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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의 민감한 ‘촉’이 전신마비 환자의 ‘입’으로

거미의 민감한 ‘촉’이 전신마비 환자의 ‘입’으로

2017/12/20

– 포스텍·충남대 공동연구팀, 거미 발 구조 모사한 다목적 센서 개발

포스텍(총장 김도연) 기계공학과 임근배 교수·전형국 연구교수, 충남대 기계공학부 조성진 교수팀이 거미 발의 시스템을 모사해 금속층의 나노 구조물을 만들고, 이를 이용한 센서와 모스부호 기반의 의사소통시스템을 개발했다.

 

대부분의 거미는 시력이 퇴화되어 거의 볼 수가 없지만, 아주 좋은 촉각을 가지고 있어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었다. 발을 통해 전달되는 거미의 촉각은 날벌레의 날개 진동까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민감하다. 이 예민한 ‘촉’을 이용해 전신마비 환자들이 원하는 단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하는 의사소통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관절의 움직임은 물론, 피부가 움찔하는 정도의 미세한 움직임도 모두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하고자 촉각이 특히 예민한 거미의 발 구조를 분석했다. 발 구조를 모사해 나노 크기의 크랙(crack)을 만들고 이 구조를 이용해 신축성과 변형률을 감지하는 센서를 만들었다. 특히 나노 크랙 구조의 최적화 과정을 거쳐 센서의 측정 범위를 극대화함으로써 맥박과 같은 미세한 움직임뿐만 아니라 관절 부위의 큰 움직임 측정에도 센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연구팀은 눈에 보이지 않는 떨림조차 측정할 수 있는 높은 민감도를 가지는 이 센서를 이용해 손끝의 미세한 움직임이나 눈 깜빡임과 모스부호를 이용해 전신마비 환자들이 사람들과 의사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도 함께 선보였다. 눈 깜빡임의 길이를 모스부호에 대입해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도록 하는 것이다.

 

개발한 센서는 웨어러블 장치에 부착해 자가진단할 수 있는 스마트 헬스케어 시스템은 물론, 의료로봇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이 센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다른 센서에 비해 간단하고 저렴한 공정으로 상용화가 가능해 산업계의 관심이 높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으로 수행한 이 연구는 삼성전기 논문대상 동상을 수상했고, ACS 어플라이드 머터리얼즈 앤 인터페이스(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지에 실렸다.

최혜영 커뮤니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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