대뿐만 아니라 저지대 살타시에도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시내 아담한 2층 건물을 사무실로 쓰던 포스코아르헨티나는 2021년 사무실을 공항에 가까운 시 외곽 넓은 건물로 자리를 옮겼다. 근무 중간중간 산책을 할 수 있는 정원과 넓은 주차장을 갖추고 있는데 살타시는 연중 기후가 온화해 사람들은 언제든지 편하게 야외 식사를 즐긴다. 포스코아르헨티나는 저지대 사무실에 직원들이 주변 환경을 함께 누리며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또한 포스코아르헨티나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사무실 별채에 카페 이슬라(Cafe Isla)를 꾸렸다. 커피를 한 잔 할 때마다 성금을 모아 지역사회 ESG활동에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무실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현지직원들의 모습이다.

▲저지대 사무실에서 출근을 마친 직원들에게 아침인사를 건넸다. 아르헨티나 직원들은 먼저 친근하게 인사를 건네온다. 올라(Hola!) 꼬모 에스따?( ¿Como estas?)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자연이 어우러진 외부 주차장, 벤치와 정자가 있는 공원, 밝고 쾌적한 포스코아르헨티나 사무실 내부, TRABAJANDO EN COMPANIA 관련 사진을 쭉 붙여놓은 흰벽의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살타市 외곽 넓은 부지에 자리한 포스코아르헨티나 사무실. 밝고 쾌적하며 자연환경과 잘 어우러져 있다.

사무실 내 마련한 카페 이슬라의 내부 모습이다.

▲사무실 내 별도 공간에 마련한 카페 이슬라(cafe isla). 직원들 간 소통 공간도 제공하고 지역사회 공헌에 쓸 재원도 마련하는 일석이조 역할을 톡톡히 한다.

윤성진 리더의 미니인터뷰 내용은 다음과 같다. “포스코아르헨티나 임직원은 모두 110명입니다. 주재원 11명과 파견 직원 14명, 현채직원 71명과 협력사 직원 14명이 힘을 합쳐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고지대와 저지대 근무인력 비율은 6 대 4입니다. 아르헨티나는 열정적이고, 여유가 넘치는 나라입니다. 한국 문화와 비슷한 점도 많고, 다른 점도 많죠. 처음엔 한국에서 일하는 방식과 달라 힘든 점도 있었는데요. 이곳 문화를 존중하고, 어우러지며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법인 설립 초창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함께 해온 직원들도 이제는 일에 많이 숙달되고 성장했으며, 그만큼 서로를 신뢰하며 일하는 분위기가 성숙되어 있습니다.”

포스코아르헨티나에서 일하는 현지 직원들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고, 양국의 다른 문화에 어떻게 녹아들고 있을까? 2021년 우수사원으로 선정된 루시아노(Luciano)와 벨렌(Belen)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루시아노의 미니인터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안녕하세요. 포스코아르헨티나 구매물류팀에서 근무하는 루시아노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상용화 공장 건설에 필요한 자재와 서비스 계약을 제때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포스코아르헨티나의 일원이라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에요. 멀리 떨어진 고지대에서 리튬을 생산하는 데 수반되는 도전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모인 사람들과 소통하며 매일을 뜻깊게 보내고 있습니다. 저는 포스코아르헨티나가 글로벌 리튬사업을 이끄는 회사로 자리매김하고 포스코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의 중요한 한 축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이를 공통의 목표로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며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언어와 문화적 차이를 극복해나가고 있습니다.” 마지막 하단은 벨렌의 미니 인터뷰이다. “안녕하세요! 포스코아르헨티나 인사팀에서 채용과 총무, 행정, 근무환경과 관련한 일을 하고 있는 벨렌입니다. 저는 2018년부터 포스코아르헨티나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입사 당시에는 이곳의 직원이 9명뿐이어서 저에게 입사 결정은 큰 도전이었는데요. 하지만 지금은 같은 이유로 훨씬 더 큰 성취감을 느끼고 있답니다. 오히려 회사의 시작부터 성장 과정을 함께 해올 수 있어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문화적인 차이는 장벽이 아니라 다양성을 갖추고 더 큰 성취를 이룰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업무 환경 덕분에 분석 능력과 소통 능력, 상호 이해에 대한 경험을 쌓고 능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아르헨티나 현채인 중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바로 아르헨티나 교민들이다. 앞서 소개한 협력사 소속의 요리사 외에도 통역 요원들이 활약 중이다. 초•중등교육을 마치고 부모님을 따라 이주해온 통역 요원들은 한국어와 스페인어에 모두 능통하다. 아르헨티나에는 2만 명이 넘는 교민이 살고 있는데, 이는 남미 최대 수준이다. 포스코아르헨티나에서도 이들은 양국 간 가교 역할을 하며 매끄러운 운영을 돕고 있다.

