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글 과학기술칼럼니스트 이준정 박사
l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2011년 발간한 『제3차 산업혁명』에서 산업혁명의 개념을 제안한 바 있다. 그는 19세기의 제1차 산업혁명을 증기기관과 석탄이 인쇄와 신문이란 소통 기술을 만나 경제가 급속히 부흥하게 된 현상으로 분석했고, 20세기 제 2차 산업혁명은 석유자원과 전기에너지가 전화와 텔레비전이란 새로운 소통 수단을 만나 또 다시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룬 현상으로 분석했다.
그런데 21세기 들어 중국의 산업이 부흥하고 석유가격이 배럴 당 150불에 근접할 정도로 폭등하는 현상을 보며, 기존의 화석에너지 시스템으로는 더 이상 획기적인 경제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한계점에 부딪혔다고 판단하고 석유에너지 시대의 종말을 주장했다.
그는 태양에너지와 풍력에너지 같은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으로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야 획기적인 경제성장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는데, 21세기 경제는 신재생 에너지를 기반으로 인터넷을 통해 소통하는 새로운 시스템이 지배하는 제3차 산업혁명기라고 주장했다.
산업은 사물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 공장으로 바뀌고, 제품개발, 생산, 유통, 물류 등 전체 제조 단계에서 이뤄지는 작업과 서비스를 정보통신기술과 결합하여 생산성, 품질, 원가, 그리고 고객만족도까지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어 또 한번의 경제 부흥기를 기대할 수 있다. 제레미 리프킨이 분류한 산업혁명의 기준에 따르면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도 제3차 산업혁명의 영역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l 세계 각국에서의 산업혁명 움직임
독일의 교육과학부는 자국의 중소기업들이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현상을 극복하고, 미국의 첨단제조업 부흥에 대응함과 동시에 부상하는 중국의 제조기술력을 따돌릴 수 있는 획기적인 산업생산시스템을 강구하고자 노력했다. 이 결과 ‘산업4.0(Inderstrie 4.0)’이란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냈고, 독일은 이를 국가산업전략으로 채택했다.
‘산업 4.0’ 개념은 산업설비의 디지털 공장과 현장의 자동화 공장이 모든 조업데이터를 공유하고 최적 조업조건을 사이버 상에서 예측해 내는 사이버-물리 연동 시스템을 유연한 생산 시스템의 해법으로 삼는다.
이 새로운 개념의 스마트 공장 시스템은 많은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았고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의 모델로 다뤄졌다. 세계경제포럼 의장인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은 독일식 ‘산업 4.0’ 모델에 인공지능과 유전공학이 결합되면 산업의 기틀이 전혀 다른 형태로 바뀌어 제4차 산업혁명이 촉발된다고 주장했다.
이와는 별도로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GE)은 그들이 생산하는 산업설비 속에 센서들을 장착하여 설비의 가동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설비를 관리해주는 산업인터넷 기술을 개발하여 고객에게 설비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는 제조업이 설비를 만들어 내는데 그치지 않고 고객의 설비 가동상태를 해석해 주는 서비스를 겸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제조업의 대변신이라고 할 수 있다.
GE가 보여준 산업인터넷 기술과 독일이 추구하는 사이버-물리 시스템을 채택한 스마트 공장 개념이 미래를 기약하는 제조업의 혁신적 사례로 평가되면서 각국 정부는 이를 미래산업기술전략의 모델로 삼고 있다.
제품의 수요변동에 따라서 설비가 자동으로 설정되는 기술은 이미 첨단제조공장에선 흔한 일이지만 대부분 같은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상품의 주문단위가 소량으로 바뀌면 생산 설비의 설정 조건이나 부품의 교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심지어 원료 조건도 다양해 진다. 이로 인해 생산원가가 상승하고 생산성이 하락하는 문제를 수반한다.
또 단위 공정만 소량 주문생산 체제로 바뀐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주문에서부터 원료 수급, 각 단계 별 생산설비 조정, 공장내 물류, 공급망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가 소량 다품종 생산에 맞게 유연생산체제로 바뀌어야 한다. 원료나 부자재 공급부터, 생산 일정, 생산 공장, 설비 정비, 물류에 이르기까지 서로 데이터를 공유하면서 실시간으로 최적 생산조건을 찾아내고 결함 발생을 최소화해야 한다.
