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하다는 편견을 깨고 기술 창업의 요람으로 성장하고 있다. 체인지업 그라운드는 포스코의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과 더불어
지역경제 활성화와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겠다는 목표 아래 입주기업의 성장을 위해 △강력한 산학연 협력 인프라
제공 △글로벌 진출을 위한 포스코 그룹사 네트워크 지원 △성장 단계별 투자 연계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2022년 7월 개관 1주년을 맞이하는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의 지난 1년간의 발자취를 돌아본다.
포항시 남구에 위치한 지상 7층, 지하 2층, 연면적 2만 8000㎡에 달하는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벤처 인큐베이팅센터 ‘체인지업 그라운드(CHANGeUP GROUND) 포항’이 개관 1주년을 맞이한 지금, 소재·IT·바이오·에너지 등 4차 산업을 이끌어갈 다양한 분야의 유망 벤처기업들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개관 당시 입주 기업 수 68개, 기업가치 4,672억 원에서 2022년 6월 말 기준 입주 기업은 87개, 기업 가치는 1조 177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들 기업이 고용한 인원도 596명에서 801명으로 1년새 205명이 늘었다. 게다가 매달 신규 입주 기업 선발 경쟁률은 약 5대 1에 달해 인재 영입과 자원 확보 등에 있어 수도권보다 불리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버리고 있다. 이는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에 밀집돼 있던 창업 인프라를 지방으로 확산시켰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은 유망 벤처들의 안정적인 성장을 돕기 위해 창업 공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R&D, 투자 연계, 판로 개척 등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벤처기업별로 성장 단계와 세부적인 니즈에 따라 벤처 투자사, 포스코 그룹사, 정부와 지자체 등의 협업 파트너를 매칭해주는 벤처 플랫폼의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포스코는 그룹의 신사업 발굴 및 육성이라는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는 동시에 청년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해 ‘기업시민’ 포스코의 경영이념을 구현하고자 한다.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의 경쟁력은 포스텍을 비롯해 포항가속기연구소, 포항산업과학연구원, 한국로봇융합연구원, 포항금속소재산업진흥원, 나노융합기술원, 포항테크노파크 등 산·학·연을 아우르는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 인프라에서 나온다. 이들은 스타트업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벤처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만의 차별점은 초기 창업기업이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그리고 더 나아가 글로벌 기업으로까지 도약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현재 스타트업의 사업 환경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들 정도로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우수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더라도 성장의 한계에 부딪히기 마련이다. 이에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은 입주 기업의 글로벌 도약을 위해 창업 보육, 판로 지원, 투자 연계, 네트워크의 4가지 분야를 지원하는, 일명 ‘스타트업 서포트 프로그램(Startup Support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의 대표 벤처 육성 프로그램으로는 2011년 국내 대기업 최초로 시작한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IMP)’가 있다. IMP는 예비창업자와 초기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선발된 팀에게 1억원에서 최대 5억원까지 직접 투자하고 후속 투자 유치를 위해 투자자들과 네트워킹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10여 년간 415개 팀을 발굴 육성하였고, 이중 134개 기업에 223억원을 직접 투자했다. 포스코가 직접 투자한 IMP 선발 벤처기업의 총 기업가치는 약 2조 원에 달한다.
또 초기 투자와 보육에만 그치지 않고 벤처기업이 실제 매출을 일으킬 수 있도록 포스코그룹사와 비즈 매칭을 통해 판로 개척도 지원하고 있다. 예컨대 제철소 내 안전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협동 로봇을 도입하고자 할 때 이와 관련된 스타트업을 연결해 테스트하고 납품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는 기존 중소기업 대상 동반성장 프로그램 ‘성과공유제(Benefit Sharing)’의 스타트업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
*성과공유제(Benefit Sharing): 포스코가 2004년 도입한 성과공유제는 포스코와 협력기업이 공동으로 개선활동을 수행하고 그 성과를 공유하는 제도이다. 참여기업에게는 과제 추진을 통해 발생한 재무성과의 50% 현금보상 및 최대 5년의 장기공급 계약권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으로,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
기존 스타트업들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자금 확보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포스코는 스타트업들이 빠른 스케일업(Scale-up)을 실행할 수 있도록 창업과 보육을 지원하는 창업생태계인 ‘벤처밸리’ 조성과, 그리고 자본의 매칭과 지원을 위한 ‘벤처펀드’ 투자를 통해 지속 가능한 플랫폼으로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벤처 펀드의 가장 큰 특징은 창업 초기 씨드(Seed)단계 스타트업부터 상장 기업에 이르기까지 성장 단계별 특성에 맞게 펀드를 조성해 운영한다는 점이다. 이는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해 빠른 성장을 도모할 뿐 아니라 후속 투자를 통해 포스코의 신사업으로 신속하게 육성하기 위해서다. 벤처 펀드 투자 기업의 포트폴리오는 크게 유망 분야와 도메인 분야로 나뉘는데 유망 분야는 IT, 소재, 바이오 등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 도메인 분야는 현재 포스코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할 산업 분야로 2차전지, 소재 등이 해당된다.
포스코는 8,000억 원의 재원을 기반으로 매년 국내외 벤처 투자 시장의 변화와 그룹 신사업 전략 방향에 발맞춰 펀드 전략을 유연하게 펼칠 예정이며, 국내외 우수 운용사를 활용하여 수익성 확보 및 투자손실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벤처펀드가 장기적으로 지속 운영될 수 있도록 회수된 자금은 재투자할 계획이다.
포스코의 벤처 플랫폼에 올라탄 벤처는 중기부 벤처 지원 사업, 강소 특구 육성 사업, 전국 창조센터 및 포항 테크노파크 등 다양한 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 프로그램 관련 정보를 얻고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일례로, 에너지 공유 플랫폼 기업인 에이치에너지는 2021년 포스코, 포스텍, 경상북도 등과 ‘도민 주도형 그린뉴딜 플랫폼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시민이 공유 옥상 발전소 건설 등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생산에 투자하는 ‘경북우리집 RE100’ 플랫폼을 운영하게 되었다. 경상북도가 공유 태양광 구축 관련 인허가 등 행정을 지원하고, 에이치에너지와 포스코가 도민 주도형 공유 태양광과 그린뉴딜 플랫폼을 구축하고, 포스텍은 전략 데이터 수집·공유·공동 연구를 하는 등 체계적인 협업 체계를 진행해 이들이 가진 우수한 기술을 실증하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이다.
서울과 수도권에 대한 경제와 문화 집중도가 점차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포스코가 포항과 서울을 연결하고 나아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벤처기업을 육성하려는 시도는 이전에 없던 산학연 협력의 실험적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포스코는 체인지업 그라운드를 만들면서 ‘또 하나의 퍼시픽 밸리’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글로벌 벤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포스코가 ‘오늘의 연구가 내일의 산업이 된다는’ 산학연 협력 모델을 바탕으로 구축한 벤처 생태계가 포스코의 지속가능한 신사업 발굴 체계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