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공장 특집] ① 제조업의 길을 밝히는 ‘스마트제철소’를 소개합니다 (이론 편)>에서 설명드린 제철소 각 공정들의 고민거리가 기억나시나요?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포스코에서는 ‘스마트과제’라는 것을 진행합니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스마트 기술을 이용해 고질 문제를 풀고, 더 고도화된 스마트제철소를 구축하는 거죠. 지금도 포스코 전사에서는 수백 건의 스마트과제가 동시에 추진되고 있죠. 그 과정에서 속속들이 스마트제철소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오고 있는데요. 등대공장으로 선정된 것도 그래서 가능한 일이었죠.
스마트제철소로의 도약은 포스코의 곳곳을 어떻게 진화시키고 있을까요? 손에 잡히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기에 조금은 막연했던 ‘스마트제철소’라는 개념. 정확히 제철소를 어떻게 탈바꿈 시키고 있는지, 포스코 뉴스룸이 각 공정별로 소개해드립니다.
l 스마트제철소, 이렇게 달라졌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대로, 스마트제철소의 주요 골자는 이렇습니다. △포스프레임을 이용해 전 공장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형화한다. △포스프레임이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이용해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하여 최적의 공정 조건을 내놓고, 공장을 제어한다.
그렇게 되면 작업자들은 경험에 의존하는 의사 결정을 최소화하고, 휴먼 에러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데이터가 그동안 인간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문제 해결 방법을 도출해낼 수 있고요. 잠깐! 그럼 이제 사람이 할 일이 없어지는 거 아니냐고요? 섣부른 오해입니다. 작업자들은 단순 반복 업무는 기계에게 맡기고, 그간 쌓아온 제철 노하우를 이용해 99%의 완성도에서 1%의 부족함을 채우는 고도화 업무에 더욱 몰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다시 포스프레임에 입력하고요. 기술과 인간의 궁극의 시너지를 도모할 수 있는 거죠.
그럼 스마트팩토리를 적용한 각 공정, 어떻게 달라졌는지 본격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수주공정] 수작업하던 ‘소Lot’ 주문, AI가 예측하고 판단하자 소요시간 12시간에서 1시간으로
제철소 생산 계획을 담당하는 수주공정그룹. 그들의 시간을 가장 많이 뺏는 일 중 하나는, ‘소Lot’ 주문을 처리하는 것입니다. 소Lot란 강종별로 제철소에서 요구하는 최소 주문량에 미달되어 생산상 제약을 받는 주문을 말하는데요.
기존에는 주문이 오면, 주문 조건을 파악하고, 이를 ‘소Lot 기준’과 비교해서, 이 주문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다른 주문이 있는지 일일이 확인했습니다. 기준은 직원이 수작업으로 만들어 두고 반기마다 갱신해주고요. 최악의 경우에는 너무 많은 주문 속에 소Lot 주문이 묻혀버리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판매담당자나 수주담당자가 모든 주문을 일일이 확인해서 소Lot인지 아닌지도 걸러내야 했죠. 급한 주문인데 계속 소Lot로 분류되어 출강이 어려울 때는 어쩔 수 없이 다른 주문들에 합류할 수 있도록 주문 조건을 변경해야 하는데요. 여기에도 거의 6시간 이상 소요됩니다. 소Lot 처리에 드는 평균시간은 자그마치 12시간입니다.
이제는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주문의 소Lot 여부를 판단해줍니다. 그간의 데이터를 분석해, 소Lot 주문에 영향을 주는 인자 12개를 도출해내고, 인공지능이 스스로 주문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학습시켰죠. 그 정확도는 97%에 이른다고 하네요. 또한 소Lot 주문이 다른 주문들과 함께 원가 낭비 없이 최적으로 제작될 수 있도록 설계 사이즈를 예측하는 것도 정확도가 99.99%입니다. 이제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단 1시간입니다.
[제선] 국가핵심기술! 스마트고로, 육안으로 확인하던 것이 데이터가 되어 자동으로
용광로의 통기성, 연소성, 용선 온도, 출선량… 이 모든 걸 어떻게 예측하고 관리할 수 있을까요? 과거에는 작업자가 일일이 쇳물의 온도를 2시간마다 체크하고, 연원료를 샘플링해 상태를 확인하는 등 모든 게 수작업이었습니다. 이제는, 인공지능이 스스로 확인하고 상태를 제어까지 합니다!
