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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빌트 파형강판 만드는 청암이앤씨 다녀왔습니다

이얼 탐방기 1

이노빌트 파형강판 만드는 청암이앤씨 다녀왔습니다

2020/04/29

#‘사건 발생’. 지난 2월, 전북 남원시 대산면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 전주 방향 사매 2터널에서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져 잇따라 충돌하는 사고가 있었다. 터널 화재로 번진 이 안타까운 사고로 4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터널 복구 작업에 돌입했다. 당초 복구완료까지 예상 작업 기간은 약 6개월. 13.7km 길이의 터널 구간을 6개월 동안이나 폐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3월 말 개통 소식이 들려왔다. 반년이나 기다려야 할 줄 알았던 터널 문이 한 달 만에 열리게 되다니.. 대체 이 상황은 뭐지?

사건을 파헤쳐 보니 그 중심엔 ‘파형강판(波形鋼板)’이라는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 이 파형강판의 소재는 포스코의 고성능 열연재라고. 파형강판을 제작하고 시공하는 ‘청암이앤씨㈜’가 포스코와 이노빌트 얼라이언스(INNOVILT Alliance)를 맺고 있다는 소문도 들려왔으니… 그렇다면 이 마술 같은 상황을 만들어 낸 주역들을 만나보지 않을 수 없지.

지난해 11월 포스코에서 론칭한 프리미엄 건설 자재 브랜드가 ‘이노빌트(INNOVILT)’, 이를 더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작전 공동체’가 바로 ‘이노빌트 얼라이언스’다. 뉴스룸에서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번 다루었으니 참고하시길(스마트건설을 만드는 우리는 ‘이노빌트 얼라이언스’에요!). 이렇게 이노빌트 얼라이언스가 제대로 작전(?)을 수행 중인 모습을 포착하기 위해 뉴스룸 에디터들이 직접 청암이앤씨의 충북 음성 사업장을 찾아가봤다. 이름하여 <이얼(이노빌트 얼라이언스) 탐방기>! 탐방기를 함께 하실 분은 스크롤을 내려보자.

l 청암이앤씨㈜와 포스코가 함께 완성한 3세대 파형강판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차로 약 1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곳은 충북 음성 청암이앤씨㈜의 파형강판 공장. 복숭아 나무 밭을 정신없이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철강재가 쌓인 공장이 등장했다. 넓은 공장 부지에 다음 공정을 기다리고 있는 파형강판과 실험 중인 강재들이 여기저기 반듯하게 놓여 있었다. 공정을 진행 중인 각 파트에서는 거대한 파형강판이 제 모습을 갖추기 위해 열심히 굽이굽이 파도 모양을 내는 중이었다. 눈으로 짐작해봐도 꽤 튼튼해 보이는 이 강재가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 쓰이는지 몹시 궁금해졌다. 또, 이 와중에 포스코는 대체 어떤 활약을 한 건지… 그 속사정을 알기 위해 청암이앤씨의 손희준 대표, 포스코 강건재마케팅실 윤경조 차장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여기서 잠깐!! 파형강판 간단 히스토리.zip 파형강판은 1896년 미국에서 개발되었다. 국내에는 1996년 포스코의 기술개발로 처음 도입되었다. 크기에 따라서 1세대(표준형, 標準形), 2세대(대골형, 大谷形), 3세대(초대골형, 超大谷形)로 분류할 수 있고, 3세대인 초대골형 파형강판은 청암이앤씨를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3개 회사에서만 제작이 가능하다. 1세대는 물결 패턴의 간격이 150mm, 2세대는 381mm, 3세대는 500mm 정도다.

먼저 청암이앤씨의 소개부터 들어보자. 청암이앤씨는 2014년 9월에 설립해 국내외 건설시장에 파형강판을 제작, 시공하는 중소기업으로 서울, 대구, 광주, 충북에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 충북 음성 사업장에서는 1세대, 2세대, 3세대 총 3가지 종류의 파형강판을 생산한다. 36명의 임직원이 파형강판 설계, 생산, 영업, 시공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다. 청암이앤씨가 생산하는 파형강판은 전량 포스코의 고성능 열연강판인 SS315와 SS450 제품을 사용한다.

청암이앤씨와 포스코의 인연은 2017년 3세대 파형강판을 개발하면서 시작됐다. 파형강판은 전 세계적으로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반면, 국내에 들어온 지는 30년도 채 되지 않았다. 파형강판 기술을 국내 처음 도입한 포스코는 당시 3세대 파형강판을 개발하기 위해 청암이앤씨와 R&D(연구개발) 프로젝트에 돌입했고, 1년 6개월의 연구 끝에 3세대 파형강판을 완성했다. 포스코 윤경조 차장은 그간 협업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현재 청암이앤씨는 국내 유일의 3세대 파형강판 생산 기업입니다. 해외 시장에서도 품질을 인정받아 요즘은 수출도 활발히 진행 중이고요. 덕분에 포스코는 강재 판매량이 늘면서 양사가 윈윈하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파트너가 되었죠!”

l 이노빌트 파형강판, 이렇게 튼튼하게 만들어지더라고요!

