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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전력 소비의 대안! 글로벌 에너지 경쟁력은 핵융합 에너지에 달려 있다?

글로벌 이슈 리포트

급증하는 전력 소비의 대안! 글로벌 에너지 경쟁력은 핵융합 에너지에 달려 있다?

2025/08/27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주목해야 할 최신 글로벌 경제 및 산업 이슈는 무엇일까요? 포스코경영연구원 전문가들이 포스코그룹의 주요 사업과 관련한 글로벌 산업, 경제 동향을 심층 분석해 드립니다. 최근 AI 전환 가속화로 빅테크 기업들의 전력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탄소 배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대용량 전력 생산이 가능한 ‘핵융합 에너지’가 미래 전력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의 장기윤 수석연구원과 함께 핵융합 에너지와 기술 개발 동향에 대해 짚어봅니다.

포스코경영연구원 장기윤 수석연구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 클라우드 컴퓨팅, 스트리밍, 빅데이터 분석 등 첨단 디지털 서비스를 전 세계에 24시간 제공하기 위해 막대한 전기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이들은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크고 확장성이 뛰어난 하이퍼스케일(Hyperscale)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 데이터센터 한 곳에서만 수십만 가구가 사용하는 전력과 맞먹는 수준의 전기가 지속적으로 소모됩니다. 특히 AI 연산과 대규모 서버 유지로 인해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죠. 앞으로 AI와 디지털 전환이 더욱 가속화되면,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빅테크 기업들은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대용량 전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하이퍼스케일(Hyperscale) 데이터센터 :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크고 확장성이 뛰어난 대규모 시설로, 수천 대의 서버와 방대한 양의 스토리지 용량을 갖추고 있으며, 대규모 워크로드를 처리하고 빠르게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주로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규모 IT 기업들이 운영하며, AI, 빅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급증하는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RE100* 캠페인에 참여해 205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전력원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전력회사를 통한 장기 전력구매계약(Power Purchase Agreement, PPA) 체결, 자체 발전소 건설, 에너지 저장장치 도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력 조달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미래의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소형모듈원전(Small Modular Reactor, SMR), 차세대 원전, 그리고 핵융합 등 첨단 에너지 기술 벤처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에너지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RE100(Renewable Energy 100%) :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캠페인. 2014년 영국의 비영리단체인 더 클라이밋 그룹(The Climate Group)과 CDP(Carbon Disclosure Project)가 공동으로 시작했으며, 현재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 핵융합로를 나타내는 AI 이미지. (사진 출처 : ⓒ Getty Images Bank)

▲ 핵융합로에서 생성되는 핵융합 에너지를 시각화한 AI 이미지. (사진 출처 : ⓒ Getty Images Bank)

빅테크 기업들이 핵융합 에너지 기술에 주목하는 이유는 AI와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24시간 안정적으로 공급할 청정에너지를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존 재생에너지와 원자력만으로는 미래 수요 증가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죠.

핵융합 에너지는 이산화탄소(CO₂) 등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고, 연속적이며 대용량 전력 생산이 가능해 ‘꿈의 에너지’로 불립니다. 장기적으로는 전 세계 에너지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죠. 빅테크 기업들은 핵융합이 상용화되면 에너지 비용 절감, 탄소중립 실현, 에너지 공급망 확보 등 혁신적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며 관련 기술 선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일례로 구글은 최근 핵융합 스타트업인 TAE 테크놀로지스*와 협력하여 세계 최초로 핵융합 발전 전력구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TAE의 혁신적인 수소-붕소(H-B) 핵융합 기술 개발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 것인데요. 구글은 장기적으로 핵융합 전력을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에 직접 도입해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 탄소중립 목표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TAE 테크놀로지스( TAE Technologies):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상업용 핵융합 에너지 개발 기업. 수소-붕소 기반의 무중성자 핵융합 실현을 목표로 하며, 2025년 기준 누적 투자 U$13억, Google, Chevron, NEA(New Enterprise Associates) 등 글로벌 투자자 참여

