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으로 웨딩드레스 입고 결혼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주변 상황이 쉽지 않았고 부모님도 모실 수 없어 결혼식 같은 건 꿈도 꾸지 못했어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친정엄마 모시고 결혼할 수 있게 됐네요. 열심히 살면서 멋진 미래를 만들래요.
웨딩드레스를 입은 장미(여, 29세, 중국)씨가 환하게 웃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긴장한 모습. 장미씨를 포함해 고운 웨딩 드레스를 입은 여섯 신부 모두 웃으면서도 얼굴이 굳어있긴 마찬가지입니다. 당연하죠. 결혼식이란 가장 행복하면서도 가장 떨리는 시간이니까요.
포스코와 강남구가 주최하고 강남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제3회 강남구 다문화가족 합동결혼식이 9월 6일, 포스코 아트홀에서 열렸습니다. 사랑하는 까닭에 함께 살고 있지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미처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강남구에 사는 다문화가족 중 여섯 쌍이 이번 결혼식의 주인공입니다.
드디어 결혼식 시작. 뻔한 신부 입장과 서약 대신, 그동안 살아온 사연을 바탕으로 서로에게 고백합니다. 사연 없는 사랑이 어디 있겠습니까마는, 다문화가정의 사연은 더 애틋할 겁니다. 저마다 가슴에 담은 사연을 편지로 써서 읽고, 함께 사랑의 서약을 합니다. 잔뜩 긴장한 얼굴로 서약을 읽는 신랑과 신부의 목소리는 떨리기만 하고, 서약이 끝날 때마다 하객들의 뜨거운 박수가 쏟아집니다.
태어난 곳도 말도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소중한 인연을 맺은 만큼 상대를 인정하고 이해하며 서로의 장점을 더 큰 아름다움으로 꽃 피우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행복하세요.
포스코 CR본부 김응규 본부장님의 주례사에 서로를 마주보며 살짝 웃는 신랑과 신부들. 1회, 2회 결혼식 커플들이 축가를 부르고 결혼식도 이제 막바지에 이르러 갑니다. 이제 신부 아버지의 덕담이 있을 차례. 그런데 갑자기 문제가 생겼습니다. 신부 가족 대표로 덕담을 하기로 한 베트남 신부 티안란씨의 아버지 김사렐씨가 정말 긴장한 나머지 갑자기 덕담을 못하겠다고 했던 거죠. 베트남 가족 통역을 맡았던 스테인리스 마케팅실의 정대현 매니저가 바빠졌습니다.
아버님~ 티안란씨가 얼마나 서운해하시겠어요. 열심히 준비하셨는데 꼭 한 말씀해주세요.” “긴장되시죠? 천천히 연습한대로만 하시면 되니까 걱정마세요.
정대현 매니저의 설득으로 김사렐 씨가 일단 단상에 오르기는 했는데요, 아뿔싸. 한 문장씩 읽고 통역하기로 했는데, 그만 처음부터 끝까지 주욱 읽어내려 가는 김사렐씨. 하지만 정대현 매니저가 당황하지 않고 잘 듣고 통역해서 덕담도 문제없이 잘 진행되었습니다.
덕담도 다 마치고 마지막으로 흥겨우면서도 신나는 행진! 행진곡에 맞춰 손에 손을 잡고 나서는 여섯 부부에게 박수와 격려가 쏟아집니다. 여섯 부부의 앞길에 행복만이 가득하길 Hello POSCO 블로그지기도 빌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