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개막을 앞두고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이 한창입니다. 포스코가 후원하는 장애인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도 얼마 전 전지훈련을 마치고 한층 더 강도 높은 훈련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장애인 아이스하키가 다소 생소하신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박진감 넘치는 경기 내용 때문에 “동계패럴림픽의 꽃”으로 불리는 인기 종목인데요. 일반 스케이트를 탈 수 없는 선수들이 특수 제작 썰매에 앉아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며 골대를 향해 질주하는 경기를 보다 보면 그 긴장감은 일반 아이스하키 경기를 볼 때와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지상에서는 휠체어나 의족 등 보조기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선수들이지만 두 개의 날이 선 특수 썰매만 있으면 마치 날개를 얻은 것처럼 빙판 위를 거침없이 날아다니는데요, 이런 선수들의 움직임을 응원하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파트너사인 포스코는 여러 매력을 가진 장애인 아이스하키 종목에 주목하게 되었고, 우리 국가대표팀이 올림픽에서 더 멋진 경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고민 끝에 국가대표 선수들을 위한 아주 특별한 썰매 제작에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포스코가 제작 지원한 최초의 국산 장애인 아이스하키 썰매 제작 스토리를 지금 소개해 드릴게요!
장애인 아이스하키 선수들에게 썰매란?
썰매는 다리를 쓸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리가 불편한 선수들이 참여할 수 있는 스포츠 종목에 사용하게 되었고, 이제는 장애인 아이스하키라는 패럴림픽 정식 종목으로 자리 잡게 되었는데요. 특히 썰매에 탄 채로 바디체크, 즉 경기 중 몸싸움이 벌어지기 때문에 썰매의 역할이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종목이기도 합니다.
2014 소치 동계패럴림픽에서 러시아를 누르고 기적 같은 역전 슛으로 승리를 이끈 주역이자 올해로 선수 생활 18년 차를 맞는 한민수 선수는 썰매가 견고하고 가볍고, 몸에 잘 맞을수록 더욱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다고 강조하는데요. 선수들에게 수족이나 다름없는 썰매는 선수들의 조향이나 직진성 등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벼우면서 견고하고 부딪혔을 때 충격 흡수도 잘 되어야겠죠.
하지만 지금까지 장애인 아이스하키 썰매 관련 부품 및 장비는 모두 캐나다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제작에 여러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무게도 많이 나갈 뿐 아니라 경기 중 발생하는 강한 충격을 견디기에도 부족한 부분이 있었죠. 이에 빙상 장비 전문 업체인 매시브 블레이드가 올해 처음으로 썰매 제작 국산화를 목표로 가볍고 튼튼한 고성능 소재를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포스코가 썰매 개발에 참여하면서 최초의 국산 썰매 제작 프로젝트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포스코 기술력의 집합체, 최초의 국산 장애인 아이스하키 썰매
이번에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장애인 아이스하키 썰매에는 포스코에서 개발한 신소재 고강도 마그네슘 합금과 고망간 방진강, 그리고 스테인리스강이 적용되었는데요. 특히 비중이 높아 썰매를 무겁게 만드는 알루미늄 합금 대신 마그네슘 합금을 대폭 적용하여 무게를 줄이고, 경기 중 격렬한 몸싸움에 주로 노출되는 부분에는 고망간 방진강을 사용하여 선수들이 느끼는 충격과 썰매의 변형을 최소화하도록 하였습니다.
마그네슘의 경우 비강도(비중 대비 강도)가 우수하고 알루미늄보다 ⅔ 이상 가벼운 대신 성형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는데요. 다행히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의 도움으로 이 문제는 말끔히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RIST에서는 3년 전부터 MTB 자전거 프레임이나 대학생 자동차 등과 같이 마그네슘 소재를 이용한 제품화 기술 관련하여 많은 연구를 진행해 왔고 관련된 설비도 보유하고 있었죠.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RIST 이목영 연구원은 마그네슘에 가공 기술을 성공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재질의 특성 파악, 적절한 열처리 온도 유지, 벤딩 할 때의 툴을 제품의 형상에 최적화하는 것, 이 세 가지 요소를 일체화시키는 데 가장 집중했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최적화된 가공기술을 적용한 마그네슘은 일반 마그네슘 소재보다 가공성이 약 두 배 정도 향상되어 썰매 제작에 큰 도움이 되었죠.
마그네슘 외에도 포스코의 신소재인 고망간 방진강도 큰 역할을 해 줬는데요. 고망간 방진강은 진동이 건물 등의 구조물에 전달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용되는 철강제품으로 방진 성능이 좋아 충격 흡수에 최적의 소재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거칠고 충돌이 많은 아이스하키 장비에도 단연 가장 탁월한 소재인데요.
광양 기가스틸 상용화추진반 김성규 팀장의 설명에 따르면 고망간 방진강이 갖는 방진 특성이 바로 외부에서 오는 충격에 의한 진동을 금속 내에서 흡수할 수 있게 해 준다고 하는데요. 이런 강재 특성이 선수들 간 충격이나 충돌이 있을 때 진동을 줄이고 충돌이 발생했을 때 썰매가 변형되지 않도록 해 줍니다.
장애인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날개를 달다
이번 썰매 제작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포스코 연구원들은 선수들이 경기 중에 느끼는 실질적인 어려움을 이해하는데 가장 긴 시간을 고심했다고 합니다. 가벼우면서도 강한 썰매를 만들어야 한다는 원칙은 있었지만, 격렬하고 역동적인 경기 상황과 움직임을 정확하게 가늠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실제로 다 제작된 썰매를 다시 설계하고 제작하는 과정을 반복했고, 선수들은 물론이고 감독, 코치들과도 많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하는데요. 또한 마그네슘 합금의 성형, 방진강의 용접, 열처리 등의 기술적인 문제들은 사내외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해결했고요.
이렇게 포항, 광양, RIST, 그리고 빙상장을 오가며 진행된 썰매 제작 프로젝트는 포스코 기술력의 집합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노력으로 장애인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들은 기존 수입 제품보다 34% 가벼우면서 충격 흡수력도 뛰어난 썰매를 타고 더 멋진 경기를 펼칠 수 있게 되었는데요. 곧 다가올 2018 평창 패럴림픽에서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해 봐도 되겠죠? 🙂
장애인 아이스하키 종목의 저변 확대를 위해
앞으로도 계속될 포스코의 응원에
여러분들도 많은 참여와 응원을 더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