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Hello, 포스코’를 통해 소개해드린 ‘매화(梅花) 피어, 천하가 봄이로다’ 展이 많은 관람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번 전시를 준비한 포스코미술관의 정연진 큐레이터로부터 ‘매화(梅花) 피어, 천하가 봄이로다’ 展의 준비부터 전시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습니다. 여러분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을 콕! 찍어 전시에 대한 다양한 질문도 했답니다. 지금부터 시작해볼게요. 🙂
이번 전시를 준비하기까지
이번 전시를 준비하기 위해 포스코미술관의 큐레이터, 직원분들의 보이지 않는 땀과 노력이 있었답니다. 작품의 선정에서부터 배치 그리고 디스플레이까지 포스코미술관의 손이 닿지 않은 부분이 없었는데요. 특히 전시된 작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책자인 도록을 준비하기 위해 늦은 시간까지 야근까지 하며 오타 0%에 도전했다고 하는데요. 지금부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포스코 미술관 큐레이터 정연진님 인터뷰
지금부터는 이번 ‘매화(梅花) 피어, 천하가 봄이로다’ 展을 준비한 정연진 큐레이터로부터 전시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답니다. 정연진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게 된 계기와 전시된 작품 등에 대해 쉽고 자세히 설명해 주셨는데요. 미리 인터뷰를 확인하고 포스코미술관을 방문하시면 더욱 쉽고 재미있게 감상하실 수 있겠죠?
1. 미술로 읽는 인문학 시리즈가 이번으로 두 번째인데요. 지난 첫 번째 전시는 어떤 작품들로 이루어졌는지요?
첫 번째 전시는 작년, 2012년 7월부터 9월까지 열렸던 ‘겸재부터 혜원까지, 천재 화인 열전’으로 포스코미술관에서는 처음으로 열렸던 고미술 전시입니다. 겸재 정선을 비롯한 27명 작가의 서화 44여 점이 전시된 전시로 조선 후기의 시, 서, 화에 능했던 화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관념산수, 진경산수 등을 살펴볼 수 있게끔 구성되었답니다. 또한, 일반 대중들에게 옛 그림을 조금 더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되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전시로 기억되네요.
2. 미술로 읽는 인문학 시리즈가 기획된 계기는 무엇인지요?
외국 유명 작가의 전시라고 해서 길게 줄을 서서 보고는 하지만, 정작 우리 그림 혹은 우리 작가에 대해서는 접할 기회도 흔치 않고, 관심 또한 그에 비해 부족하기만 한 현실입니다. 그렇기에 미술로 읽는 인문학은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법고창신’의 정신을 받들어, ‘조상들의 예술 작품 속에서 현시대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인간의 가치를 바로 세우며 삶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확립’하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3. 조선시대 선비들은 사군자를 그림으로 그려 절개와 지조를 상징했다고 하는데요, 이번 전시회를 특히 ‘매화’를 중심으로 구성한 목적이 있으신가요?
벚꽃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지만, 매화에 대해서는 매실은 알아도 그 꽃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것 같아요. 매화는 첫 봄소식을 알려주는 봄의 전령이자 희망으로, 불의에 굴하지 않는 절개와 지조의 상징인 군자의 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은은하고 맑은 향기는 청순한 정절을 상징하기도 한답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예부터 매화를 귀히 여겨 많은 시문을 탄생시켰고, 선비들의 시·서·화에 있어서도 그 제재로 빠지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매화가 추위를 이겨내고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이라는 점에서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새로운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기백과 정신을 배우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매화를 주제로 전시를 구성하게 되었어요.
4. 이번 전시회에서 중점적으로 봐야 할 작품이 있다면 무엇이 있나요? 그 작품에 대한 간략한 설명 부탁 드립니다.
너무 많아서 어떤 작품을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이번 전시에는 서첩도 많이 전시되어 있는데요, 우선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보실 수 있는 작품이 조선시대의 대학자인 퇴계 이황의 ‘매화시첩’입니다. 그는 매화를 아낀 선비로 유명합니다. 별세하던 날 아침에 곁에 있던 사람으로 하여금 분매에 물을 주라고 하였을 정도로 그의 매화 사랑은 유별났었는데요. 생의 마지막 해에 이르러 평생동안 지은 시 중에서 매화를 제재로 한 작품 91수를 손수 선별하여 엮은 것이 이 ‘매화시첩’이라고 합니다. 또한 같은 방에 있는 굵고 곧은 줄기가 기운차게 솟아있는 매화의 모습을 그린 ‘매화 2폭’은 설곡 어몽룡의 작품으로 이 작가의 작품은 누구든 한 번쯤은 보셨을 것 같은데요. 5만원 권 뒤쪽에 인쇄된 월매도가 바로 이 어몽룡의 작품입니다.