그런데 대체 파형강판이라는 게 뭐냐고? 파형강판은 쉽게 말해 얇고 평평한 강판에 파형(波形)을 성형하여 강성(强性)을 증가시킨 제품이다. 강판에 굴곡과 높이를 만들어 힘을 극대화 시킨 물결 모양의 철강재다. 파형강판과 평평한 판을 비교하자면? 파형강판은 동일한 두께의 일반 강판보다 견딜 수 있는 힘이 약 50배 세다. 두께는 대폭 낮추면서도 높은 강도를 유지할 수 있는 덕분에 현시대 가장 구조적으로 안전하고 저렴한 건설 재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다.

공장 내부에서는 파형강판 제작이 이뤄지고 있었다. 거대한 기계 속에 직사각형 시트 형태의 강판을 넣으니 물결 모양과 곡률이 만들어졌고, 펀칭 기계로 들여 보내니 볼트 홀이 생겼다. 딱딱한 강판이 물결치듯 곡선 모양으로 변하고, 그 파형으로 더욱 강한 힘을 갖게 되는 모습을 지켜보자니… 그 무엇보다 튼튼하면서도 또 엄청나게 유연한 스틸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l 일상에서 마주치는 파형강판, 철근콘크리트 공법보다 뭐가 더 좋을까?

청암이앤씨의 파형강판은 우리의 일상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예로, 야생 동물 로드킬(Road Kill)을 방지하기 위해 단절된 도로를 연결해 만든 ‘생태터널’이 있다. 또 다른 예로 수서 SRT와 김포도시철도의 지상 대피로 수직구가 있다. 도로 횡단 통로, 수로와 지방 소하천… 그리고 그밖에 우수한 방호 성능을 자랑하며 탄약고, 비행기 격납고, 방호벽 등 국방시설에도 적용되고 있다.

이쯤 되니 건설업계에서 가장 보편적인 공법으로 꼽힌다는 철근콘크리트 공법과 파형강판을 비교해보고 싶었다. “건설업계에서 철근콘크리트는 편하고 익숙한 공법이라는 장점이 있어요. 하지만 그 공법은 철근배근-거푸집-동바리-양생 등 다단계로 이뤄지는 공정 때문에 공사 기간이 길어요. 사람이 통행하는 곳은 최대한 공사 기간을 줄여서 이용자의 불편을 최소화하는게 정말 중요하죠. 파형강판은 생산 공장에서 규격과 각도에 맞춰 제품을 모두 제작한 뒤에, 현장으로 이동해 절단 및 용접 없이 볼트 조립만으로 구조물을 완성해요. 인력도 5명 정도만 투입하면 되죠. 결과적으로 건설현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공사기간과 공사비를 30% 이상 줄일 수 있어요. 콘크리트 공법 대비 파형강판의 장점에 대해 손희준 대표가 설명했다.

“그런데 빨리 시공하는 것보다 안전성이 더 중요한 거 아닌가요?”라는 우리의 질문에 그의 자신 있는 대답. “100% 포스코 철강재로 만드는 파형강판입니다. 내구성은 당연한 거죠. 파형강판으로 만드는 터널은 약 100년을 견딜 수 있도록 철저히 계산하고 설계해 지어집니다. 이 모든 것은 포스코와의 오랜 테스트를 통해 검증되었고요. 최근 사고가 났던 남원시 사매터널 복구 케이스를 소개해드릴게요.”

남원시 사매2터널을 파형강판을 이용한 보강공법으로 복구 하고 있는 모습을 위에서 조망한 사진.

▲ 사매2터널 복구 현장

“콘크리트 대비 파형강판의 강점은 지난 2월 사매2터널 사고 복구 과정에서도 확실히 입증됐습니다. 사고 직후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즉각 포스코에 SOS를 날렸죠. 복구 방안을 함께 협의해서 파형강판을 이용한 보강공법을 한국도로공사에 해결책으로 제시했어요. 콘크리트 공법으로 보수 보강할 경우 6개월 이상의 교통 통제가 불가피했지만, 저희는 이노빌트 파형강판 공법을 적용해 공사기간을 1.5개월로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 사용된 강재는 강종 SS450, 두께 5.45mm의 파형강판 2세대에요. 시공 중에도 포스코에서는 불철주야 현장을 방문하여 파형강판 설치에 대한 기술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인력 15명과 크레인 장비 3대를 가지고 하루 18시간 돌관공사를 진행하여 6.5일 만에 시공을 완료할 수 있었어요. 당초 계획보다 1주일 앞당겨 3월 24일 재개통을 할 수 있게 되었죠. 사회적 문제를 포스코와 이노빌트 얼라이언스가 공동으로 대응하여 초기에 해결했어요.”