포항제철소 제선부는 이를 위해 우선 용광로 상태를 결정짓는 변수를 정의하고, 서로 다른 정보들의 모양을 하나로 통일시켰습니다. 전문용어로 ‘데이터를 정형화했다’고 하죠. 작업자들의 경험에 따라 다르게 관리해오던 지표들을 하나로 정리해, 스마트팩토리 기술로 수작업들을 자동화했습니다. 이제 쇳물의 온도는 사물인터넷이 데이터화하고, 고화질 카메라가 연원료의 상태를 알아서 확인합니다.
2017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제동제어 시스템을 구축했는데요. 딥러닝을 이용해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학습하여 예측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단순히 현재의 필요 작업을 자동으로 해주는 단계를 넘어, 앞으로의 변수를 예측하고 제어해 최적의 결괏값을 도출해내는 겁니다. 오늘 노황이 좋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는 거죠. 내일의 노황도 최적의 상태가 되도록 ‘스마트고로’는 스스로 제어합니다. 이 기술이 최초로 적용된 포항 2고로가 하루에 만들어내는 쇳물의 양은 240톤 늘었습니다. 스마트고로 기술은 올해 7월, 우리나라의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기도 했답니다.
[제강] 대한민국에 KTX가 있다면, 포스코 제강에는 PTX(Posco sTeelmaking eXpress)가!
제강은 약 1,650℃의 고온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온도 측정이 어렵고, 성분 제어도 복잡해 작업자의 경험과 노하우가 중요했습니다. 즉, 작업자에 따라 미세하게나마 편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죠. 연속 공정 중간에 이상이 발생하면, 앞뒤 공정 모두를 멈추고 점검이 필요하기도 했습니다.
포항제철소 2제강공장은 전로부터 연주까지의 타이밍과 온도, 성분을 제어하는 통합 제어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생산 제품별로 대표적 경우의 수를 산출해보니 12만 5,000개의 공정이 나왔는데요. 이를 모두 디지털화 및 정형화하고, 2018년 7월 PTX 시스템 개발을 완료했죠. PTX 시스템을 이용하면, 전로부터 연주까지 멈춤과 지연 없이 연속 공정이 가능해집니다. 주요 공정별로 도착 시간과 온도, 성분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죠. 마치 KTX가 정확히 매 역에 도착하고 승객을 태우는 것처럼요. PTX는 용선의 온도와 성분, 원료가 달라도 조건에 맞게 인공지능이 학습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PTX 도입 전 제강부의 온도 적중률은 80%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90% 이상입니다. 원료 사용량도 60%나 줄었습니다.
[연주] 표면품질, 더 빨리 한 번에 예측하고 연간 6억 원 절감
품질 관리는 매우 중요한 과제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셀 수 없이 많은 소재들을 매일같이 모두 검사할 수는 없었죠. 때문에 포스코는 함께 출강된 소재들 중, ‘대표소재’를 선정해 그 소재만 의무적으로 100% 표면검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 대표소재에서 이상이 감지되면 해당 소재와 같이 출강된 다른 소재들을 모두 회수하여 검사했죠. 포항제철소 2, 4연주공장은 연간 34만 톤의 대표 소재를 검사했는데, 실제 결함은 단 3만 톤에 그쳤습니다.
이 낭비를 없애기 위해 인공지능을 적용시켰습니다. 제강, 연주의 방대한 데이터를 수합해 인공지능이 학습할 수 있도록 하고, 품질 이상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 결함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했습니다. 2018년 3월부터 시스템을 적용한 결과, 이제는 시스템이 결함 있는 소재만 선별해주기 때문에 불필요한 검사를 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더욱이 결함의 발생 이유까지 알려주죠. 이는 연간 약 6억 원 이상의 원가절감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압연] 후판 평탄도, 상관관계 분석해서 스스로 제어
후판 제품은 슬라브를 1차로 가열해, 두 번의 압연을 거칩니다. 그 후 고객 요구에 따라 TMCP(Thermo-Mechanical Control Process)라는 가속냉각 처리를 하게 되는데요. TMCP는 강판에 고속의 물을 분사해서 일정 온도까지 급속 냉각시켜 강도를 향상시키고 용접성을 좋게 하는 방법입니다. 특수 설비가 필요하고, 물을 분사하는 기술이 고난도이기 때문에 정확히 제어하지 않으면 평탄도 불량률(표면이 평탄하지 않은 제품 비율)이 높아지는 공정입니다.
