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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속에 내려앉은 12월의 크리스마스 선물, 포스코 음악회

가슴 속에 내려앉은 12월의 크리스마스 선물, 포스코 음악회

2012/12/18

12월은 모든 게 마무리 되는 시점입니다.

한 해도 마무리하고, 한 해의 잘 했던 일, 아쉬웠던 일들도 모두 접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모든 것을 종합해보고, 되짚어보며 기뻐하기도, 혹은 아쉬워하기도 합니다. 이런 반추의 시간이 필요한 12월의 마무리에 종합선물세트 같은 음악회. 12월의 포스코 음악회 [Present of Christmas]를 다녀왔습니다.

혹시 1994년에 개봉한 영화 쇼생크 탈출 The Shawshank Redemption」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주인공인 앤디 듀프레인(팀 로빈슨 주연)은 아내와 아내의 정부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악명 높은 교도소 쇼생크로 들어옵니다. 중간에 교도소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해 도서관을 중축하던 중 기증받은 레코드 판을 교도소 내에 틀어 놓습니다. 그가 틀어놓은 음악은 일하던 죄수들의 모든 동작을 멈추게 합니다. 그리고 꿈을 꾸게 만듭니다. 거칠고 황량해 보이는 흙바닥위로 고운 선율들이 내려앉으며 시공간을 정지시킵니다. 음악이 주는 힘이죠.

12월 15일 포스코센터에서 들리는 음악들도 그랬습니다. 고운음역을 넘나들며 오페라의 유령과 영화음악을 선보인 김소현씨와 잘 어울리는 하모니 역할을 해 준 손준호씨의 무대는 모인 많은 분들에게 말 그대로 다양한 선물을 제공해주었습니다.

오페라의 유령의 명곡들인 “Think of me”와 “The Phantom of the Opera”, “All I ask of you” 로 호강하고, 그 다음 순서로는 사람들 귀에 익숙한 영화, 애니메이션 주제가들로 흥겹게 해주었습니다. 

노팅힐의 주제가 “She”는 많은 여성 분들이 “좋다”를 연발하며 들으시더군요. 오즈의 마법사의 주제가인 “Over the rainbow”와 알라딘의 주제가 “A whole new world” 는 이수현씨의 아름다운 고음처리와 바이브레이션이 솔로, 듀엣의 음색을 더욱 빛내주었습니다. 

다시 <지킬 앤 하이드> 뮤지컬로 돌아와 3곡을 감상했습니다. 특히 마지막 곡 지금 이순간 “This is the moment”는 손준호씨께서 자칭 18번이라고 하면서 열창을 하여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았습니다. 노래 중간에 멘트를 할 수 있게 되면서 부터 재치있는 말로 사람들의 웃음을 유도해 더 많은 박수를 이끌어내는데도 큰 몫을 하시더군요.

이어서 연세대 남성 중창단 8분께서 나와서 멋진 음성으로 “Canzone Medley”와 “You raise me up”, “우정의 노래”를 부르셨습니다. 중간에 나온 음악 You raise me up은 많은 분들이 리메이크 한 노래로도 유명한데, 특히 유투브에서 딕 호이트 부자의 감동적인 스토리와 맞물려서 수백만 명의 가슴 속에 남아 있는 명곡 중에 한 곡이죠. 

중창단 한 분 한 분의 이름을 다 소개 받지는 못했지만, 좋은 노래를 많은 분들께 들려드린다는 자부심이 온 몸에서 느껴지더군요. (참, 손준호씨께 감히 한 말씀 드리자면, 상대방의 외모로 드립치시는 건, 개그 프로나 풍자 프로가 아닌 다음에야 득보다 실이 많은 스피치랍니다. 다음 번에 관객들 앞에서는 그런 부분들은 조금 더 배려해 주시면 훨씬 더 신사답게 보이실 듯 하네요.)

마지막 무대는 연말 컨셉에 맞추어 크리스마스 분위기의 노래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캐롤 메들리로 시작하며 특수효과로 눈꽃이 날리니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 풍기더군요. 앵콜을 받고 마지막으로 부른 노래는 “White Christmas” 였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음악을 현장에서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류형길 지휘자님의 지휘아래 근사하게 들려주셨습니다. 

마무리 해야겠네요.

많은 분들이 자신의 사연을 담아가지고 신청하시고 오셨습니다. 수술 회복을 바라는 마음에 대구에서 오신 분도 있고, 누나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신청하신 분, 1월 초 출산하는 아내에게 선물해 주기 위해서 신청해 주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오신 모든 분들께  뜻깊고 의미있는 시간이셨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행사 준비하기 위해서 언제나 보이지 않게 많은 분들이 애쓰시죠. 기획, 섭외 하시는 분들부터 카메라 세팅하시는 분들, 무대연출하기 위한 스텝분들, 안내해 주시는 도우미분들. 또 이 모든 걸 현장 사진으로 담기 위해 촬영하신 분까지…이 모든 분들의 역할이 다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는 것이죠. 보이지 않은 곳이지만, 자기 스스로의 작품의 결과라고 생각하고 땀흘려 주시는 모든 분들께 2012년의 마감이 의미있는 시간이셨으면 합니다. 

참, 서두에 소개한 쇼생크 탈출 영화에 흘러나왔던 음악 제목을 아직도 말씀 못 드렸군요.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中  ‘저녁바람이 부드럽게’ 였답니다. 앤디의 가슴 속에 부드럽게 분 저녁바람처럼, 우리의 가슴 속에도 부드럽게 내려앉은 저녁, 그리고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답니다. 

2012년 연말 모두 은총이 함께 하시는 마무리 하시길 기원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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