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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in 도시] 문화와 예술이 흐르는 광장, 도심의 표정을 만들다.

[건축 in 도시] 문화와 예술이 흐르는 광장, 도심의 표정을 만들다.

2014/09/15

 

도시와 건축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건축물은 도시의 표정을 만들고, 도시는 건축물에 생명을 부여하는데요. 도시 속 건축물에는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많은 이야기가, 그리고 세월과 함께 쌓인 역사가 함께 살아 숨 쉽니다.

 

포스코신문과 포스코A&C와 함께 연재 중인, ‘도시와 건축’ 소재의 다양한 삶 이야기인 [건축 in 도시] 시리즈를 포스코 블로그에서도 소개합니다!

 

오늘은 여러 공간 중 ‘광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합니다. ‘광장’은 과거 집회의 전유물이었으나 오늘날에는 사람들의 무수한 이야기를 담은 문화예술 공간의 대표 아이콘으로 자리잡고 있는데요. 문화예술이 살아 숨쉬는 전 세계 광장들을 함께 살펴볼까요~? : D

 

중국의 유명 건축가 ‘장디페이’가 말하는 도시공간 디자인의 중요성 

 

“보행자와 차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이 느끼는 도시환경 이미지는 크게 다르다. 빠르게 이동하는 차 안에서 보는 도시 경관은 짧은 순간에 스쳐 지나가는 이미지에 불과하다. 따라서 우리는 여유 있게 천천히 거리를 걷다가 한참 동안 한자리에 서서 주변을 둘러보는 사람들에게 시각적인 기쁨과 자극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 장디페이 저서 – 도시를 생각하다(Thinking about City)

 

도시공간 디자인에 임할 때 거시적인 안목과 함께 미시적인 디테일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이러한 미시적인 디테일이 잘 적용되는 공간이 바로 도시에서 꽤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광장’이죠!

 

서울의 대표적인 시민공간 ‘광화문광장’

 

서울의 대표적인 시민공간, ‘광화문광장’!

 

숭례문광장, 서울광장, 청계광장, 광화문광장, 경복궁, 북악산으로 이어지는 도시경관 축의 하나인 광화문광장은 이순신 장군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 그리고 주변의 건물과 차량으로 둘러싸인 섬 같은 광장입니다.

 

이미지 출처 – 플리커

 

그럼, 2014년 광화문광장의 모습을 한번 살펴볼까요?

 

올해 봄에는 중앙광장에서 팝피아니스트의 피아노 연주회가 열렸습니다. 문화생활을 즐기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던 시기죠. 그리고 지난 6월에는 브라질월드컵 기념 그래피티 전시회가 열렸고, 열띤 응원전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6월 마지막 주에는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기념하는 공연도 진행되었답니다.

 

현재도 10월 26일까지 매주 주말 중앙광장 하단 경사로에서는 시민과 함께하는 캐리커처 이벤트가 열립니다. 또 화요일을 제외한 매일 아침 10시, 낮 1시와 3시에는 조선시대 수문장 교대식을 재현한 문화행사가 열리기도 합니다.

 

△ 이미지 출처 – 플리커

 

지난 8월 16일에는 세계인의 이목이 광화문광장으로 쏠렸습니다.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복식 미사가 열렸기 때문인데요. 약 80만명의 천주교 신자가 몰려 장관을 이뤘던 이날 행사는 바티칸 바깥에서 교황이 직접 주재한 이례적인 행사였기에 세계 천주교계의 각별한 관심을 받았죠. : D

 

이미지 출처 – 플리커, 광화문 시복식 미사 현장

 

조선 태조는 1394년, 도읍을 한양으로 옮기고 정궁인 경복궁을 지었고, 궁의 정문인 광화문 앞길의 좌우에 의정부를 포함하여 이조·호조·예조·병조·형조·공조의 ‘육조 관아 거리’를 조성했는데요. 이 길이 대궐로 이어지는 한양 최고의 길, ‘육조 거리’였습니다.