고객 별로 다양한 옵션을 부가한 맞춤형 제품을 소량이라도 공급해 주는 방향으로 시장이 바뀌면서 모든 산업계가 유연한 생산시스템을 갖춘 스마트 공장을 채택해야만 하는 혁신과제를 안게 된 것이다.
l 포스코형 스마트팩토리
기간산업으로 분류되는 철강업은 전통적 제조방식을 따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철강제조공정은 고열 작업이 많고 고속·고압 생산 조건에서 연속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들로 가득 차 있어 일찍부터 자동 조업 방식을 적용해 왔고, 근접 작업에 위험이 따를 수 있는 작업자들은 중앙운전제어실에서 설비가동상황을 감시하는 일을 맡아왔다.
조업방식의 자동화에 머물지 않고 포스코에서는 전체 제철 공정을 21세기형 스마트 공장으로 바꾸는 작업을 이미 시작해, 설비, 품질, 에너지, 안전관리 등 모든 분야를 스마트 공장으로 바꾸는 프로젝트를 2017년까지 완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포스코가 추구하는 미래형 제철공정인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는 공장 설비에 설치된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목적에 맞게 스스로 가동하는 공장을 말한다. 수집된 데이터는 설비 상태를 실시간 진단·예측하는데 활용하여, 안정적인 조업환경을 유지하고 설비 수명도 연장할 수 있다.
포스코 스마트팩토리가 실현되면, 설비관리 부문에서는 설비의 가동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도록 스마트 센서를 통해 통합센터에서 센서정보 및 점검, 수리, 고장 등 설비 이력정보를 분석할 수 있고, 고장시점을 예측하여 사전에 조치를 취함으로써 설비수명을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다. 작업자들은 웨어러블 장비를 착용하여 도면정보를 전달 받아 설비의 분해 조립 절차를 수행하므로 완벽한 정비가 가능하다.
생산관리 부문에서는 전문가 경험에 의존한 생산방식에서 벗어나 품질, 에너지, 환경 등 현장 상황을 종합 분석하는 무인 지능시스템으로 생산량을 자동으로 결정하고 설비-소재-품질 데이터를 통합분석하여 최적의 운전 패턴을 도출하므로 소단위 작업에서도 생산효율성을 높이고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품질관리 부문에서는 모든 생산공정을 영상 모니터링하여 실시간 품질관리가 가능하다. 중단이 불가능한 연속 공정이므로 품질에 영향을 주는 설비 소음 발생, 진동, 온도 등의 요소들을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함으로써 불량 발생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고 후 공정의 작업조건에 반영함으로써 품질 불량을 방지한다.
물류관리 부문에서는 선박으로 수입되는 원료 및 부원료를 하역하는 작업부터 생산공장 내부에서 소재와 제품을 운반하고 보관하는 전 과정을 무인 자동화해 물류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원가절감 등 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뿐만 아니라 공장에서 출고되는 제품들이 유통기지 및 고객사 창고에 도달할 때까지 입·출고 관리 및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제품 자동인식 시스템을 구축했다.
환경/에너지 부문에서는 공장에서 발생하는 분진, 황/질소화합물 등 유해물질을 하이-플라스마 공법으로 완전 제거해 친환경 공장을 구현하고 있다.. 또한 공장 /공정별로 에너지 소비량을 조업패턴에 따라 실시간으로 분석해서 최적의 에너지 사용 패턴을 적용하고자 한다.
안전관리 부문에서는 위험지역에 접근하는 작업자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미리 경고하여 사고를 예방하고, 설비에 부착된 센서나 CCTV영상을 통해 화재, 폭발, 가스 등 위험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긴급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설비엔지니어링 부문에서는 단위공장 별 디지털 가상공장을 만들어서 설비 신/증설 및 생산조건 변경사항에 대해서 실제 공장처럼 설비개조 및 조업변경을 미리 시뮬레이션 해 볼 수 있다. 신규 설비의 성능, 장애 요인, 유지보수상 문제점들을 사전에 발견하여 수정함으로써 최적설계를 구현하고 비용 및 시간을 절감한다. 또한 가상공장에서 다양한 시험조업을 시도할 수 있어 실제 공장에 적용 가능한 최적생산조건도 발굴해 낼 수 있다.
포스코가 추구하는 스마트팩토리는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컴퓨터 시뮬레이션, 첨단로봇, 증강현실, 사이버 보안, 생산과 경영관리 시스템 통합 그리고 인공지능기술이 가미된 최첨단 21세기형 공장 모델이다. 전 세계 철강업계는 물론이고 타 산업의 스마트공장화에도 모범이 될 수 있는 사례이다. 첨단 스마트 공장으로 변신한 포스코는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신철강제품도 손쉽게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되어 21세기에도 미래문명을 개척해 나가는 산업선도자 역할을 다 할 것으로 기대된다.
* 포스코리포트는 해당 분야 전문가 필진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포스코의 입장이나 전략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