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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해부학] ③ Fe의 여행 I am a butter‘Fe’ly

[용광로 해부학] ③ Fe의 여행 I am a butter‘Fe’ly

뉴스룸 편집팀 2019/07/04

포스코 뉴스룸에서는 용광로를 파헤쳐 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죠. 용광로 해부학 1편에서는 용광로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2편에서는 인공지능으로 더 똑똑하게 진화하는 스마트 용광로를 살펴봤습니다.

1, 2편에 이어 이번 3편에서는 철이 우리 곁에 오기까지의 여정을 알아보려고 해요. 바로 철, ‘Fe’의 입을 통해서 말이죠! 나비가 알을 깨고 나와 애벌레, 번데기를 거쳐 아름다운 모습이 되는 것처럼, 광산에 묻혀있던 철광석이 강철(Steel, 스틸)이 되어 우리 곁에 오기까지는 여러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만 가능합니다. 지금부터 Fe의 여정을 함께 따라가 볼까요?


l 알을 깨고 나오다: 광산에 묻힌 철광석이 세상 밖으로

▲ 로이힐(Roy Hill) 광산

포스코 지구 반대편 서호주 로이힐(Roy Hill) 광산, 저는 이곳에서 태어났습니다. 광산에 묻혀있는 동안 매일같이 멋진 강철이 되는 꿈을 꿨어요. 튼튼한 자동차가 되는 꿈도 꾸고, 세련된 가전제품이 되는 꿈, 그리고 사람들이 따뜻한 차를 마실 수 있게 도와주는 스테인리스 텀블러가 되는 꿈도 꾸곤 했죠.

로이힐 광산은 총 23억 톤의 철광석이 매장되어있는 곳으로, 포스코가 2010년에 투자해 12.5%의 지분을 가지고 있대요. 이 광산에서는 연간 5,500만 톤의 철광석이 채굴되는데요. 규모를 보면 아시겠지만 제 형제들이 수도 없이 태어나는 곳이에요. 로이힐 광산 외에도 제 형제들은 캐나다, 브라질 등 세계 각국에서 채굴되고 있어요.

광산에서 바로 제철소로 보내지냐고요? 아니에요. 철광석을 항구로 보내기 전에 연구소로 이동해서 성분 검사를 1차로 받아요. 자석을 이용해 Fe 성분이 높은 광석이 분류되죠. 제가 들어있던 철광석은 검사를 통과해 자랑스럽게 항구로 보내졌어요.

항구에 모인 형제들과 저는 설레는 마음을 안고 원료선을 탔습니다. 15일을 항해한 끝에 드디어 포스코 원료부두에 도착한 순간을 잊지 못해요. 강철이 되고 싶다는 제 소망이 열매를 맺어 한 걸음 나아간 순간이었으니까요. 이렇게 저와 같이 부푼 꿈을 안고 포스코 부두로 모인 철광석의 양이 한 해에 포항, 광양을 통틀어 약 5,500만 톤이라고 해요.

배에서 내린 저는 포스코의 ‘원료야드’에 형제들과 함께 쌓였어요. 포항제철소의 원료야드는 22만 평, 광양제철소는 34만 평이나 된대요! 광활한 그곳에서, 저와 같은 철광석뿐만 아니라 처음 보는 친구들도 만났어요. 이름이 ‘석탄’이라고 하던데요. 나중에 용광로 앞에서 다시 만났을 땐 ‘코크스’로 변신해있더라고요. 석탄이라는 친구는 비산먼지 같은 걸 만들어 낼 수 있어서 ‘사일로’라는 친환경 저장 장치로 옮겨져 보관됐어요.

또 자세히 보니 야드에 모인 철광석 형제들은 덩치가 들쭉날쭉했어요. 그래서 저희는 또 한 번 분류되고, 크기를 균일화하는 작업을 거쳤어요. 살을 깎아내고 이리저리 굴러다니느라 좀 힘들었지만, 머지않아 용광로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죠!

l 나비가 애벌레와 번데기의 과정을 거치듯: 철광석의 진화

아무것도 모르던 저는 원료부두만 지나면 용광로에 바로 들어가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전에 하나의 관문을 더 거쳐야 하더라고요. 바로 ‘소결 공정’이에요. 또다시 여러 번의 전처리 과정을 거쳐, 뜨거운 오븐 속으로 들어갔어요. 그곳에서 구워지면서 저는 더 예쁘고 단단해졌죠. 1,300℃나 되는 곳이라 정말 뜨겁긴 했는데요, 용광로는 더 뜨겁다고 하니 꾹 참았어요. 저는 못생긴 돌멩이 ‘철광석’에서 어엿한 제철 원료 ‘소결광(Sinter)’이 되었습니다!