지속가능하고 안전한 미래 에너지원의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사회는 ITER(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 국제핵융합실험로) 프로젝트를 통해 핵융합 에너지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현재 프랑스 카다라슈에서 건설 중인 ITER는 유럽연합(EU), 미국, 러시아, 일본, 중국, 한국, 인도 등 7개국이 참여하는 대규모 국제 협력 사업으로, 각국은 자금과 기술, 인력을 함께 투입해 핵융합 에너지의 실현 가능성을 검증하고, 관련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ITER 프로젝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데요.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KFE)은 핵융합로의 핵심 부품인 진공용기, 열차폐막, 정압기 등 ITER 주요 장비의 설계와 제작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초전도 자석, 정밀 기계기술, 플라즈마 제어 등 자체 보유한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핵융합 에너지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죠. 한국은 이러한 기술적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상용 실증로(DEMO) 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ITER는 2025년 첫 플라즈마* 실험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오는 2035년 완전 가동을 통해 핵융합 에너지 생산 가능성을 실증할 계획입니다. 이후 2050년대에는 상용 핵융합 발전소 건설이 본격화할 전망이며,각국의 기술력과 산업 생태계가 글로벌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플라즈마 :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 위한 매우 뜨거운 상태의 물질(고체, 액체, 기체 다음의 상태를 이르는 물질). 기체 상태의 원자를 극도로 가열하면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되어 자유롭게 움직이는 상태가 되는데, 이를 플라즈마라고 부른다. 핵융합 발전에서는 플라즈마 상태의 연료를 가둬 원자핵들이 서로 융합하도록 유도하며, 이 과정에서 막대한 에너지가 방출된다.

각 국의 핵융합 에너지 기술 개발 동향을 살펴볼까요? 미국은 민간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자본을 바탕으로 핵융합 연구와 상용화에 적극 투자하며, 2024년 기준 U$7.9억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세계 최초 상용화 경쟁에서 중국과 맞서고 있는 상태죠.

프랑스는 ITER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30개국 이상이 협력해 세계 최대 규모의 핵융합 실험로를 건설하고 있는데요. 2030년대 상용화 기반 마련을 목표로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프랑스는 자체 핵융합 실험장치인 WEST를 기반으로 한국 KSTAR와의 공동연구 등 국제 협력을 강화해, 미래 핵융합로 운전과 소재 개발 등 상용화 기반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반면, 중국은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EAST 장치에서 1억℃, 1066초 운전에 성공하며 세계 신기록을 세우는 등 핵융합 산업화와 기술 상용화를 빠르게 추진하고 있는데요. 2024년 U$15억 예산으로 대형 핵융합 장치와 인프라를 확장하며 세계 최고의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본은 JT-60SA 등 첨단 실험장치와 ITER 핵심부품 개발을 통해 국제 협력과 독자적 기술 축적을 병행하며, 2040년대 상용화 실증을 추진 중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핵융합 에너지 기술 개발은 어디까지 왔을까요?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Korea Institute of Fusion Energy, KFE)은 2007년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한 세계 최고 수준의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KSTAR는 태양과 같은 핵융합 반응을 만들기 위해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자기장으로 가두는 도넛형 실험 장치(토카막 형태)로, 1억 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장시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죠.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2050년 핵융합 발전의 상용화를 목표로 독자적 기술 개발과 글로벌 협력을 통해 핵심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 2007년 국내 기술로 완공된 한국형 ‘인공태양’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 모습. 초전도 자석을 사용하여 플라즈마를 장시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토카막 형태의 실험로이다.(사진 출처 :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국내 기업들도 핵융합 에너지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ITER와 KSTAR 등 대형 핵융합 장치의 진공용기, 초전도 자석, 가압기 등 핵심 부품을 직접 설계·제작하여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미래 상용 핵융합 발전 설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플라즈마 진공용기와 초전도 자석 등 핵융합 장치의 주요 부품을 제작해 ITER 등 국제 핵융합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은 해외 핵융합 플랜트 건설과 글로벌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사업 진출을 추진하며, 상용화 시대에 대비한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AI 확산과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에너지 산업의 구조와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을 필두로 미래 에너지 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기술 선점 경쟁이 이미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핵융합 에너지 기술의 상용화는 소재, 설비, 건설, 에너지 등 산업 전반에 새로운 시장과 혁신적인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포스코그룹 사업에도 다양한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발 빠른 대응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철강 및 소재 분야에서는 초고온·고내구성 신소재 개발 역량을 한층 강화해야 하며, 인프라 부문에서는 대형 플랜트와 에너지 인프라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핵융합 플랜트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미래 청정에너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구축에도 속도를 내야 할 전망입니다. 변화하는 에너지 패러다임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략적 준비와 혁신적 대응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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