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10일 이사회를 열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의결하고, 체제 전환 계획 및 2030 중장기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포스코그룹 지주회사 체제는 그룹의 미래 신사업 발굴과 사업 및 투자 관리를 전담하는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를 상장사로 유지하고, 철강 사업회사 ‘포스코’는 비상장사로 물적 분할하여 지주사가 100% 소유하는 구조로 추진된다.
포스코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를 기반으로 그룹의 균형 있는 성장을 가속화해 기업가치를 2030년까지 현재의 3배 이상으로 증대시킨다는 목표다.
l 지주회사 체제 전환 추진 배경
최근 경영 환경은 그린, 디지털, 바이오 기술이 시시각각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EV, 신재생 에너지 등 친환경 비즈니스가 고성장 하는 한편, 글로벌 패권 경쟁으로 인한 경제 블록화가 심화되어 각국은 안전한 공급망 확보에 사활을 거는 상황이다.
포스코는 이러한 변화를 맞아 철강 사업은 친환경 전환과 글로벌 성장에 매진하고, 이차전지소재와 수소 등 신성장 분야는 전략적으로 본격 육성하여 균형 있는 그룹 성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주회사를 통한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하고, 각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또한 포스코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따른 그룹 신성장 사업에 대한 가치 재평가도 기대하고 있다. 최근 포스코가 철강 사업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릴 뿐 아니라 국내외 이차전지소재, 수소 사업 등에서 적극적으로 이니셔티브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상승과는 달리 포스코의 주가는 저평가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는 포스코가 철강 중심 기업이라는 인식 때문에 신성장 사업에 대한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그룹 안팎에서 대두됐다.
이에 포스코는 그룹 사업별로 전문성을 강화하고 사업 간 시너지를 창출하여 2030 중장기 전략을 달성함은 물론, 기업 정체성을 쇄신해 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자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게 되었다.
l 지주회사 체제 전환 방향
포스코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철강 사업회사를 지주회사가 100% 소유하는 완전자회사로 물적분할하고 지주사가 중심이 되어 그룹의 새로운 성장 비전을 추진하는 방식을 따른다.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는 상장 존속법인으로 유지되며, 철강회사 ‘포스코’는 비상장 신설법인으로 운영된다. 포스코뿐 아니라 향후 지주사 산하에 새롭게 설립되는 법인들 역시 상장은 지양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기존의 주주가치 훼손을 방지하고 지주회사와 자회사 주주 간의 이해 관계가 상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철강 사업을 포함해 향후 설립될 신규 법인들 역시 비상장을 유지하여, 각 자회사의 성장 가치가 온전히 포스코홀딩스의 주주가치로 연결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철강회사의 비상장 유지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신설 철강회사의 정관에 ‘제3자배정, 일반 공모’ 등 상장에 필요한 규정을 반영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로써 포스코는 기존의 ‘분할 후 상장’ 모델과는 차별화 된 글로벌 선진 지배구조 모델을 그룹에 정착시킬 방침이다.
향후 그룹 사업을 위한 자금이 필요할 경우, 자회사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은 지양하고 지주사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주도적으로 사업을 이끌어나갈 계획이다. 또한 지주사는 그룹 사업의 영역별 전문 인사를 보강하여 균형 성장에 걸맞은 이사회를 구성하고 사외이사 비중을 확대하는 등 이사회 중심의 선진 그룹 경영을 강화할 예정이다.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는 크게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개발 △그룹 사업 개편 및 시너지 확보 △그룹 R&D 전략 수립 △ ESG 경영 리딩의 역할을 맡게 된다.
지주사는 그룹의 성장전략을 수립하고 이에 따른 미래 사업 테마를 발굴하며 M&A 등 신사업을 추진하는 미래사업 포트폴리오 개발자로서 역할한다. 동시에 그룹의 사업을 냉철하게 진단 및 평가하고 사업육성 또는 구조조정 방향을 설정할 것이며, 그룹과 시장 전체 관점에서 새로운 시너지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다. 또한 그룹 종합 연구 체제를 구축하여 미래 신기술 전략을 수립하고 필요한 R&D 인재를 영입 및 육성하며, 그룹의 ESG 전략 수립과 탄소중립 로드맵을 관리하는 등 그룹의 ESG 경영 역시 리딩하게 된다.
l 지주회사 체제 전환 방향
포스코그룹은 2030년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을 목표로, 아래와 같이 7대 핵심 사업과 미래 사업 발굴을 추진한다.
