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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잇수다] 6편. 고로 개수 작업의 핵심 장비를 개발하다! 잔선천공기 국산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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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잇수다] 6편. 고로 개수 작업의 핵심 장비를 개발하다! 잔선천공기 국산화 기술

2024/08/19

포스코그룹은 안전과 탄소중립 실천에 기여하는 기술을 개발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포스코그룹의 우수한 신기술을 소개합니다. 이번 편에서는 제철소 개수 작업 시 고로 바닥에 고착된 쇳물 덩어리에 구멍을 뚫는 ‘잔선천공기’를 국산화한 포스코퓨처엠의 기술 개발 스토리를 소개합니다. 포스코그룹 신기술에 대한 수다를 계속 이어가는 기술+잇+수다, 지금 시작합니다!

 

용광로는 15~20년간 매일 쇳물을 생산합니다. 긴 시간 용광로를 사용하다 보면 설비가 노후화하거나 쇳물 덩어리가 고여 ‘개수 작업’이 필요해지는데요. 이 개수 작업의 핵심은 고로 바닥 부분에 남아 굳은 약 2천톤의 쇳물 덩어리인 잔류용선(이하 잔선(殘銑)을 부수고 제거하는 것입니다. 이때 사용하는 기계가 바로 ‘잔선천공기’입니다. 잔선천공기 앞에 비트*라는 장치를 부착해 드릴처럼 쇳물 덩어리에 구멍을 뚫고, 화약을 넣어 파쇄합니다.

*비트(Bit) : 잔선천공기 앞에 부착하는 드릴과 비슷한 장치

잔선은 일반적 암석과는 다른 특수한 비트와 전용 장비를 사용해 구멍을 뚫어야 합니다. 또 잔선 내부를 구성하는 성분에 따라 천공속도를 조절하고, 적절한 시점에 비트를 교체해야 하므로 풍부한 현장경험과 전문적인 기술이 탑재된 천공기가 필요합니다.

포스코퓨처엠은 심부 시추 기술을 보유한 기업 한진디엔비와 기술 협력을 해서 국내 최초로 고로 잔선천공기 국산화에 성공했습니다.

 

 

포스코퓨처엠은 국산 잔선천공기를 만들기 전까지 지난 30여년간 일본에서 장비를 임대해 고로 개수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기술과 장비뿐만 아니라 일본의 기술자들도 직접 한국에 와야 해서, 매번 비용이 20억원 가량 들었는데요. 게다가 일본의 수출 규제,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비용이 늘어나자 어려움이 더욱 커졌습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고로 개수 작업 경험을 바탕으로 잔선천공기 국산화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포스코퓨처엠은 천공ㆍ시추 전문기업인 한진디엔비와 국산 잔선천공기 개발을 동반성장 과제로 삼고 기술협력을 추진했습니다. 한진디엔비는 이미 뜨거운 지열을 견디고 땅 속 깊이 파고들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한 적이 있고, 땅 속으로 3502m까지 뚫은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포스코퓨처엠은 해당 기술을 접목해 고로의 쇳물을 제거할 장비도 개발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한진디엔비와 고로 잔선천공기 기술 협력 MOU 체결식에서 한진디엔비 인석신 대표와 포스코퓨처엠 신상종 리더가 함께 찍은 사진.

▲한진디엔비와 고로 잔선천공기 기술 협력 MOU 체결.

사실 한진디엔비는 과거에도 유사한 장비개발 프로젝트를 제안을 받았지만 실패한 경험이 있었는데, 이번 과제는 달랐습니다. 포스코퓨처엠과 한진디엔비는 포기 없이 테스트를 반복해 결국 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입니다.

잔선천공기 국산화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천공속도였습니다. 포스코퓨처엠은 속도를 분당 6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자 노력했고, 특수한 쇠로 만든 비트를 40~50가지 제작해 반복적으로 테스트를 한 끝에 잔선 천공에 가장 효과적인 최종 비트를 개발했습니다.

