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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가 있는 미술사’ 넌 보기만 하니? 난 직접 들으며 본다

‘피아노가 있는 미술사’ 넌 보기만 하니? 난 직접 들으며 본다

2012/09/27

오랜만에 문화생활로 감성을 채워보자 싶어 찾아간 미술 전시회. 하지만 그림을 뚫어져라 쳐다봐도 도대체 뭘 그렸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도 주변 시선이 있으니 무식함을 티 낼 수도 없고, 그냥 고개를 한 번 끄덕여 줍니다. 공짜 표가 생겨 찾아간 클래식 음악회도 마찬가집니다. 그 음악이 그 음악 같고, 이런 걸 사람들이 왜 듣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슬슬 졸음이 밀려오지만, 혹시 코라도 골지 않을지 걱정되서 졸지도 못합니다. 그저 남들이 박수 칠 때 따라 치는 수밖에요.

음악이나 미술에 특별한 관심이 없는 보통 사람이라면 이런을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겁니다. 원래 아는 만큼 보이고 들리는 법이니까요. 그래서 포스코미술관이 ‘피아노가 있는 미술사’라는 월요아카데미 강좌를 준비했습니다. 예술 문외한인 사람들도 예술을 즐기고 기본 지식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포스코 월요아카데미

2012년 하반기 첫 강의가 열린 지난 9월 24일 오전 11시 50분. 포스코센터 서관 4층 아트홀에는 은은한 피아노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중후한 뒷모습을 한 남자 분이 강단에서 피아노를 치고 있었지요. 오늘 강의할 분이 피아니스트인가 보다 생각하고 있는데 이윽고 연주를 마치고는 자신을 소개합니다.

그런데 피아니스트는 아니로군요. 자신을 ‘미술품 보존복원전문가’라고 소개한 김겸 교수(건국대학교)는 미술사로 박사학위를 받은 미술 전문가입니다. 김교수는 ‘소통의 수단으로서 미술과 예술’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는 말로 강의를 시작합니다.

'피아노가 있는 미술사' 넌 보기만 하니? 난 직접 들으며 본다

중세,  르네상스, 바로크 등 시대별 관심사 변화

미술과 음악 작품에는 그것이 만들어진 시대의 상황이 담겨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 작품을 보면 그 의미를 더욱 쉽게 알 수 있어요. 자연과 신에 의존했던 원시 사회와 비교해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교역이 활발해지면서 상업사회로 진화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인간에 관한 관심’이 늘었지요. 그래서 고대 그리스 시대 예술품들은 신을 빌어 인간의 형상을 세밀하게 표현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시대의 음악은 어땠을까요? 김겸 교수는 “고대 음악은 오늘날 피아노 검은 건반만으로도 연주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한 음계를 사용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건 그렇게 단순한 음만으로도 요즘 유행하는 재즈와 심지어 아리랑까지 연주할 수 있다는 사실! 김겸 교수가 직접 피아노를 치며 들려주니까 더 신기했습니다.

'피아노가 있는 미술사' 넌 보기만 하니? 난 직접 들으며 본다

역사 속 소통 수단으로서의 예술은 지속돼

중세로 넘어오면서 예술 작품은 다시 신에게 집중합니다. 이슬람과 기독교가 충돌하는 십자군 전쟁이 발발하고 교회는 성당과 성서를 중심으로 교권을 강화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세 시대 미술 작품 대부분은 성당에 있습니다. 중세 음악 역시 고대의 선법과 4도 화음으로만 이뤄진 찬송가였다는 점도 중세 시대 상을 반영한다 할 수 있습니다.

계속해서 르네상스 시대에는 금융업의 발생 등 상업사회로 변화되면서 인간에 관한 관심이 부활했다고 김 교수는 설명합니다.

상업을 중심으로 한 실용주의와 인간중심의 문화가 다시 부흥되면서, 여전히 성당을 중심으로 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중세 시대와 비교하면 훨씬 인간적이었습니다.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등의 작품을 보면 이해하실 수 있겠지요?

'피아노가 있는 미술사' 넌 보기만 하니? 난 직접 들으며 본다

17세기 바로크 시대는 문화예술의 부흥기라고 할 만한데요. 신(神), 지배계층과 피지배계층으로 나뉘던 경직된 사회 속에서 나타났던 상징적이고 추상적이었던 표현이 바로크 시대에 이르러 인간적인 시각에서 극적인 감동을 표현하였다고 합니다. 특히 이 시대에 풍경화와 정물화라는 미술의 장르가 생겨났는데, 이는 ‘예술이 아닌 장식을 위한 그림’에 대한 수요가 생겼음을 의미합니다.

'피아노가 있는 미술사' 넌 보기만 하니? 난 직접 들으며 본다

한 시간 동안 진행한 강의에서 김겸 교수는 시대별 미술 작품을 보여주며 시대 상황을 설명하고, 또 그 시대 음악을 직접 피아노로 연주해 주었는데요. 시대적인 상황 설명과 함께 그림을 직접 보고 음악을 직접 들으니 수 백년에 걸쳐 탄생한 미술과 음악 작품을 너무나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미술전이나 음악회에 가서도 당당하게 아는 척(!)하고 싶지만….마지막 강의를 듣는 날까지 조금 참아보겠습니다.

포스코 미술관 월요아카데미 ‘피아노가 있는 미술관’은 올해 12월까지 매월 넷째주에 한 번씩 열립니다. 포스코 임직원과 일반인 총 1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데요. 2012년 하반기 참가 신청은 이미 마감되었지만 추가 신청을 받고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포스코미술관(02-3457-1665,1512)으로 문의하시면 됩니다. 포스코미술관 월요아카데미를 통해 깊어가는 가을에 어울리는 감성충전의 시간을 만들어보세요. 

포스코미술관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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