왼쪽은 안전모와 작업복을 입고 마스크를 낀 두 사람이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이며, 가운데는 여러개의 화면을 한번에 볼 수 있는 모니터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이며, 오른쪽은 세명의 사람이 서로 인사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다.

▲ 첫 번째 사진 왼쪽부터 신은섭, 김시은, 박우현, 이상준 통역요원.

끝으로 포스코아르헨티나 설립부터 상용화 공장 착공까지, 현지에서 임직원들을 이끌고 있는 김광복 법인장에게 지금까지의 발걸음과 포스코아르헨티나가 나아갈 길에 대해 물었다.

포스코그룹의 미래 친환경 소재 사업 경쟁력 확보를 뒷받침해 나가겠습니다 라는 주제로 나눈 김광복 법인장의 미니인터뷰이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처음엔 막막함 뿐이었습니다. 해발 4000미터, 아무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환경 속에서 협곡을 지나 현장을 오가는 직원들을 보며 항상 마음을 졸였고, 두려움의 연속이었습니다. 한국인의 손길이 전혀 묻어있지 않은 이곳 살타에서 지역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일도 쉽지 않았습니다. “포스코가 이곳에 와서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라는, 지역사회의 냉대를 이겨내야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사업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오로지 사명감과 목적의식이었습니다. 우리가 아니면 못한다는 사명감,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 누구도 해보지 않았던 일이기에 우리가 가장 먼저 해내고 싶다는 욕심도 어려움을 극복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저는 아르헨티나와 같은 언어권인 멕시코에서 주재원 생활을 했는데, 그때의 경험이 정부와 현지 직원과의 관계를 형성하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사업을 준비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신뢰였습니다. 한번 잃은 신뢰는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직원의 신뢰를 얻고, 정부와의 약속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며 조금씩 이해의 폭을 넓혀갔습니다. 법인 운영은 주재원과 현지 직원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이곳의 문화를 존중하고 직원들간 스스럼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노력해왔습니다. 포스코가 확보한 아르헨티나 염호의 가치는 실로 어마어마합니다. 우리 법인의 가장 큰 방향이자 비전은 이 염호 개발을 차질없이 수행하고 핵심 신사업인 이차전지소재사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그리고 염호 그 자체의 가치뿐만 아니라, 아르헨티나에서 확보한 염호 개발 노하우도 큰 가치가 있습니다. 향후 단계별 사업 확장, 타 지역의 염호 개발 등 사업 영역을 늘려나가는 데 든든한 인적, 물적 자원으로 뒷받침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법인은 이제 상용화공장 건설에 들어갔으며, 앞으로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긴 여정 동안 어려움도 있겠지만 직원과 지역사회의 신뢰와 헌신을 기반으로 초심으로 돌아가 사업 추진의 초석을 다지고자 합니다. 포스코아르헨티나가 앞으로도 그룹 미래 친환경 소재 사업 경쟁력을 키워나가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그룹 임직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지구 반대편 해발 4000미터 고지대 염호에서 미래를 일궈가고 있는 포스코아르헨티나 사람들의 매력은 짧은 지면에 모두 담기엔 너무 크다. 직원들의 근무조건에 회사가 많은 신경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임직원들은 이질적인 기후, 부족한 현지 인프라와 낯선 문화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임직원들의 ‘사명감’이 없었다면 이 모든 것이 가능했을까. 포스코그룹의 미래 신성장 사업의 최전선에서 매일매일 전인미답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포스코아르헨티나 임직원들의 건강을 기원하며, 그들의 도전에 응원을 보낸다.

한쪽 팔을 번쩍 들고 포즈를 취한 포스코아르헨티나 직원들의 단체사진이다.


※이 콘텐츠는 포스코그룹 통합 소통채널 ‘포스코투데이’를 토대로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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