5. ‘Hello, 포스코’ 블로그 지기는 이번 전시회 작품을 보고 단원 김홍도 선생의 ‘괴석에 매화’라는 작품이 눈에 띄네요. 일반적으로 김홍도 선생은 풍속화로 유명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 작품이 김홍도 선생의 작품 중 어떠한 위치를 차지하는지요?
단원 김홍도 하면 보통 바로 떠올리시는 작품이 서당에서 혼나고 있는 아이가 그려진 ‘서당’이라든지 아니면 ‘씨름도’와 같은 풍속화가 아닐까 하는데요. 사실 김홍도는 어진화사 즉, 왕의 초상을 그릴 정도로 뛰어난 화가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흔히들 아시는 풍속화뿐만 아니라, 인물, 풍경, 사군자 등을 그리는 데에 있어서도 빼어난 화가였답니다. 이러한 김홍도 역시 매화 사랑이 극진하였고요. 우봉 조희룡의 <호산외사>에 따르면, 살림이 넉넉하지 않아 끼니를 잇기조차 어려웠던 김홍도가 그림을 팔아 번 돈 3,000냥 중에 2,000냥을 매화 분재를 사는 데 쓰고, 800냥으로는 친구들을 불러 그 매화를 감상하며 마실 술을 사는 데 사용했다고 하니 ‘괴석에 매화’ 또한 이러한 그의 매화에 대한 사랑이 나타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어요.
6. 이번 전시회 작품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와 닿는 작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전시된 작품 하나하나가 모두 의미가 있기 때문에 특정 작품을 꼽기에는 조금 어렵네요. 🙂 저는 새와 매화가 함께 그려진 다양한 매조도 작품들이 재미있는 것 같아요. 두 번째 방에는 잠자고 있는 새를 그린 숙조도를 포함하여 조선시대 작자미상의 매조도 네 점이 나란히 걸려있고, 마지막 방에는 화려한 색감을 뽐내는 매조도가 몇 점 걸려있는데요. 예로부터 매화나뭇가지에 앉은 새를 그린 그림은 봄소식과 더불어 기쁨을 알려주는 길상의 소재로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보고만 있어도 따뜻한 햇살 속에서 매화향과 더불어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해서 힐링이 되는 느낌이 들어요.
7. 포스코 미술관 자체에서 소장하고 있는 작품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현재 소장하고 있는 작품 수는 어떻게 되나요? 그리고 주로 어떤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는지요?
포스코미술관은 서울뿐만 아니라 포항, 광양, 송도를 통틀어 현재 약 1,000여 점이 넘는 작품들을 소장 및 관리하고 있으며 평면, 입체 등 다양한 형식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답니다. 포스코미술관의 평소 전시 성격과 같이 주로 현대미술 작품이 대부분입니다. 수장고 속 작품들을 직접 보시기에는 어렵지만 포스코 사옥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작품들의 순환 배치 및 소장품 전시를 통해 직접 소장품을 감상 하실 수 있으실거예요.
8.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 분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고미술을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지 마시고 유유자적하는 선비의 마음으로 편안하게 감상하셨으면 합니다. 또한 미술관 안 그림 속 매화와 더불어 미술관 바깥쪽(2층 로비로 향하는 곳)에 홍매, 백매 세 그루가 식재되어 있으니 그 곳에서 실제 매화를 보고 느낄 수 있는 기회 또한 놓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매화(梅花) 피어, 천하가 봄이로다’ 展의 준비과정부터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까지 소개해 드렸는데요. 어떠셨나요? 전시된 작품을 정연진 큐레이터의 설명과 함께 확인하니 더욱 친근하고 쉽게 다가오지 않으셨나요? 이번 전시는 3월 20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니 포스코센터 2층에 위치한 포스코미술관에 방문하셔서 우리 고전 예술의 미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시길 바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