소결광으로 진화한 저는, 세 번의 거름망을 통과해 드디어 용광로에 함께 들어갈 친구들을 로테이션 슈트(Rotation Chute) 앞에서 만났어요. 빙빙 돌면서 저희를 용광로 안으로 넣어줘서 로테이션 슈트라고 부른대요. 크기가 부적절해 거름망에서 걸러진 친구들은 앞선 소결 공정을 위한 원료로 재사용된다고 해요. 안타깝지만 같이 용광로에 들어가지는 못했어요.

용광로에 들어가서 쇳물이 되는 원료는 저 같은 소결광만 있는 건 아니에요. 광산에서부터 용광로에 들어가기 안성맞춤으로 태어난 ‘정립광(Sized Lump)’, 아주 작은 철광석으로 동글동글 귀엽게 만들어진 ‘펠렛(Pellet)’, 그리고 석회석 등의 부원료가 같이 들어가요. 그뿐만 아니라 우리가 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연료 친구, ‘코크스(Coke)’도 꼭 필요하죠.

긴장된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심호흡을 하는 사이 저는 어느새 용광로 안에 들어와 있었어요. 최대 2,300℃에 달하는 내부 온도 때문에 숨쉬기조차 힘들었죠. 저는 코크스와 번갈아 가며 층층이 쌓였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아래로 내려가더라고요. 아래를 향할수록 바닥에서 뜨거운 바람이 치솟는 게 느껴지고, 전 중간에서 공중부양을 하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죠. 그사이 주변에서 코크스의 고함이 들렸습니다. “나 열풍 맞았다!”

용광로 아래에서 뿜어대는 1,200℃의 열풍을 맞은 코크스는 산화되었어요. 그리고 일산화탄소를 만들었어요. 일산화탄소는 저에게 붙어있던 산소를 떼갔고요. 이런 연쇄 화학 작용으로 인해 산소와 분리된 저는 드디어 순수한 철, ‘Fe’가 되었어요! 그렇게 쇳물이 되어 용광로의 바닥으로 떨어졌죠. 저와 형제들은 늠름하게 굉음을 내뿜으며 출선구를 통해 다시 용광로 밖으로 나왔습니다. 마치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큰 울음을 터트리는 것처럼요.

l 기다림의 시간, 성충이 되기까지: 그렇게 쇳물은 스틸이 된다

쇳물이 된 기쁨도 잠시, 단단한 강철이 되기 위한 긴 여정이 남아있었어요. 용광로에서 갓 나온 쇳물인 저는 ‘선철(pig iron)’이라고 불리는데요. 여기에는 아직 탄소, 인, 유황 같은 불순물이 포함되어 있어요. 나비 번데기가 겉으로 보기에 죽은 것처럼 보이지만, 번데기 속에서는 멋진 나비가 되기를 열심히 준비하잖아요? 그처럼 저도 멋진 강철, 즉 스틸이 되기 위해 제철소 안에서 여러 생산 공정을 거치게 돼요. 그 공정은 바로 ‘제강공정’‘연주공정’, 그리고 ‘압연공정’입니다.

포스코의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는 ‘일관제철소’라고 불려요. 돌멩이였던 제가 완연한 철강재가 되기까지 일련의 과정이 하나의 제철소에서 모두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래요. 차례대로 간단히 설명해드릴게요.

Step 01. 제강공정 (쇳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해 강철로 만드는 공정)
강철이 되기 위해서는 저와 섞여 있는 불순물을 제거하고, 탄소의 비율을 조절해줘야 해요. 선철 단계의 저는 출선구에서 나와 토페도카에 실려 전로(converter)로 옮겨져요. 제철소에서는 이때의 저를 ‘용선(광로에서 만들어진 철)’이라고 불러요. 토페도카는 용선을 실어 나르는 특수차인데요. 차 한 대에 약 300톤의 용선이 실려서 전로로 향합니다. 전로에 들어갔더니, 저와 같은 용선뿐만 아니라 고철과 순수한 산소가 함께 들어오더라고요. 그곳에서 제 안에 있던 탄소는 산화되어 그 비율이 0.3%까지 낮아졌고 쓸모없는 불순물도 제거됐어요. 이 제강공정을 통해서 저는 철강재로 만들어지기에 최적의 상태인 깨끗한 쇳물, ‘용강(molten steel)’이 됩니다. 아직 완전한 제품은 아니지만, 어엿한 ‘강철(Steel)’이 된 거죠!