과거에는 후판재의 평탄도를 TMCP 처리 후 뜨거울 때 한 번(열간평탄도), 이후 전단 과정에서 차가울 때 한 번(냉간평탄도), 총 두 번 수작업으로 분석했습니다. 당연히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었죠. 열간평탄도와 냉간평탄도의 상관관계를 매번 분석하다 보니 과부하가 걸리고, 그 결과를 작업자가 하나하나 입력하면서 TMCP를 제어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광양제철소 후판공장은 열간평탄도의 인자와 냉간평탄도의 인자를 데이터화하고 빅데이터로 분석해, 학습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어떤 조건일 때 최적의 평탄 품질이 나오는지 말이죠. 이제 작업자는 인공지능이 산출해 낸 최적의 작업조건값을 모니터링하고 공정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과거처럼 제품마다 하나하나 제어값을 입력하지 않아도 되죠. 원가절감은요? TMCP 공정을 거친 제품의 교정률이 50% 저감됐습니다. 이는 1년에 약 13억 원을 절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도금] 인공지능 초정밀 도금 제어 기술도 국가핵심기술로!
CGL은 Continuous Galvanizing Line의 약자로, 냉간압연된 코일을 연속으로 열처리하고, 용융아연 욕조(Zinc Pot)에 담가 아연으로 도금한 아연도금강판을 생산하는 공정입니다. 포스코의 ‘기가스틸’도 이 CGL을 통해 탄생하죠. 욕조에서 꺼낸 후 강판 표면에 응고되기 전의 아연을 Air knife가 미세하게 깎아내어 도금량을 제어하는데요. 강판 사용 목적에 따라 목표 도금량이 다양하고, Air knife를 거치고 아연이 응고된 후에나 도금량을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제어성능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포스코의 인공지능 초정밀 도금 제어 기술은, 딥러닝을 이용해 제품의 강종, 두께, 폭, 조업조건과 목표도금량을 스스로 학습해 정확히 제어합니다. 기존에는 89% 수준의 도금량 제어 적중률이 이제는 99% 이상을 웃돌고 있죠. 이 기술은 포항, 광양제철소 모든 도금공장에 적용 완료되었고, 역시 우리나라 ‘국가핵심기술’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l 안전도 진보하는 스마트 제철소
정말 스마트한 제철소는 작업자의 안전과 환경까지 책임지는 작업장입니다. 포스코는 이 부분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포스코는 스마트CCTV를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는데요. 포스코가 개발한 스마트CCTV는 녹화만 하는 일반 CCTV와 달리, 제철소 현장의 특정 문자, 형상, 움직임 등을 자동으로 감지합니다. 그리고 수집한 정보에서 이상이 감지되면 관리자에게 알려주는 지능형 CCTV죠. 기존 CCTV가 갖고 있는 문자인식, 형상인식 등 해석 기술에 포스코의 철강 도메인인 조업상황, 설비형상 등을 결합시켜 제철소에 최적화된 CCTV로 발전시켰습니다. 포스코는 작년부터 광양 3도금, 2제강, 1코크스, 포항 2후판 공장에 스마트CCTV를 적용하기 시작했는데요.
스마트CCTV를 활용하면 작업자가 일일이 육안으로 확인해야 했던 조업, 품질, 안전 정보를 시스템이 영상으로 자동 인식하고 분석해 알려주기 때문에 작업 대기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고 품질 향상에도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면 제강공장에서는 전로의 용강 온도를 열화상 카메라가 사람 대신 측정할 수 있죠. 도금부에서는 육안으로는 쉽게 구분하기 어려운 Coil 제품 끝 단면의 미묘한 색상 차이를 CCTV로 확인해 품질 불량에 대해 조기 대응이 가능합니다.
더불어 열화상 등 다중 영상 장치로 화재 위험을 사전에 감지해 예방할 수도 있습니다. 제철소 전반에 걸쳐 설비, 품질, 물류, 안전 분야에서 스마트CCTV가 사람보다 더 빨리, 정확하게 정보를 수집하고 문제점을 잡아낼 수 있게 됩니다.
포스코의 스마트과제를 통한 스마트제철소 구축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기존 기술로는 해결하기 어려웠던 고질적 문제를 풀어나가고, 미래에는 설비 상태가 예지되고 자동으로 제어되어 생산과 품질, 안전 모두가 확보되는 스마트제철소의 완성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리고 등대공장으로써, 우리나라 제조업의 길을 비추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는데요. 등대공장 특집 마지막 편 <[등대공장 특집] ③ 포스코와 함께 중소기업도 스마트해집니다>에서는, 포스코의 스마트팩토리 기술로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도모하는 ‘스마트팩토리 지원사업’의 현장을 찾아 떠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