1) 철강 사업
철강 사업은 친환경 생산체제 기반 구축, 프리미엄 제품 판매 강화, 해외 투자 확대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한다.
현재 철강산업은 환경이 최우선 가치로 부각되어 각 국가와 기업들이 탄소중립계획을 발표하고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강화하고 있으며, 환경규제와 맞물린 무역 장벽 역시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Green Steel’로 불리는 친환경 고급강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환경 부담에 따른 철강설비 증설은 자제되면서 수급 환경의 대변화도 예상된다.
이러한 철강산업을 둘러싼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포스코는 국내에서는 2030년까지 사회적 감축 10%를 포함해 CO2 배출량 총 20% 절감을 목표로 2조 원을 투자하여 탄소중립 생산체제 구축에 나선다. 탄소중립의 첨병인 수소환원제철은 2030년까지 국책과제를 통해 포스코 고유의 수소환원제철 모델 HyREX(하이렉스)의 데모 플랜트를 구축하고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동시에 석탄 사용 저감 기술과 신규 전기로 도입 등을 통해 저탄소 제품 요구에 대응하고, 친환경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여 향후 2022년부터 2030년까지 평균 13%의 영업이익률 달성을 목표로 사업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에서는 2030년까지 12조 원을 투자하여 현재 510만 톤의 조강 능력을 2,310만 톤으로 확대하고, 영업이익률은 7%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Green Steel 생산 등 친환경 경쟁력을 보유한 지역을 중심으로 원료 및 에너지 파트너사와의 협력 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인도의 경우 향후 그린수소 생산 경쟁력이 높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수소 활용까지 고려한 진출 전략을 수립했으며, 철강산업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동남아 시장의 수요에 대비해 인도네시아 일관밀 확장을 계획 중이다. 풍부한 철 스크랩 등 친환경 철원류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또한 Green Steel을 주도하는 신성장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어, 향후 미국에서의 전기로 일관밀 합작도 고려하고 있다.
2) 이차전지소재(양/음극재) 사업
이차전지소재 사업은 양•음극재 생산능력을 현재 약 11만 5천 톤에서 2030년 68만 톤까지 확대하고, 선도 기술 확보를 통해 글로벌 Top-Tier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먼저 양극재는 국내와 중국에서 배터리사를 공략한 생산기지 집적화를 추진하고, 미국에서는 GM과의 합작을 통해 대규모 공장을 설립하는 등 생산능력을 2030년 42만 톤까지 확장하며 글로벌 입지를 다진다. 더불어 다양한 수요처 확보를 위해 프리미엄부터 저가형 제품까지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차세대 배터리 소재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전고체전지용 소재도 개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음극재는 흑연계에서 글로벌 리딩 경쟁력을 유지하고 실리콘계 사업에 진출하여, 2030년 26만 톤의 생산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특히 중국 수입 의존도가 높은 흑연의 경우 천연흑연 공급처를 탄자니아, 호주 등 중국 외 지역으로 다변화하고, 인조흑연 역시 이번 달 1단계 준공을 마친 국내 유일의 생산 공장을 기반으로 자체 수급 능력을 갖춰 경쟁력을 높인다. 또한 차기 전기차에 사용될 실리콘계 음극재는 2023년 양산 설비 구축을 목표로 유럽 완성차 업체와 제품 개발에 협력 중이다.
3) 리튬/니켈 사업
이차전지소재의 원료인 리튬과 니켈 사업은 자체 보유한 광산•염호와 친환경 생산 기술을 통해 2030년까지 리튬 22만 톤, 니켈 14만 톤의 생산 능력을 갖춘 글로벌 Top 제조사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리튬은 포스코가 2018년 선제적으로 확보한 아르헨티나 염호와 호주 필바라社의 광산 지분을 통해 경쟁력 높은 공급체계 구축을 지속한다. 포스코는 지난 10년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친환경 리튬 추출 기술을 확보했으며, 전고체 전지용 황화리튬과 리튬메탈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도 개발 중이다.
니켈은 2030년까지 광석 기반 11만 톤, 리사이클링 추출 3만 톤으로 총 생산능력 14만 톤을 확보할 방침이다. 호주와 인도네시아 등의 글로벌 니켈사와 합작하여 생산능력을 확충하는 한편, 급증하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적기 대응 할 수 있도록 기존 스테인리스스틸용 니켈 일부를 배터리용 고순도 니켈로 전환하는 투자를 진행 중이다.
