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문화를 발전시킨 위대한 업적 중 하나인 인쇄술!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지식과 정보를 보존하고 전파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는데요. 인쇄술이 발전됨에 따라 인류는 지식의 대중화를 이루며 찬란한 문명을 꽃피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금속으로 만든 활자는 전 세계의 가장 중요한 발명품으로도 손꼽히는데요. 위대한 발명품인 금속활자! 오늘 스틸캐스트에서는 인쇄술의 역사부터 그 발달에 영향을 미친 금속의 이야기까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인류 문명을 꽃피운 인쇄술의 역사
활자를 사용하여 똑같은 서류를 여러 장 찍어내는 인쇄술이 발명되기 전까지 인간은 붓으로 책을 쓰는 등 지식과 정보를 보존하고 전파하는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쇄술이 발명됨에 따라 동일한 내용의 문서와 책을 대량생산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이에 따라 지식의 대중화도 이뤄냈죠.
그렇다면 인쇄술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시작된 걸까요? 최초의 인쇄술은 동양에서 먼저 시작되었습니다. 8세기경, 글자를 나무 판 표면에 새긴 후 잉크를 묻혀 찍어내는 목판 인쇄술이 처음으로 등장했는데요. 세계 최초의 목판본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과 국보 제32호인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은 목판 인쇄술을 통해 만들어진 것으로, 자랑스러운 한국의 인쇄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산입니다.
하지만 목판 인쇄술은 모든 글자를 일일이 새겨야 하기 때문에 한 글자라도 틀리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었는데요. 이를 보완하여 발명된 것이 바로 ‘활판 인쇄술’입니다.
활판 인쇄술의 핵심은 납이나 구리 등 금속을 이용하여 활자를 만드는 것인데요. 활자를 제작한 후 그것을 조합하여 원하는 문서를 만들어 종이에 찍어내는 방식입니다.
활판 인쇄술은 활자를 조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목판 인쇄술처럼 새롭게 제작할 필요없이 활자를 해체하고 다시 조합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는데요. 또한 오타나 비문이 생길 경우 수정이 가능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생산할 수 있었죠.
고려,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하다!
금속활자에 입각한 활판 인쇄술 역시 동양에서 먼저 시작이 되었습니다. 서양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한 구텐베르크(15세기 중반)보다 한참 이전인 12세기에 이미 금속활자를 만들었는데요. 12세기 고려에서는 놋쇠로 금속활자를 만들었으며, 실제로 현재 국립 중앙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복(㠅)’자 활자가 이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이후 14세기에 들어서면서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와 <고금상정예문(古今詳定禮文)> 등 금속활자로 찍어낸 책들이 등장하였는데요. <고금상정예문(古今詳定禮文)>은 고려 후기의 문장가 이규보가 쓴 것으로, 최초의 금속 활자본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책은 실물이 존재하지는 않으며 기록으로만 알 수 있습니다.
금속활자는 금속의 재료에 따라 동활자, 철활자, 연활자 등으로 나누어지는데요. 주로 구리와 아연 합금의 놋쇠로 만든 동활자가 가장 많이 사용되었으며, 철활자는 무쇠 활자로, 19세기 초 족보와 문집 등을 상업적으로 간행하기 위해 제작되었습니다. 연활자는 주석활자라고도 하며, 우리나라의 옛 활자로는 한 번 밖에 사용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본, 직지
세계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되고, 최초로 만들어진 금속활자 인쇄본은 우리나라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바로 <직지>입니다. 고려 후기인 1377년 충청북도 청주에 있는 흥덕사라는 절에서 금속활자로 찍어낸 것으로, 주제는 ‘직지심체’로 ‘직지인심 견성성불’이라는 명구에서 비롯된 것으로 ‘참선을 통하여 사람의 마음을 바르게 볼 때, 그 마음의 본성이 곧 부처님의 마음임을 깨닫게 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본래 책의 이름은 <백춘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로, 책의 이름을 줄여서 ‘불조직지심체요절’, ‘직지심체요절’, ‘직지’등으로 부릅니다. 직지의 체제는 상,하 2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당시에는 50~100부 정도 인쇄되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하권 한 책만이 그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1886년 초대 주한 프랑스 공사를 지낸 플랑시가 우리나라에 근무하면서 고서 및 각종 문화재를 수집하는 가운데 직지를 포함해 가져간 이후 몇 단계를 거쳐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기증되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하권 한 책이 프랑스 국립도서관 동양 문헌실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직지는 1972년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본으로 인정받은 후,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는데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기록유산 가운데 해당 국가에 있지 않고도 선정된 특별한 경우인 만큼,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활판 인쇄술을 보여주는 것임을 알 수 있겠죠?
활판 인쇄술의 역사를 볼 수 있는 박물관 추천
△ 참고사진 – <직지> 인쇄본
청주 ‘고인쇄박물관’
직지의 고장, 청주에는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직지’의 유네스코 등재를 기념하고, 금속활자의 발명 과정을 볼 수 있는 청주 고인쇄박물관을 방문해 볼 수 있는데요.
활자의 역사를 보여주는 고서, 인쇄기구, 흥덕사지 출토유물 등 3,000여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박물관은 5개의 상설전시실과 1개의 기획전시실, 도서관 등으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직지 관련 유물과 흥덕사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볼 수 있는 ‘직지와 흥덕사실’, 직지의 금속활자 인쇄 과정을 9단계로 나누어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주는 ‘직지 금속활자 공방 재현’ 등 직지에 대한 자세하고도 유익한 정보가 가득합니다.
이외에도 신라시대부터 고려시대, 조선시대까지의 인쇄술을 보여주는 ‘인쇄문화실’과 동양과 서양, 현대와 미래의 인쇄문화를 보여주는 ‘동서인쇄문화실’도 마련되어 있고요. 관람객이 목판인쇄와 금속활자 인쇄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고 하니, 꼭 한번 방문해 보시길 바랍니다!
춘천 ‘책과인쇄박물관’
춘천에도 우리나라의 활자 인쇄술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곳이 있는데요. 바로 ‘책과 인쇄박물관’입니다. 이곳은 tvN 방송 프로그램인 ‘알쓸신잡’에도 소개가 되어 더욱 유명해진 곳인데요. 세계에서 가장 앞섰던 우리의 책과 인쇄문화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곳이랍니다.
박물관은 크게 인쇄 전시실과 책 전시실로 나누어지는데요. 인쇄 전시실에는 ‘광인사인쇄공소’를 재현해 놓아 잉크 냄새와 납 녹이는 냄새는 물론, 130여 년의 활판 인쇄 역사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한글, 한자, 영문으로 된 활자를 비롯해 서체 별, 호수 별로 수만 자가 상자에 담겨 보관되어 있고요. 납을 녹여 활자를 찍어내던 주조기 등 활판 인쇄기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판을 짤 수 있는 조판대도 그대로 재현해 놓고, 실제 활판 인쇄 체험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스틸캐스트를 통해 살펴본
인쇄술의 역사와 철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금속활자의 발명으로 전 세계의 위대한 변화들이 일어났는데요.
다음 스틸캐스트에서도 유익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찾아올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