Step 02. 연주공정 (액체 상태의 철이 고체가 되는 공정)
용강이 된 저는 주형(mold)에 들어가고 연속 주조기를 통과하면서 냉각, 응고돼 슬래브나 블룸, 빌릿 등의 중간 소재로 만들어져요. 쿠키를 만들 때 여러 가지 모양의 틀에 반죽을 부어서 구워내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돼요. 중간 소재 슬래브는 후판이나 열연, 블룸은 대형 봉이나 선재, 빌릿은 소형 봉이나 선재로 만들어져요.

Step 03. 압연공정 (철을 강판이나 선재로 만드는 공정)
연주공정에서 건너온 슬래브, 블룸, 빌릿은 회전하는 여러 개의 롤(Roll) 사이를 통과하면서 연속적인 힘을 받아요. 그 과정에서 저는 늘어지거나 얇게 만들어지죠. 저를 원하는 고객들이 주문한 두께와 길이로 모양새가 잡히게 돼요. 그래서 저는 최종적으로 선재가 될 수도 있고, 후판이 될 수도 있고, 코일이 될 수도 있어요.

압연이 잘 되고 나면 각종 검사를 거쳐 제가 고객에게 가기 적합한 품질을 갖추었는지도 확인해요. 제 고유 번호를 마킹해서 이름표도 달아주고요! 친구들과 함께 제품창고에서 제철소를 떠날 날을 기다리던 때도 기억나요. 어떤 친구는 배를 타고 미국으로 가기도 했고, 한 친구는 엄청 뚱뚱해서 특별히 제작된 트럭에 실려 울산의 바닷가로 가기도 했어요.

l 세상을 누비는 나비처럼, 곳곳에 함께하는 스틸

나비가 알을 깨고 나와 애벌레, 번데기를 거쳐야 아름다운 날갯짓을 할 수 있듯, 돌멩이였던 저는 소결광이 되고 용광로에 들어가 ‘Fe’로 분리되어 결국 멋진 스틸이 되었어요. 제가 꿈꿨던 대로 초고강도강이 되어 자동차에 쓰이기도 하고, 수소차 속 배터리에 쓰이기도 하고, 집안 곳곳 냉장고와 세탁기에도 쓰였어요. 넓은 바다를 건너는 다리가 되기도 하고요. 여러 곳에 적절하게 적용되어 사람들의 삶에 꼭 필요한 제품으로 재탄생 됐어요.

현대사회뿐만 아니에요. 아주 오래전 제 조상들은 산업혁명과 근대화 발전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대요. 모두 알다시피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을 통한 새로운 동력원을 얻으며 시작됐죠. 그와 동시에 18세기 제련법의 발전으로 철재 선로가 목재 선로를 대체하면서, 증기기관 발명과 맞물려 철도와 기관차는 산업 혁명을 이끄는 또 다른 축으로 부상했어요. 산업혁명 이후에도 저는 건축 자재, 기계, 선박, 자동차, 가전제품 등 여러 산업 중 안 쓰이는 곳이 없어서 ‘산업의 쌀’이라고도 불리고 있습니다. 저는 인류의 역사와 늘 함께 했다구요.

저는 평소에 여러분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곳에서도 제 자리에서 역할을 다 하고 있다는 사실! 기타나 피아노의 아름다운 선율에도, 똑딱똑딱 돌아가는 시계에도, 자동차 타이어에도 제가 숨어 있다는 거, 알고 계셨나요?

여러분의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위해 철은 오늘도 뜨겁게 달궈지기도 하고 차갑게 식혀지기도 하며 열심히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알에서 깬 애벌레가 아름다운 나비가 되듯이, 돌멩이였던 제가 이렇게 멋지게 세상을 누비고 있어요. 잠깐, 둘러보세요! 지금 여러분 바로 옆에도 제가 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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