 

이 육조 거리가 지금의 광화문 앞에서 광화문 사거리까지의 거리, 세종로인 것입니다. : D

 

△ 이미지 출처 – 플리커

 

광화문은 임진왜란 때 화재로 소실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19세기 흥선대원군 때 재건되었고, 한때 광화문 자리에 조선총독부가 들어서기도 했죠. 그리고 독립 후 정부청사로, 중앙박물관으로 사용되다가 오늘날 광화문으로 복원되었습니다.

 

이후 광화문부터 세종로 사거리와 청계광장으로 이어지는 세종로 중앙에 길이 555m, 너비 34m로 광화문광장을 조성하는 사업이 2008년 5월 27일부터 2009년 7월 말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이 광장은 ‘광화문의 역사를 회복하는 광장’ ‘육조 거리의 풍경을 재현하는 광장’ ‘한국의 대표 광장’ ‘시민이 참여하는 도시문화 광장’ ‘도심 속의 광장’ ‘청계천 연결부’ 구간으로 나누어 구성되었죠.

 

 △ 이미지 출처 – 플리커

 

하지만, 위치적 한계 때문일까요? 광화문광장은 아직 우리 이전 세대의 활용을 뛰어넘는 것 같아 보이진 않습니다. 다시 오고 싶게 만드는 일상적인 공간으로는 뭔가 허전함이 있죠. 현대인들이 휴식은 그냥 휴식이 아닙니다. 광화문광장이 수준 높은 문화·예술을 접하고 새로운 것들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 역사를 기억하고 우리 속의 많은 뜨거움을 쏟아내고 열광하고 그 흥에 취할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자리 잡아주길 기대해봅니다. : D

 

철도부지 위에 조성한 문화공간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

 

밀레니엄을 기념하기 위해 준공한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Millennium Park in Chicago)!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는 문화로 사람들을 집결하게 만드는 곳입니다. 시카고 철도 부지와 주차장 부지에 대한 공사가 1997년에 기획돼 2004년에 완공한, 9만 9000㎡의 공공 공원입니다.

 

이 공원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공원이 주변 지역의 문화예술 공간과 유기적으로 결합됨으로써 시카고시의 강력한 문화 네트워크의 한 축을 담당하며 도시의 문화와 예술의 거점이 되는 문화공원으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 플리커,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Millennium Park in Chicago)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는 크게 제이 프리츠커 파빌리온(Jay Pritzker Pavilion)과 ‘클라우드 게이트(Cloud Gate)’, 유리블록 분수 ‘크라운 파운틴(Crown Fountain)’, 아이스링크 ‘루리 가든(The Lurie Garden)’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플리커, 제이 프리츠커 파빌리온(Jay Pritzker Pavilion)

 

밀레니엄 파크의 중심인 ‘제이 프리츠커 파빌리온’은 4000석의 고정석과 7000명을 수용하는 잔디석으로 이뤄진 야외 음악 공연장인데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는 프리츠커상의 후원자인 힐튼가의 기부와 빌바오 구겐하임 설계로 유명한 건축가 프랭크 게리(Frank Gehry)의 설계로 탄생하였습니다.  무대는 스테인리스스틸 곡면판으로 부풀어 오르는 듯한 구조로 만들어졌으며 잔디석의 음향 시스템은 트렐리스(trellis)로, 실내 콘서트홀과 같은 음향을 재현하는 효과를 발휘합니다.

이미지 출처 – 플리커, 클라우드 게이트(Cloud Gate)

 

‘클라우드 게이트’는 3층 높이의 철로 만든 조형물인데, 생김새 때문에 ‘더 빈(The Bean)’이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의 조각가, 아니시 카푸어(Anish Kapoor)가 수은 방울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미국에서의 첫 번째 공공작품이죠.

 

‘더 빈’은 168개의 스테인리스스틸 조각을 용접하고 이음이 보이지 않게 매끈하게 처리하여 만든 크기 10×20×13m, 무게 110톤의 조형물입니다. 방문객은 이 조형물의 아래쪽 주변을 둘러보면서 곡선의 거울 같이 매끈한 표면을 통해 왜곡된 도시의 스카이라인과 시카고의 하늘, 그리고 자신을 보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미지 출처 – 플리커, 크라운 파운틴(Crown Fountain)

 

‘크라운 분수’는 스페인계 미디어 아티스트인 하우메 플렌사(Jaume Plensa)가 시카고 시민에게서 영감을 얻어 완성한 작품으로, 15m 높이의 유리블록탑 2개 사이에 검정 화강석 바닥의 반사연못을 둔 조형 분수입니다.

