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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고, 무겁고, 시끄러운 작업… 이제 로봇에게 맡겨요!

뜨겁고, 무겁고, 시끄러운 작업… 이제 로봇에게 맡겨요!

2020/12/23

산업 현장에서 로봇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이제 로봇은 자동차, 전자, 기계, 서비스 산업 등 전 산업 분야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가 인정한 국내 유일의 등대공장인 포스코의 스마트 제철소에도 마찬가지. 다양한 형태의 산업용 로봇이 사람을 대신하고 있다.

포스코 제철소에서 사용하는 로봇은 주로 ‘안전’에 방점이 찍혀있다. 여러 작업 현장 중 특히 안전 관리가 중요한 작업에 최적화되어 있는 제철소 로봇의 작업 세계를 확인해보자.


l 뜨거운 통로에서 수작업은 이제 그만! 로봇이 있잖아요~

Before: 작업자가 배관내부 지금을 수작업으로 제거하는 모습, After: 복사부 표면의 부착된 지금을 제거하는 로봇.

광양제철소는 올 6월 제강 전로 복사부 무인 지금 제거기 개발에 성공했다. 전로(BOF, Basic Oxygen Furnace)는 고로 쇳물(용선)을 받아 정련한 뒤 깨끗한 쇳물(용강)을 분리하는 설비다. 전로에서 발생하는 배가스는 온도가 1000~1200℃에 달하는데 고온의 배가스는 그대로 배출하지 않고 가스의 열을 식혀주는 통로(복사부)와 집진기를 거쳐 보일러 설비로 이동해 재활용된다.

그런데 전로 복사부에는 한 가지 골칫거리가 있었다. 전로 조업 시 발생되는 배가스 내 함유된 미립자가 쌓이고 고열로 누적되면서 굳어진 자투리 쇳물 ‘지금(地金)’이 바로 그 주인공. 지금은 용강 내로 추락 시 대형 불꽃과 먼지를 일으키기 때문에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기존에는 작업자가 수리 작업용 케이지에 탑승해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며 수작업으로 지금을 파쇄했다.

이에 포스코는 무인 지금 제거기를 개발해 작업자의 안전 리스크를 제거했다. 무인 지금 제거기는 전로 복사부의 표면을 따라 이동하며 부착된 지금을 제거하는 로봇인데, 기존에는 작업자가 진입할 수 있도록 전로 복사부 내부 온도가 100℃ 이하로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 부분을 100℃ 이상에서 작동 가능한 내열성을 확보한 로봇이 작업하는 것이다. 온도를 낮추는 시간이 없어지니 절감한 대기 시간은 무려 12시간! 무인 지금 제거기 도입으로 뜨겁고 먼지가 가득한 곳에서 가스 중독과 화상 등의 위험을 무릅쓸 필요가 없게 되었다.

l 뜨겁고 시끄러운 곳의 작업은 로봇이 할게요!

Before: 작업자들이 품질 확보를 위해 도금욕의 부유물을 제거하고 있는 모습, After: 작업자들의 패턴을 공부하고 부유물을 영상인식한 로봇이 부유물을 제거 중인 모습.

지난 11월 광양제철소 도금 공장에도 안전 지킴이 로봇이 등장했다. 임무는 고온의 도금욕(Zinc Pot)에 떠 있는 부유물을 제거하는 것이다. 도금욕은 고온으로 아연을 녹여 강판에 입히는 작업을 하는 곳이다. 도금 욕에는 강판 표면에 부착되고 남은 부유물이 뜨게 되는데, 이것이 강판에 부착되면 품질 결함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작업자들의 노하우로 일일이 부유물을 제거해야만 했다. 문제는 도금욕은 온도가 450℃에 달한다는 것.

이에 포스코는 AI 기술을 활용한 로봇을 도입해 부유물 제거 작업을 정밀하게 자동화했다. 도금욕 부유물 제거 로봇은 비전 카메라와 영상 인식 기술로 부유물의 위치를 인식해 부유물을 제거한다. 이 로봇은 도금 욕 표면에 떠있는 부유물을 제거하는 것뿐만 아니라 도금 욕 벽면에 붙어 있는 찌꺼기까지 떼어낼 수 있다. 아직 작업자의 노하우를 따라갈 수는 없지만, 지속적인 패턴 학습으로 품질 좋은 자동차 강판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 무거운 것도 로봇에게 맡기세요

Before: 코일이 빠져나간 후 종이 슬리브를 작업자가 제거, After: 슬리브 인출 로봇을 이용하여 종이 슬리브를 제거하는 모습.

포항제철소에서는 힘이 센 로봇이 작업자들의 안전을 지켜주고 있다. 올 2월 압연공정에 도입된 슬리브(Sleeve) 인출 자동화 로봇이 바로 그 주인공. 활동 무대는 코일을 평평하게 풀어주는 POR(Pay Off Reel) 설비다. 두루마리 휴지처럼 돌돌 말아놓은 코일을 풀고 나면 설비의 주축에 슬리브가 남는다. 슬리브는 두루마리 휴지의 휴지심이라 생각하면 쉽다. 기존 스틸과 고무로 된 슬리브는 제거하는 기계가 있었으나, 종이로 된 슬리브의 무게는 약 15~20kg로 기존에는 작업자가 일일이 수작업으로 설비에서 인출해야 했다. 무겁고 커다란 슬리브를 설비에서 뽑아내는 일은 작업자의 근골격계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줬다.

이에 포스코는 슬리브 인출 자동화 로봇을 도입해 작업으로 인한 위험 요소를 제거했다. 이로 인해 작업자들은 힘에 부치는 단순 일들을 로봇에 맡기고 보다 효율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l 더 안전하고 빠르게 용접하는 로봇

Before: 두꺼운 후물재 작업 시 작업자가 직접 추가 용접을 하는 모습, After: 현재 테스트 중이나 곧 현장에 반영되는 판파단 대응 용접기.

올 12월 포항제철소 STS 소둔 산세 공장에 덧대기 용접 자동화 로봇이 도입됐다. 소둔 산세는 스테인리스 스틸 제품의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열처리·세척 공정인데, 후물재 작업 시 판파단(板破斷)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판파단이란, 소둔 과정에서 소재 결함, 설비 이상, 운전자의 실수 등으로 코일이 끊어지는 현상인데, 생산 라인이 멈추고 설비가 손상되어 생산성이 떨어지게 된다.

용접성이 떨어지는 고합금강이나 후물재는 공정상 판파단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강종! 이에 기존에는 판파단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 용접 후 라인 가동을 멈추고 작업자가 보강용 시편을 덧대는 용접 추가 작업을 수작업으로 실시했다. 그러나 이제는 안심이다. 로봇을 활용해 덧대기 용접을 진행하기 때문 판파단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추가 용접 작업에서 자유를 얻었다. 게다가 덧대기 용접 로봇을 통해 용접 시간도 절반으로 줄였다. (덧대기 용접 시 작업자 수동 2분/매 → 로봇자동화 1분/매)


제철소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최우선’ 기준은 ‘설비 경쟁력’이나 ‘품질 경쟁력’에 있지 않다. 놓쳐서는 안 될 핵심은 바로 ‘안전 경쟁력’이다. 지금 포스코 제철소는 스마트 제철소로 변신하는 가운데, 로봇화, 자동화, 전용 장치 개발 등 하드웨어 운용 혁신을 통해서도 작업 현장 안전성 향상을 향해 한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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