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포스코그룹 최초의 여자축구팀이 탄생했습니다. 이름하여 ‘FC포미네이터’! FC포미네이터 주장 포스코 마케팅전략실 주하림 과장이 들려주는 팀 결성부터 11월 4일 열린 오피스 플랩 팀 리그 준우승까지 그녀들의 행복축구 이야기를 만나보시죠! (포미네이터 탄생기가 궁금하다면? 1편 보러가기 Click!)
FC포미네이터는 분기에 한 번 씩 여러 기업의 여자축구(풋살)팀과 친선 경기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그동안은 주로 판교에 있는 회사 팀들과 자체적으로 리그를 구성해 시합을 했습니다. 팀 결성 초반에는 3~4개 회사 팀과 소소하게 경기를 치렀는데 소문이 나면서 참가를 희망하는 팀이 늘어났고, 이에 정식으로 풋살 플랫폼과 함께 리그를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친선 경기와 달리 우승 상품과 메달이 걸린 공식 대회로, 이름하여 ‘오피스 플랩 팀 리그’인데요. 대망의 11월 4일, 그야말로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여자축구(풋살)팀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번 오피스 플랩 팀 리그에는 총 9개 팀이 참여했고, 3개 팀씩 3조로 나눠 예선을 치른 뒤 각 조 1위들이 모여 1~3위 결정전, 2위들은 4~6위 결정전, 3위들은 7~9위 결정전을 치러 최종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포미네이터는 조 추첨을 통해 신흥 강자 뉴스1팀, 구글팀과 함께 A조에 배정됐는데요. 조별 예선에서는 두 팀과 각각 3경기씩 총 6경기를 치렀습니다.
저희는 오프닝 첫 경기로, 뉴스1팀과 맞붙었는데요. 상대 전적은 1무였으나 당시 재빠르고 공을 잘 다루던 선수가 있어서 애를 많이 먹었거든요. 그래서 조금 긴장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뉴스1팀만 잡으면 무난히 조 1위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아쉽게도 그 선수가 발목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더라고요. 솔직히 저희로서는 기회였기 때문에 초반 기세를 가져오기 위해 공격적으로 몰아세웠고, 제가 2골을 넣으면서 승리를 따냈습니다.
오히려 복병은 구글팀이었습니다. 에너지가 상당히 좋고 발 재간과 피지컬이 좋은 선수가 있어서 공을 몰고 내려올 때면 아찔한 순간이 여러 번 발생했는데요. 1:1 무승부로 선방하며 두 번째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두 번째 턴에서 두 경기 모두 승리를 하며 무난하게 조 1위를 하는가 싶었는데, 세 번째 턴에서 뉴스1팀과 0:0으로 비기면서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조 1위를 사수하려면 마지막 구글팀과의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 다리였습니다. 또다시 종아리 근육이 뭉쳐버린 겁니다.
일단 급한 대로 저를 제외하고 나머지 멤버로 경기에 나섰습니다. 누워서 다른 멤버들이 제 발과 다리를 주물러주며 응급조치를 하는 동안 제발, 제발 버텨달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5분만 버티면 내가 다시 들어가겠다고.
잠시 후 그라운드에 다시 들어가서는 남은 힘을 모두 짜내 경기를 풀어갔습니다. 양 팀 모두 한 골도 터지지 않은 채 경기 막바지에 다다랐고, 좋은 위치에서 강지수 선수가 프리킥을 얻어냈습니다. 마지막 기회다! 골대를 한번 보고. 발끝에 모든 집중력을 모았습니다. 펑!
잘 맞은 공이 키퍼 정면을 향해 날아갔습니다. 아, 잡히나… 싶었는데, 키퍼가 떨어뜨리더라고요. 그때, 먹이를 놓치지 않는 하이에나의 본능으로 강지수 선수가 달려들었고 툭, 골문을 흔들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진 경기 종료 휘슬. 조 1위가 확정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선수들이 모두 뛰쳐나와 포효하며 얼싸 안고, 키퍼 이지원 선수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각 조 1위끼리 경기를 치르는 1~3위 결정전에서는 B조 1위 카카오팀, C조 1위 네이버팀과 만났습니다. 국내 최고 IT 기업들과의 한판 승부! 선수들과 제조업의 저력을 보여주자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네이버팀과의 대결에서 힘겹게 1:0 승리를 거두고, 이제 마지막 카카오팀에게만 이기면 완벽한 우승이 가능한 상황. 하지만 카카오팀의 벽은 높았습니다. 오랫동안 합을 맞춰온 전통의 강호답게 빠른 패스 플레이와 탄탄한 기본기로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였고, 결국 1:3으로 경기를 마치며 카카오팀이 우승, 포미네이터가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아쉬웠지만 부족함을 인정하고 다음에는 꼭 우승하자고 서로를 다독이며 준우승을 마음껏 즐기기로 했습니다.
선수층이 두껍지 않다 보니 이번 대회에서 주전 선수들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막판에는 정말 모래주머니를 달고 뛰나 싶을 정도로 동작이 둔해진 게 눈에 보일 정도였죠. 그래도 “한 발 더 뛰어! 책임져!”라는 제 불호령에 끝까지 한 발씩 더 움직여주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부상으로 게임도 뛰지 못하는데 기꺼이 참가해 필요한 모든 업무들을 지원하고 챙겨준 김보영 선수, 김아영 선수의 헌신을 보면서 포미네이터의 끈끈한 팀워크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저에게 포미네이터는 귀여운 축린이들에게 뛰어놀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고 즐거운 추억을 쌓아주며 함께 행복한 축구를 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희망고문이 아니라, 정말 조금만 하면 좋은 성과가 날 것 같다는 기대가 생기니 조금씩 채찍질도 하게 되더라고요.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뛰어 준우승이라는 결과를 만들어준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습니다. FC포미네이터의 행복축구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그날까지 포미네이터의 행복한 공차기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