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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용광로 해부학 2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뉴스룸 편집팀 2019/06/25

포스코 뉴스룸이 준비한 ‘용광로 해부학 1편(보기)’을 읽어보셨다면, 무식하게(?) 보이는 덩치 큰 용광로가 사실은 고도 기술의 집약체라는 사실을 알게 되셨을 텐데요. 오늘은 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 변화하는 용광로 운용 기술을 알아볼게요. 포스코의 용광로, ‘스마트 고로’를 소개합니다.


l 이제는 용광로도 ‘딥러닝’ 하는 시대

포스코가 스마트(Smart) 고로를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때마침 그해에는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이세돌과 알파고(AlphaGo)의 바둑대결이 있었는데요. 최고의 인간 실력자와 컴퓨터 프로그램의 대결에서 결국 알파고가 이겨 큰 화제가 됐습니다.

이세돌 기사가 승리하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오히려 우리나라에 인공지능이라는 개념과 경각심을 널리 퍼트린 계기가 되었습니다. 포스코가 인공지능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만든 이벤트이기도 했는데요. 이때부터 포스코는 국내 유수 대학과 함께 스마트 고로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용광로 내부 AI 시스템을 의미하는 이미지

스마트 고로의 핵심은 바로 ‘딥러닝(Deep Learning)’입니다. 딥러닝이란 사물이나 데이터를 군집화하거나 분류할 때 사용하는 기술입니다. 사람이 지능을 통해 사물을 구분하듯, 컴퓨터가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발견해 데이터를 분류하고 예측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기술이죠. 예를 들어 수많은 개와 고양이의 사진 데이터를 컴퓨터에 입력시키면 컴퓨터가 이를 학습하고, 저장된 개 사진과 비슷한 사진이 입력되면 ‘이것은 개 사진입니다’라고 분류하는 겁니다. 기업들은 방대한 사진과 동영상, 음성 데이터를 정확하게 분류하기 위해 딥러닝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l 스마트 고로, 대체 그게 뭔데?!

쇳물을 생산하는 고로(용광로)는 높이 110m로, 40층 아파트를 훌쩍 뛰어넘는 대형 설비입니다. 그 안에는 최대 2300℃에 이르는 뜨거운 고체와 액체가 뒤섞여 있어 변화도 많고 예측하기도 어렵습니다. 게다가 24시간 연속으로 쇳물을 생산하기 때문에 그 속을 들여다 보기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포항제철소 2고로가 이러한 고정관념을 바꾸고 있습니다. 딥러닝을 활용해 노황(爐況, 고로 내부 컨디션)을 자동 제어하는 ‘스마트 고로’이기 때문입니다.

고로 내부의 노황을 결정하는 변수 정의 설명 이미지. 상부(고체)에서는 통기성을 예측하고, 중부(고체+액체)에서는 연소성을 예측, 하부(액체)에서는 용선온도를 예측한다. 용광로 내부에 노체 부착물로도 예측을 하며, 용광로 최하단 노심에서는 출선 예측을 한다.

먼저 포스코는 노황을 결정짓는 변수를 5가지로 명확하게 정의하고, 노황 속 수만 종류의 비정형 데이터를 정형화하는 디지타이제이션(Digitization) 작업을 했습니다. 조업 경험에 의존해 비정형적으로 관리해 오던 주요 지표들을 실시간 측정하여 데이터화하는 것입니다. 고로가 딥러닝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놓은 셈이죠.

포항제철소 2고로 운전실. 이곳에서는 연원료 품질 측정, 코크스 물류 분석, 고로 중부 상태 측정, 출선 상태 측정을 한다.

디지타이제이션을 마치고 2017년부터 노황 예측 및 노황 자동제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스마타이제이션(Smartization)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디지타이제이션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기계 자동화’라면, 스마타이제이션은 자동화를 뛰어 넘어 미리 예측하고 변수를 제어해서 최적의 결과값을 산출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데이터 종류가 1,000여 가지에 이르는 만큼, 각 데이터에 맞는 알고리즘을 활용해 분석-예측-제어를 한답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노황이 좋은지 나쁜지, 혹은 문제가 생길 것 같은지 파악하는 거죠.

다시 말해 스마트 고로는 ①실시간 측정된 데이터로 수많은 케이스들을 학습한 뒤 ②‘먹은 음식(연원료)’의 성분과 ‘자신의 컨디션(노황)’을 스스로 체크해서 ③조업 결과를 미리 예측하고 ④조업 조건을 선제적으로 자동제어하여 ⑤품질 편차가 적은 ‘최고의 산출물(쇳물)’을 결과값으로 뽑아내는 똑똑한 고로랍니다.

 

l 사람보다 더 스마트한 AI 시대의 용광로

스마트 고로에서 매일매일 생성되는 영상 이미지 용량은 수백 기가바이트(GB)에 이릅니다. 이렇게 수많은 학습자료를 활용해 스스로 학습하는 고로는 하루가 다르게 똘똘해지고 있습니다. 과연 그 효과는 어떨까요?

그동안에는 작업자가 고로 하부에서 2시간마다 노열(爐熱)을 수동으로 측정해야 했지만, 이제는 고로 하부에 설치된 센서가 쇳물의 온도를 실시간 측정하고, 1시간 뒤의 노내 열 수준을 예측해 용선 온도를 자동제어합니다. 또한 풍구에 설치된 카메라로 촬영한 수천 장의 이미지를 활용해 정합성이 높은 알고리즘이 노내 상태를 평가하고, 철광석과 코크스 장입 액션을 자동제어합니다. 한편, 사람에게 ‘암’과도 같은 존재인 부착물은 어떻게 판별할까요? 노체 온도계들을 통해 수집한 온도 이미지를 분석하여 부착물 형상을 그리고, 이를 통해 장입 모드를 자동제어할 수 있습니다.

본 기술은 현재 포항 2고로에 적용되어 일일 용선 생산량을 240톤 증대시켰습니다. 매일 240톤이면 1년 365일 동안 8만 5천 톤을 추가 생산하는 셈인데요. 이는 승용차를 연간 약 8만 5천 대 더 생산할 수 있는 양입니다. 환원제비(용선 1톤 생산에 필요한 연료량)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요.

인공지능에 의해 노황을 자동제어하여 고로가 ‘탈’이 나지 않도록 노황 안정화를 구현한 것 또한 무엇보다 중요한 성과입니다.

포스코는 약 3년에 걸쳐 딥러닝을 활용한 고로 부위별 자동제어시스템 개발을 마치고, 현재 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통합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2고로(내용적 2,550㎥)보다 사이즈가 더 큰 3~4고로(각 5,600㎥)에도 적용시켜 성과 창출을 가속화할 계획입니다.


스마트 고로, 잘 이해하셨나요? 어려운 내용이지만, 요점은 이겁니다. 인공지능과 함께 진화하는 세계 최초의 ‘생각하는 고로’가 포스코에 존재한다는 것. 앞으로 더 많은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고품질 고효율 쇳물 생산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글로벌 제철소 운영의 스마타이제이션, 포스코가 이정표가 되어 이끌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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