또한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을 위해 내년 11월 광양에 1단계 리사이클링 공장을 준공 예정이며, 글로벌 폐배터리 수거 네트워크 보유사와 전략적 협력을 통해 배터리 순환 경제 완성에도 기여코자 한다.
4) 수소 사업
수소 사업은 2030년까지 10조 원을 투자하여 연간 매출 2조 3천억 원, 생산 50만 톤 달성을 목표로 한다. 이후 20년간 사업을 고도화하여 2050년까지 연간 700만 톤의 수소 생산 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Top 10 수소 공급 기업으로 자리 잡는다는 포부다.
포스코는 자체 수소환원제철과 그룹사 포스코에너지의 발전 사업으로도 국내 최대 규모의 수소 수요가 발생하는 기업이다. 이러한 안정적인 내부 수요를 기반으로 적극적 외부 판매까지 연계하는 수소 사업 모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초기 단계에서는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활용해 수소 시장에 진출한다. 포스코는 2026년까지 연간 7만 톤의 부생수소(그레이수소)를 연료전지 및 모빌리티용으로 공급하는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이후 2030년까지는 해외에서 추진 중인 블루•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본격화하여 연간 50만 톤으로 생산량을 증대한다. 이후 2040년 300만 톤, 2050년 700만 톤으로 생산 능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국내외 철강, 연료전지, 발전, 충전소 등 대규모 B2B 수요처에 수소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포스코는 7대 전략국가에서 19건의 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공급망과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중동에서는 글로벌 최대 석유기업과 프로젝트 지분투자를 통한 블루수소 할당 구매권리(Off-take) 확보를 추진 중이며, 재생에너지 생산 여건이 우수한 호주와 오만 등에서는 철강을 연계한 다수의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수소 생산과 활용을 위한 핵심 기술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과학기술원과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암모니아 크래킹 기술 연구 개발에 착수했으며, 한국원자력연구원과는 원전 연계 고온 수전해 기술 연구를, 두산중공업과는 암모니아 혼소터빈 발전기술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 중이다.
5) 에너지 사업
에너지 분야에서는 LNG, 암모니아, 신재생에너지 등 수소경제와 연계한 사업을 확대한다.
우선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가교로 주목받는 LNG의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광양에 LNG 터미널 2단계 증설 사업을 진행 중이며, 당진 등에도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LNG를 생산하는 E&P 사업은 미얀마 가스전 추가 개발을 지속하고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에서의 탐사 자산 개발도 진행할 계획이다.
발전 사업은 장기적으로 LNG 발전을 청정 수소 발전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로, 먼저 LNG 발전에 암모니아 혼소기술을 적용한 저탄소 발전을 추진한다. LNG 발전 외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도 해외 선진기업과의 합작 등으로 확대해 나가면서, 그룹의 에너지 분야 발전용량을 2030년까지 현재의 약 2.5배인 8.3GW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6) 건축/인프라, 식량(Agri-Bio) 사업
건축•인프라 분야는 2030년 친환경 수주액 4조 3천억 원 달성을 목표로 제로에너지빌딩, 모듈러 건축 등 친환경 분야의 수주를 확대하는 한편, 수소생산 플랜트 및 그린뉴딜 연계 해상풍력 플랜트 사업도 확장하여 친환경 인프라 기반의 지속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또한 식량 사업(Agri-Bio)은 2030년 매출 10조 원을 목표로 우크라이나와 북남미 지역에서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사업 교두보 마련에 나선다. 또한 국제 환경인증을 기반으로 환경이슈가 야기되지 않은 팜 농장 인수 혹은 팜유 정제사업 진출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식량 메이저로서 취급량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7) 미래 사업 발굴
포스코는 지주회사 체제 아래, 벤처투자를 그룹의 신사업 발굴 채널로 지속 활용함과 동시에 유망 벤처기업을 글로벌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기업)으로 육성함으로써 그룹의 미래 가치를 제고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누계 8천억 원의 펀드 출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포스코의 출자액과 외부 벤처펀드 자금을 합한 펀드 결성 총액은 4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벤처펀드는 이차전지소재, 수소 등 그룹 성장 사업 연관 분야 투자와 그래핀, 바이오 등 미래 유망 신수종 분야 투자로 나누어 진행되며, 벤처투자를 포스코그룹의 사업 역량 강화는 물론 그룹의 Seed 사업 발굴에도 활용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