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무엇을 먹었는지 말해주세요. 그럼 당신이 어떤 사람이 알려줄게요.” 프랑스의 미식가 브리야 사바랭이 한 말인데요. 살짝 바꿔서 이렇게도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당신이 무엇을 먹었는지 말해주세요. 그럼 당신이 어떤 여행을 했는지 알려줄게요.” 지나간 여행을 음식과 맛으로 추억하는 ‘만나다! 맛나다!’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지난주 서울, 강원도, 경상도 편은 잘 보셨나요? 이번에는 국내 여행 두 번째 편으로 목포, 부산 그리고 제주도로 떠나볼까 합니다! 새로운 음식을 마음껏 받아들일 수 있는 오픈 마인드와 함께 여행할 준비되셨나요? 자, 그럼 출발합니다!
전라도부터 시작합시다!
덕자 하면 목포에서 제일 유명한 곳이 ‘홍길동 선어회’라는 음식점입니다. 외관은 허름하지만 늦게 가면 자리가 없을 만큼 유명한 곳이죠. 이곳 사장님 아들이 어릴 때 별명처럼 자주 불리던 이름이 홍길동이라 음식점 이름도 홍길동 선어회로 지으셨다는데요. 그날 경매 받은 덕자를 팔면 바로 장사 끝(!)입니다.
덕자를 시키면 뱃살 쪽은 회로 떠서 먹고 나머지는 찜으로 먹는데요. 고소한 회 한 점을 같이 나오는 특제 양념소스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이 아주 일품이랍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가운데 내장 부분을 발라낸 길쭉한 도넛 형태가 보일 텐데요. 원래 생선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이 되시죠?
나머지는 찜으로 나오는데, 덕자를 조각 내지 않고 뱃살을 뜨고 남은 부위에 갖은 야채와 양념을 넣어 끓여줍니다. 냄비 밖으로 나온 덕자 꼬리 보이시죠? 덕자 한 번 맛보고 싶지 않나요?! 앞으로 목포 여행하면 무조건 덕자입니다!
전라도를 넘어 이제 부산으로 가볼까요?
부산 마린시티에 위치한 ‘아넬로(Agnello)’입니다. 아넬로는 이탈리아 말로 양고기를 뜻하는데요. 이름대로 이곳은 10개월 미만 어린 양의 최고급 부위인 ‘프렌치랙’만을 사용하는 양고기 전문 음식점입니다. 양고기 특유의 누린내도 없고 육즙이 풍부하고 부드러워 그동안 먹어본 음식 중에도 손에 꼽을 정도로 맛있었답니다. 물론 단짝 친구들과 함께여서 그랬겠죠?
아넬로의 두 번째 매력 포인트는 바로 야경인데요. 아넬로의 야외 테라스 자리는 화려한 광안대교의 야경을 안주 삼아 맥주 한 잔을 즐기러 온 사람들로 항상 북적입니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힘들 정도라고 해요. 요즘같이 저녁이 되면 시원한 바람이 부는 날씨에 딱 좋겠죠? 눈과 입이 모두 즐거운 부산에서 양고기에 한 번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떠세요?
정인영 주니어매니저와 함께 부산에서 재주도로 가볼게요!
나뭇가지에 몽글몽글 매달린 눈꽃들과 영화 <반지의 제왕>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새하얗게 눈 덮인 산 풍경! 이 아름다운 모습에 매료돼 2시간이 넘는 산행이 힘든 줄도 모르고 올라 도착한 곳이 바로 윗세오름 대피소입니다.
영하의 날씨에 지치고 얼어있던 몸이 따끈한 컵라면 국물 한 모금에 모두 풀리면서, 저도 모르게 ‘맛있다!’를 연발하며 먹었답니다. 평소 라면을 좋아하지 않던 가족들이었는데, 대화도 없이 먹는 것에 열중하던 모습이 생각나 지금도 웃음이 납니다.
전날 내린 폭설 때문에 한라산 정상까지 가는 길은 제한돼 많이 아쉬웠는데요. 언젠가 꼭 한번, 다시 한라산에 올라 겨울의 백록담을 직접 보고 싶네요. 평소 바다를 좋아하던 저에게 산의 매력을 알게 해 준 겨울 한라산, 그리고 그곳에서의 따뜻한 컵라면 한 그릇! 겨울이 될 때마다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답니다.
이번에는 제주도의 참 맛을 한 번 느껴 볼까요?!
관광객들에게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식당이라고 합니다. 대표 메뉴가 ‘우럭조림’이며 세트메뉴를 주문하면 우럭조림을 포함해 모둠회와 계절회(자리돔, 고등어, 갈치) 등 여러 음식을 맛볼 수 있답니다. 4인 기준 8만 원 정도로 양도 푸짐하고 가격도 저렴해 부담 없이 드실 수 있고요.
제주도에 놀러 가시는 분이 있다면 한림항에서 우럭조림을 꼭 맛보시길 바랍니다! 파견을 마치고 돌아온 지금도 제주도 하면 늘 우럭조림이 생각난답니다.
곧 다가오는 가을, 여러분들은 어떤 여행을 계획하고 있나요?
여행의 가장 큰 묘미는 바로 새로운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일 텐데요.
지나간 여행을 음식과 맛으로 기억할 수 있을 만큼 맛있는 음식 만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