국내 기술로 완성한 잔선천공기는 개발 후 여러 번의 테스트를 거쳐 성능을 검증하고 개선했습니다. 제철소에서 지원해 준 잔선 덩어리를 이용해 지속적인 천공 테스트를 했으며, 고로 개수공사를 마친 뒤에는 결과를 분석해 정비하고 개선했습니다. 천공속도를 높이기 위해 회전하는 힘과 회전체를 누르는 힘을 높이고, 장비 리프팅(lifting)*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무게를 늘렸**습니다. 또 협소 공간 작업에 맞도록 장비를 소형화했습니다.

*리프팅(lifting) 현상 : 누르는 힘에 의해 장비가 들어올려지는 현상
**무게(Weight)를 늘리다 : 리프팅 현상을 개선하고 누르는 힘을 더하기 위해 장비 자체 무게를 늘리는 것

포스코퓨처엠이 개발한 국산 잔선천공기는 2020년 12월 주물선 고로철거 현장에서 총 연장 깊이 107, 160㎜의 쇳물 덩어리를 분당 60㎜씩 뚫는 것을 목표로 최종 테스트를 진행해 분당 96㎜를 뚫으며 성공적인 테스트를 마쳤습니다. 개발 초기만 해도 포스코퓨처엠이나 그룹사 모든 관계자들은 장비 국산화에 대해 회의적이었습니다. 그만큼 개발하기 까다롭고 어려운 기술이었기 때문인데요. 다사다난한 과정을 거치며 성공했기에, 실제 국산화한 장비가 잔선을 뚫는 모습을 실제로 보면서 모두가 한 마음으로 환호했습니다.

국내산 잔선천공기는 2024년 3월에 포항제철소 4고로 3차 개수공사에도 참여했는데요. 천공 효율로 과거 실적 대비 96㎜/min에서 115㎜/min로 20% 증가하는 개선 성과를 보여줬습니다. 고로 출선구 하부에는 형태가 성분이 고로마다 불규칙한 잔선들이 남아있는데, 이에 맞춰 어떤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도록 장비와 비트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예정입니다.

 

포스코퓨처엠은 잔선천공기 국산화로 원가를 크게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고로 개수 때마다 20억 원의 임대료를 내는 대신 10억 원으로 장비를 제작해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국산 잔선천공기는 기존 일본 장비보다 속도가 30% 가량 빨라, 잔선천공 작업을 더 빨리 마칠 수 있었습니다. 한진디엔비는 장비 제작에 따른 매출 증가와 잔선천공기에 대한 원천기술 확대로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포스코퓨처엠과 한진디엔비의 협력으로 고로 잔선천공기 국산화는 물론 원가 절감의 성과를 이뤄 중소벤처기업부의 성과공유제 우수사례 8건 중 하나로 소개됐습니다. 성과공유제를 통한 기술 개발로 중소기업과 상생을 이끌어낸 사례로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제 : 앞으로 이 기술은...

포스코퓨처엠과 한진디엔비가 협력해 국산화에 성공한 잔선천공기는 2020년 포항제철소 주물선 고로 철거 현장, 2024년 3월 포항제철소 4고로 개수 프로젝트에 참여해 천공 속도와 효율면에서 만족할 만한 성능을 증명했을뿐 아니라, 2022년 힌남노 태풍으로 수해를 입은 포스코의 TLC(Torpedo Ladle Car, 용선운반차)설비의 굳은 용선(쇳물)은 물론 용융아연 도금강판 공장(CGL 설비)의 응고 아연덩어리를 천공하고 절단해 수해복구 공기를 앞당기는데 기여했습니다. 포스코퓨처엠과 한진디엔비는 고로 잔선천공기의 핵심 기술에 해당되는 비트에 대한 공동 특허를 출원했으며, 현재 특허 등록 중입니다.

앞으로 국내 타 업체의 제철소와 해외 인도네시아 등 더 많은 고로 개수 프로젝트에 참여할 예정이고, 효율적인 고로 개보수 공사를 위해 지속적으로 장비를 개선 할 계획입니다. 앞으로는 제철소뿐 아니라 다양한 현장에서 더욱 유용하게 쓰이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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