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전환점을 맞이한 중소기업의 현장을 조명한다.
기술로 하나되는 포스코그룹과 중소기업의 상생 스토리를 확인해보자!
프리캐스트 구조물 제작, 연구회사 씨제이인스트루먼트
박창진 대표이사는 토목, 철도건설 공학 관련 경력을 쌓고 2017년 씨제이인스트루먼트를 설립했다. 지금은 프리캐스트 구조물과 IT기술을 활용해 제작과 설치, 안전한 유지관리 등 프리캐스트 전 영역에 걸친 사업을 운영 중이다.
프리캐스트 공법이란?
경제성과 안정성, 친환경성을 모두 잡을 수 있는 건축 기술!
대다수에게 프리캐스트라는 개념은 생소할 것이다.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precast concrete) 공법은 철근 기둥, 보, 슬래브, 벽 등 콘크리트 구조물을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건설 현장으로 운송 후 조립설〮치하는 방식이다. 현장에서 거푸집을 만들고 콘크리트를 타설*한 뒤 양생*을 거치는 기존 방식보다 공기를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주요 구조물을 공장에서 만들고 접합부에만 일부 타설을 하면 되기에 현장 건설 폐기물 발생과 환경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
*양생 : 콘크리트 치기가 끝난 다음 유해한 영향을 받지 않도록 보호, 관리하는 것
더불어 공장에서는 제작 환경을 일정하게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구조물의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반면, 현장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하게 되면 날씨나 기온, 작업자 숙련도에 따라 품질의 편차가 발생하기 쉽다. 따라서 공장 작업을 통한 구조물의 균일한 품질은 시공 전후의 안전과도 직결되므로 매우 큰 강점이다.
프리캐스트 구조물과 다른 구조물을 잇는 접합 기술!
프리캐스트 구조물을 안전하게 시공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점 중 하나는 바로 접합 기술이다. 기존 현장 타설 공법에서도 구조 강성이 요구되는 경우에는 해당 부분을 중간에 끊지 않고 한번에 타설한다. 일전 씨제이인스트루먼트는 국내 한 초고층빌딩의 기초공사를 할 때 설계상 단 한번에 타설을 끝내야하는 작업이었기에 엄청난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여 ‘32시간 연속 타설 기록’을 세운 적이 있다.
상황 상 타설을 여러 번에 나누어 할 때도 타설을 멈춘 뒤 다시 이어서 할 때까지의 간격이 길어지면 해당 부분의 강도가 떨어져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 여러 번에 나눠 타설을 할 수 있는 곳도 구조상 힘이 덜 실리는 곳으로 한정한다.
프리캐스트 구조물은 미리 공장에서 제작한 조각을 이어 붙이는 방식이므로 프리캐스트 구조물 간, 혹은 프리캐스트 구조물과 다른 소재로 제작된 구조물을 튼튼하게 이어 붙이는 것이 중요하다. 연결 부위가 적절한 강도를 가지도록 보강하지 않으면 하중이 많이 실리는 연결부의 취약 부위가 붕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씨제이인스트루먼트는 더 안전한 기술을 고민하였으며, 포스코그룹 특허 기술나눔을 통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었다.
튼튼한 프리캐스트 구조물 아이디어,
포스코의 매립 구조물 특허에서 해답을 얻다!
씨제이인스트루먼트의 프리캐스트 구조물은 내부에 보강을 마친 연결부 구조를 만들어 안전한 시공을 보장한다. 프리캐스트 구조물을 제작할 때, 접합 부위에 미리 철강으로 만든 연결용 부품을 넣어 구조물 내에 단단히 뿌리내리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구조물의 접합 부위에 별도로 가공을 하거나 다른 소재를 덧대지 않아도 끼워 맞춘 후 고정만 하면 되므로 훨씬 튼튼한 구조물을 만들 수 있다.
씨제이인스트루먼트의 이 기술은 포스코의 매립 구조물 특허에서 착안했다. 2017년 3월, 회사를 창립한 직후 포스코와 기술나눔 특허 실시권 계약을 체결했다. 박창진 대표는 회사 설립 전부터 기술나눔 행사에 대해 익히 들어 관심을 갖고 있었다.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기에는 비용, 시간, 인원 등 모든 면에서 쉽지 않기 때문에 이들에게 포스코의 기술나눔은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였다. 씨제이인스트루먼트는 설립과 동시에 가지고 있는 기술을 융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찾았고, 포스코로부터 매립 구조물 기술을 이전 받을 수 있었다.