 

이미지 출처 – 플리커, 루리 가든(The Lurie Garden)

 

마지막으로, ‘루리 가든’은 미국 건축가 캐서린 구스타프슨(Kathryn Gustafson), 조경디자이너 피에 우돌프(Piet Oudolf),  로버트 이스라엘(Robert Israel)이 디자인한 1만㎡의 공공 가든으로, 밀레니엄 파크의 남쪽에 위치해 있으며 다년생식물, 튤립, 풀과 관목, 교목이 우거져 있습니다.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는 이렇게 예술성이 높은 다양한 시설 속에서 연중 다양한 이벤트가 벌어지고 있답니다!

 

19세기에 문화공간으로 재개발된 ‘런던 트래펄가 광장’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에 위치한 트래펄가 광장(Trafalgar Square)!

 

트래펄가 광장은 1805년, 트래펄가 해전을 기념하여 만들어졌습니다. 에드워드 1세의 시대에는 왕가의 정원이던 곳을 1820년대, 조지 4세가 건축가 존 내슈에게 이 지역의 재개발을 의뢰했고, 1845년에 이르러 지금의 형태가 됐죠.

 

△ 이미지 출처 – 플리커, 트래펄가 광장(Trafalgar Square)

 

네 마리 사자상이 수호하고 있는 광장 가운데 있는 높이 50m 기둥 위에는 넬슨 제독 동상이 서 있습니다. 또, 매년 12월에는 노르웨이 정부에서 직접 보내온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가 이 광장에 설치되는데요. 이는 노르웨이가 나치의 지배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준 영국에 감사하는 뜻으로 보내는 것이랍니다. 연말에 런던을 찾는다면 놓쳐서는 안되는 풍경이죠!

이미지 출처 – 플리커, 밤의 트래펄가 광장(Trafalgar Square, Night)

 

이 광장은 정치연설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며, 주말에는 여러 가지 문화행사가 열리는데요! 2012년 런던올림픽 기간에는 세계 각국의 축제가 이곳에서 벌어지기도 했답니다~: D

 

이용하는 사람들의 손에 의해 완성되는 광장

 

어느 곳이나 사람이 사는 곳에는 사는 사람만큼이나 다양한 성격의 공공공간이 있고 오늘도 그 공간들은 그 구성원에 의해 조금씩 자리매김되고 있는데요.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가 문화 아이콘으로 집결하듯이, 우리에겐 우리의 과거와 현재의 진실한 삶을 충실히 담아 미래로 연결해줄 우리만의 공공공간인 광화문광장이 있죠.

 

△ 이미지 출처 – 플리커

 

오스트리아 건축가 크리스토퍼 알렉산더(Christopher Alexander)는 “사람은 꽃 모양을 디자인할 수 없다. 단지 씨앗을 심을 뿐이다. 훌륭한 설계 이론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공간을 설계하라고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공간에 아름답고 싱그러운 꽃이 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는데요. 건축가가 무엇에 집중해야 할 것인가, 그리고 사회 구성원이 그 건축물 안에 무엇을 담아야 하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 )

 


 

오늘은 ‘광장’이라는 건축물, 그리고 이와 관련된 도시 속 광장들의 이야기를 살펴보았는데요! 우리나라 ‘광화문광장’의 의미에 대해 되짚어보는 시간이 되셨나요? 

 

우리 곁에서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주는 소중한 공간인 광화문광장! 이 광장이 앞으로 세계인이 주목할만한 문화예술 공간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해봅니다~: D 

 

by. 최지영

건축사, 포스코 A&C 근무, 현재 미얀마 호텔 프로젝트 설계 PM이며,

여행을 통해 그 나라와 그 도시들의 깊숙한 삶에 관심이 많으며,

초고층빌딩 설계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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