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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이 발명한 신소재, 스테인리스 강과 내후성 강판

녹이 발명한 신소재, 스테인리스 강과 내후성 강판

2015/10/20

 

 

 

철이 공기나 물의 외부 물질과 접촉해 산화 작용이 일어나면, 쇠붙이의 표면에 붉게 생겨나는 물질을 우리는 ‘녹’이라고 부릅니다.

녹에 의해서 철을 비롯한 금속의 표면은 거칠어지고, 광택도 사라지기 때문에 인류는 오래 전부터 녹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많은 연구와 노력을 해 왔는데요.

그런데 반대로 이 녹을 이용해 새로운 소재를 개발한 사례도 있다는 사실! 녹을 없애기 위해, 혹은 녹을 이용해 만들어진 새로운 소재에 대한 이야기, Hello, 포스코 블로그에서 만나보세요!

 

 

 

 

철은 타 소재 대비 성형이 용이하고, 다른 금속과 합금이 잘 되는 등의 장점을 지녀 가정용품에서부터 기계나 선박, 자동차,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산업 전반에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철에도 단점이 있으니, 공기나 물과 접촉했을 때 부식이 발생해 녹이 생기고, 이로 인해 철 소재의 수명이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녹 성분은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등, 이러한 부정적인 요소들을 무시할 수는 없는데요.
바로 여기서 녹의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소재가 바로 스테인리스 강입니다.

 

스테인리스 강(스틸)은 철과 크롬을 혼합해 만들어진 합금입니다. 공기나 물에 접촉해도 부식되지 않아 주방 기구에서부터 우주 정거장의 소재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사용되고 있죠.
크롬이 산화되어 철의 표면에 얇은 피막을 형성해, 철이 산소나 물 등 녹을 유발하는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막아 주는 것이 바로 스테인리스 강의 원리인데요. 이 스테인리스 강을 발견한 사람은 영국의 한 제강회사 직원이었던 해리 브리얼리(Harry Brearley, 1871~1948)라는 인물이었습니다.

 

▲ 스테인리스 강을 발견한 해리 브리얼리 / 이미지 출처 – 위키미디어

 

영국 셰필드 지역에 위치한 브라운 퍼스 사(社)의 연구팀 책임자였던 해리 브리얼리는 총기를 제작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부식에 강한 금속 개발을 요청받고 이를 연구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중 브리얼리는 우연히 쇳조각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는데요, 이는 자신이 연구하던 중 버려진 것으로,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녹이 전혀 없었던 것이죠. 그 이유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한 브리얼리는 바로 철과 크롬이 혼합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철과 크롬을 일정한 비율로 혼합할 경우 철에 녹이 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스테인리스 강, 스테인리스 스틸이 탄생하게 되었고, 산업화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녹슬지 않는 철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스테인리스 스틸의 발견이 오늘날 우리 생활을 180도 바꾸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네요.^^

 

 

▲ 파주출판도시의 내후성 강판을 이용한 건물 / 이미지 출처 – 플리커

 

그런데 이 녹을 일부러 생겨나게 해, 부식성을 억제하고 독특한 멋을 내는 소재도 있습니다. 내후성 강판(weathering steel)이 바로 그것입니다.

위 사진처럼 녹과 유사한 붉은 빛의 건축물 등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이러한 건축물들이 바로 내후성 강판을 이용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내후성 강판이란 내후성이 우수한 구리 · 크롬 · 인 · 니켈 등의 원소를 소량 첨가한 저합금강으로, 일반강에 비해 4배~8배의 내후성을 갖는데요. 이러한 녹이 강판에 빈틈없이 밀착하면서 안정산화층을 형성하고, 철이 외부의 물질과 접촉되지 않도록 보호막 역할을 하며 더 이상 철이 부식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죠.

 

이 내후성강판의 표면에 형성되어 있는 안정산화층이 생겨나는 데는 무척 긴 시간이 걸리는데요. 초기 1~2년 동안에는 대기와 접촉해 산화가 진행되면서 녹이 발생하고, 3~4년째에는 내부의 크롬 니켈 등의 작용으로 안정산화층이

형성되며, 5년 이후에는 이 산화층에 암갈색의 산화피막층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표면의 색은 계속해서 변화하게 되는데요, 때문에 내후성강판을 사용한 건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그 색깔이 변하는 매력을 갖기도 합니다.

 

▲ 광고회사 웰콤 사옥 / 이미지 출처 – 이로재 건축사무소 홈페이지

 

이 내후성강판은 처음에는 석탄을 수송하는 화물열차  ·  굴뚝 등에 사용되다가, 항만의 컨테이너  ·  교량  ·  건축물  ·  조형물 등 다양한 용도에 활용되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 외국에서 수입한 내후성강판을 건축에 처음 사용했고, 1987년 포스코에서 처음으로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내후성강판을 사용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건축물에는 김해박물관  ·  광고회사 웰콤 사옥  ·  파주출판도시  ·  파주 마정육교  ·   양평 용담대교 등이 있습니다. 외부가 붉은색을 띈 건물들, 한번쯤 본 기억이 나지 않으시나요?

 


녹의 생성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소재, 스테인리스 강. 그리고 녹을 생성시켜 보호막의 역할을 하도록 한 내후성강판. 녹으로 인해 이렇게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소재들이 태어날 수 있었다는 것이 무척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이렇게 철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 Hello, 포스코 블로그에서 계속해서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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