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개봉해 큰 성공을 거둔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이하 매드맥스> 보신 분 계신가요? 러닝타임 내내 몰아치는 실감 나는 액션에 많은 관객들이 열광했는데요. 그 와중에도 Hello, 포스코 블로그지기의 눈길을 끈 점은 따로 있었습니다.
<매드맥스>는 핵전쟁으로 인류가 멸망한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데요. 영화 속 버려진 땅에서 철은 오늘날과 같이 높은 가치를 지니고, 이 영화에 등장하는 철로 만든 자동차들은 숭배와 힘의 상징으로 여겨진다는 점이었죠!
그런 의미에서 영화 <매드맥스>와 철의 가치에 대해 다시한번 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시죠!
인간의 욕심으로 불모지가 된 땅, 무자비한 독재자 이모탄 조가 지배하는 제국에 대항하는 여전사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론)와 그녀의 동맹 맥스 로카탄스키(톰 하디)의 탈출기를 그린 영화 <매드맥스>! 근래 들어 최고의 액션 영화라는 평가를 받으며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했죠.
오늘날 대부분의 액션 영화들이 컴퓨터 그래픽 및 특수 효과에 많은 부분을 의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매드맥스>는 배우들의 맨몸으로 벌이는 액션 연기와, 직접 제작한 철 소재의 소품들을 적극 활용해 관객들을 사로잡았는데요.
그중에서도 이 영화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실감 나는 자동차 추격신에는 철을 사용해 만든 실물 자동차와 무기들이 대거 사용되어 눈길을 끕니다. 인간성이 상실되고 생명이 전쟁을 위한 부품 취급을 받는 절박한 시대에, 힘과 권력을 상징하는 철소재 자동차들이 엄청난 스피드로 사막을 내달리는 장면은 <매드 맥스>의 흥행 포인트 중 하나였는데요. 그렇다면 이러한 자동차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을까요?
자동차들이 영화 <매드 맥스>에서 워낙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이들을 디자인하는데도 큰 공을 들였다고 합니다. <매드맥스> 제작 팀이 자동차 제작에 착수한 것은 지난 2003년. <매드맥스>가 남아프리카에서 촬영되는 것으로 결정된 직후 였는데요. 할리우드에서 가장 혁신적인 디자이너로 인정 받는 미술 감독 콜린 깁슨이 조지 밀러 감독의 지휘 아래 작업을 시작했죠.
인간 문명이 무너진 후의 시대를 말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의 설정상, 깁슨은 버려진 재료들을 최대한 재활용해 자동차들을 만들었다고 해요. 각 캐릭터 별 특성에 어울리는 독특한 모양의 철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빈티지 소품과 부품들을 구하러 호주와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쓰레기 처리장을 샅샅이 뒤졌다고 합니다.
이렇게 모아진 재료들과 함께, <매드맥스>의 미술팀이 근무하는 곳 바로 옆에 자동차를 만드는 작업장이 만들어졌습니다. 덕분에 디자이너들, 아티스트들, 정비사들과 철 전문가 팀이 쉽게 모여 협업을 할 수 있었고, 더욱 현실감 있는 소품이 탄생했다고 해요.
이러한 작업을 거쳐 총 150대의 자동차들이 만들어졌고, 그중 88대가 영화 촬영에 쓰였다는데요. 그중 절반은 촬영을 하면서 폭파되거나, 뒤집히거나, 반으로 잘리기도 했죠.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워 리그
많은 수의 자동차가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각 자동차를 제작할 때마다 무척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여전사 퓨리오사가 모는 자동차이자, 영화에 등장하는 자동차들 중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워 리그(War Rig)를 만들기 위해, 철 전문가인 맷 가트와 깁슨은 거대한 트럭을 그린 스케치를 총 41장이나 작업했다고 합니다. 쇠 스파이크와 통풍구, 조명판 등이 있는 독특한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철 가공, 압연, 용접, 제선 등의 과정을 거치기도 했죠.
△ 이미지 출처 – 워너브라더스, 두프 웨건에 탄 두프 워리어(뒷쪽)
이모탄 조의 군대를 전투로 이끄는 두프 워리어(Doof Warrior)는 주인공들 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존재였습니다. 불꽃을 뿜는 기타리스트인 두프 워리어는 두프 웨건(Doof Wagon)이라는 자동차에 드러머들과 함께 실려 질주하죠. 헤비메탈 콘서트에서 막 빠져 나온듯한 모양새의 이 자동차는 8륜 트럭의 뼈대에 로켓탄 발사기가 장착되어 있는데요. 여기다 8기통 엔진, 메탈 음악을 꽝꽝 내뱉는 스피커로 만든 벽, 드럼으로 쌓아 올린 탑에 강철로 만든 환기구가 여기저기 붙어있기까지 합니다.
△ 이미지 출처 – 워너브라더스, 버자드 엑스카베이터
그럼에도 <매드맥스>에서 가장 공포심을 자아내는 모습의 자동차는 바로 옛 문명이 남긴 찌꺼기를 찾아 약탈하며 사막을 떠도는 버자드 종족이 모는 ‘버자드 엑스카베이터(Buzzad Excavator)’ 입니다. 겉면에 뾰족한 쇠 스파이크가 촘촘히 박혀 있는 모습 때문에 국내에선 ‘고슴도치 카’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폐차된 차에서 떼어낸 철판에 1,757개에 이르는 쇠 스파이크를 일일이 손으로 박아 넣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죠?
과연 철 없이 <매드 맥스>가 지금과 같은 명작으로 탄생할 수 있었을까요?
나아가 영화 속 모든 것이 사라진 시대에서도 철과 이를 통해 탄생한 자동차들이 여전히 힘의 증거로 사용된다는 점도 주목할만 합니다. 물론 단시간 내에 지구에 대재앙이 찾아오는 일은 없겠지만, 만약 그러한 일이 벌어진다면 그때에도 철은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