포스코는 초고층건축물을 건설하는 고객사에게 소재를 공급할 때, 콘크리트 벽체와 철골부재 간 접합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솔루션기술 지원을 하는 과정에서 이 매립 구조물 기술을 개발했다.
매립 구조물은 철근 콘트리트 구조로 이루어진 수직부재에 철골을 포함하는 수평부재를 연결하는데 있어, 수직부재 내부에 매립되는 연결용 구조물이다.
수직, 수평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을 연결할 때 보통 양생이 끝난 콘크리트 구조물에 보강용 철재 강판을 설치한 후 용접으로 접합하곤 한다. 이때 용접에 의한 열로 강판이 팽창해 접합부에 균열이 발생하면 내구성에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수평 구조물의 하중이 늘어나면 그 하중을 견디기 위해 필요한 추가 구조물 간에 간섭이 발생할 수 있다.
포스코 매립 구조물 기술은 하중을 견디는 구조물의 형상을 개선해 상호 간섭을 없애고, 용접할 때 열팽창 영향을 최소화해 구조물의 내구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더욱 안전한 콘크리트 구조물의 탄생,
포스코 매립 구조물 특허와 씨제이인스트루먼트 프리캐스트 구조물 기술의 시너지
포스코 매립 구조물 기술을 적용해 개선한 대표적인 사례는 도로변의 방음 시설물이다. 앞선 내용과 같이 프리캐스트 구조물로 지면에 접한 시설의 토대를 다지면, 수직 기둥과 방음판을 경제적이고 안전하게 연결해야 하는 과제가 뒤따른다. 기존에는 접합 부위에 보강용 철재 강판을 시공하고 방음판을 볼트 체결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으며, 고소 작업 비중이 높아 위험 요소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제작 과정에서 구조물 내부에 시공을 마치고, 연결 부분만 시공하면 되기에 훨씬 안전하게 작업이 가능하다.
이러한 장점은 씨제이인스트루먼트 구조물의 판매처를 확보할 때 큰 힘이 되며, 이 기술의 원천이 포스코라는 점도 기술의 신뢰성을 확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제작을 마친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구조물을 안정적으로 운송하는데도 이 매립 구조물의 원리를 이용했다. 사진 속 구조물에 삐죽 솟아 나와있는 철근과, 중간에 검은 너트가 끼워져 있는 것이 바로 매립 구조물이자, 운송 시 흔들림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기술나눔으로 절약한 시간과 비용,
사업 확장의 밑거름이 되다!
기술나눔으로 맺은 포스코와의 인연은 씨제이인스트루먼트의 다양한 부가가치와 사업 영역의 확장으로 결실을 맺었다. 우선 프리캐스트 구조물을 옹벽뿐만 아니라 직벽식 형태의 구조물로 다양하게 변주할 수 있었다. 이에 힘입어 씨제이인스트루먼트의 제품은 철도, 산업단지, 발전소, 도로 등 각종 인프라 시설이나 주거용 시설에 널리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매립 구조물이 적용된 직벽식 형태의 구조물은 꾸준히 매출이 있고, 종전 대비 약 10%의 매출 향상 효과도 얻었다. 또한 마케팅뿐 아니라 정부 연구과제와 지원사업에 참여할 때도 포스코 기술나눔이 튼튼한 발판이 되어 준다.
코로나로 인한 산업 침체를 점차 극복해나가고 있는 지금, 씨제이인스트루먼트는 이러한 사세 확장에 힘입어 올해 연간 예상 매출이 2021년7억 원에서 크게 늘어난 80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동종업계 타 회사와의 인수합병을 거쳐 사업 범위를 더욱 넓혀 나갈 계획이다.
포스코 기술나눔에 이어, 씨제이인스트루먼트는 다른 대기업, 연구기관과도 활발하게 기술 협력을 한다. 그리고 협력을 통해 확보한 기술은 회사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도 경계를 뛰어넘는 프리캐스트 융합 기술의 선도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니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