그런데 여전히 건설업계에서는 파형강판을 보는 시각이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 이때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그렇다. 역시 포스코 이노빌트 얼라이언스다. 손 대표는 “포스코에서 인증한 파형강판이라고 하면 우리회사 제품을 달리 봐요. 어 그래? 하면서 눈빛이 달라집니다. 실제로 이노빌트 얼라이언스 제품을 현장에 납품할 때는 인증 스티커를 붙이는데요. 포스코가 인정한 제품이니 품질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져 재구매율 또한 향상되었어요”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제품 납품 시 부착하는 포스코 이노빌트 얼라이언스 인증 스티커 사진. ChungAmEnC INNOVILT

▲ 제품 납품 시 부착하는 포스코 이노빌트 얼라이언스 인증 스티커!

l 이노빌트 파형강판, 해외에서도 잘나간다는데

앞서 3세대 초대골형 파형강판이 해외에서도 인정받아 수출 꽃길을 걷고 있다는 사연을 언급한 바 있다. 해외에서는 청암이앤씨의 제품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 걸까?

최근 청암이앤씨에 러브콜을 보내온 곳은 광산이 발달한 호주와 남미였다. 광산 개발에 있어 가장 먼저 시작하는 작업은 광산으로 통하는 진입 도로를 건설하는 일. 광물 차량의 하중은 약 670톤으로 바퀴 하나가 성인 키보다 더 크다고 한다. 이 초대형 차량을 견딜 수 있는 것이 바로 3세대 파형강판. 광산 개발에 필요한 도로와 터널 건설에 사용할 수 있고, 급속 시공이 가능한 것으로 이만한 재료는 없다. 그 결과 올해 1월, 청암이앤씨,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합작으로 호주 Adani 광산 현장에 파형강판을 400톤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국내외서 인정받은 청암이앤씨의 파형강판. 그만의 강점은 뭘까? 세 가지 키 포인트가 더 있다. 먼저 청암이앤씨는 다양한 파형단면을 설계·생산함으로써 세분화된 고객의 니즈에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 특히 세계에서 3개사만 생산이 가능한 3세대 파형강판은 캐나다와 스웨덴 회사의 제품보다 구조적 성능이나 품질이 우수하다. 집중적인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를 통해 양산 가능하게 된 3세대 파형강판은 현재 북미, 유럽, 남미, 호주, 아시아 국가 등에 2개의 지적재산권을 출원하여 등록을 마쳤다.

 청암이앤씨 손희준 대표가 모바일로 직접 BIM을 구현하고 있는 모습. 모바일을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을 클로즈업한 사진.

▲ 고객은 BIM을 이용해 파형강판 설계와 공사를 시뮬레이션해보고, 필요한 데이터를 미리 파악한다. 청암이앤씨 손희준 대표가 모바일로 직접 BIM을 구현하고 있는 모습.

두 번째는 세계적 설계 트렌드인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설계 방식이다. 2019년, 청암이앤씨는 파형강판 업계에서는 최초로 BIM을 도입해 호주와 유럽 등 해외 고객에게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다. 올 1월에 수출한 호주 광산 현장의 파형강판 구조물 시공에도 BIM 설계 방식을 적용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BIM을 이용하면 미리 설계와 공사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어, 설계 오류를 최소화하고 공사 물량의 오차를 차단하는 등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건설정보모델): 3차원 형상정보는 물론 사용 부재와 재료 물량 등의 정보까지 담아 가상으로 시설물을 모델링하는 과정

마지막으로 3D Scan Monitoring 기술과 드론을 활용한 현장 시공 및 유지 관리 기술이다. 드론으로 3D Scan 카메라를 띄워, 1초에 1천만 개의 4차원 좌표를 획득할 수 있는 기술. 기존 수작업 방식보다 훨씬 짧은 시간 안에 더 정교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시공상태 뿐 아니라 주변 정보까지 획득하여 고객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시공 과정 중에 발생하는 각종 오류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청암이앤씨에서 반나절을 보내며 이 둘의 관계가 실로 부러워졌다. 포스코와 이노빌트 동맹을 맺고 국내외 시장에 자신있게 명함을 내밀고 있는 청암이앤씨. 그리고 기술 지원을 아끼지 않고 협업한 결과, With POSCO를 실현하면서 수익도 창출하는 포스코. 이것이 바로 진짜 얼라이언스의 시너지 아닐까? 아무나 할 수 없는 두 회사의 성공적 협업은 분명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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