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모있는 스틸 잡학사전을 통해 철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알아본다.
야구장에 울려 퍼지는 함성소리
2022년 10월 13일, 2022 KBO 정규시즌이 막을 내리고 2022 KBO 포스트시즌이 시작됐다. 뜨거운 관중의 함성소리와 응원가가 경기장의 분위기를 띄웠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3년 만에 포스트시즌을 야구장에서 관람한 야구팬들은 들뜬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깡-! 하고 울려 퍼지지 않는(?) 배트 소리
프로야구에서 깡-! 하는 파열음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길거리 야구 혹은 야구 만화를 접한 사람들에겐 익숙한 소리일 것이다. 야구의 주요 용구* 중 금속인 ‘알루미늄 배트’에 야구공이 튕겨 나가면서 시원한 소리가 나는 것이다.
*야구의 주요 용구로는 야구공, 배트, 글러브와 미트가 있다.
그러나 그 시원한 파열음을 프로야구에서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KBO리그에서는 알루미늄 배트 자체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알루미늄 배트는 나무배트보다 반발력*이 높고, 750g~850g 정도로 가볍기 때문에 적은 힘으로도 타구를 멀리 보낼 수 있다. 그 말은 즉 안타 생산성이 높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프로야구에서는 알루미늄 배트 사용이 금지되었고, 경기 시 사용 가능한 배트는 꽤나 세세하고 엄격한 규격을 가지게 되었다.
*야구에서의 반발력이란 배트와 공이 서로 밀어내는 성질로, 높을수록 더 멀리 공이 날아갈 수 있는 지표이다.
2022년 공식 규정에 따르면 단일의 목재를 사용해 겉면이 고르고 둥글게 만들어야 하며, 가장 굵은 부분의 지름이 2.61인치(6.6cm) 이하, 길이는 106.7cm(42인치) 이하여야 한다. 커프트 배트*의 끝부분을 도려낼 때는 깊이는 3.2cm 이하, 지름은 2.5~5.1cm 이내로 해야 하며, 움푹하게 파낸 단만은 둥글어야 한다. 이때 다른 물질을 붙여 둥글게 해서는 안 되며, 배트의 소재를 도려내는 것으로 그쳐야 한다.
*커프트 배트(cupped bat) : 끝 부분을 움푹하게 도려낸 배트
능력치 끌어 올려주는 알루미늄 배트, 안전에는 취약?
앞서 말한 알루미늄 배트의 반발력은 타자에게 유리하기 작용되기도 하지만, 투수에게는 큰 위협이 되기도 한다.
과거 미국이나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면 알루미늄 배트를 사용했을 때 타자들의 비거리가 5~7m 이상 늘어나는 결과가 나타났는데, 알루미늄 배트는 가벼운 무게로 빠른 스윙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반발력마저 높아 타구가 훨씬 더 멀리 나갔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윙 스팟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공을 맞춰도 공이 무척 빠르게 튕겨져 나가기 때문에 자칫 공을 잘못 쳤을 경우 투수가 위험에 노출됐다.
알루미늄 배트를 사용하면 어떤 코스로 공을 던져도 공을 칠 수 있는 데다가 비거리도 비약적으로 상승해버리기 때문에 야구 경기의 형평성이나 진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선수를 보호하고, 공정한 경기를 하기 위해 알루미늄 배트의 사용을 제한하였고, 2000년부터는 대학 야구에서, 2004년부터는 고교 야구에서도 알루미늄 배트의 사용을 금지하였다.
알루미늄 배트에 최적화된 사용처는?
대부분 알루미늄 배트는 기량과 파워가 제각각이라 구질의 변동폭이 큰 아마추어 야구, 사회인 야구, 그리고 실버 야구 등에서 사용한다. 오히려 알루미늄 배트가 낮은 출루율을 높여 더욱 재밌는 경기로 만든다고 한다. 특히 주로 연식구*를 사용하는 유소년들을 위한 배트의 소재로 알루미늄을 많이 사용한다. 아무래도 프로 선수, 성인들보다 근력이 약하고 스윙 스피드가 느리기에 안전상 문제가 상대적으로 적다. 게다가 딱딱한 경식구*가 아닌 부드러운 연식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알루미늄이 찌그러져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를 줄일 수 있다.
*연식구 : 실밥이 없고 고무로 되어 있는 야구공으로 전체가 고무로 되어 있어 경식구보다 가볍고 잘 튕기며, 가격이 경식구에 비해 저렴하고 내구성이 좋아 주로 타격 연습용으로 많이 사용
*경식구 : 경기용 경식구는 보통 동호회 이상 규모의 경기에서 사용. 연습용 경식구는 모양이 경기용과 같으나 배트를 사용하여 타격을 할 경우 찌그러질 수 있으므로 캐치볼 용도로 주로 사용
프로야구에서 알루미늄 배트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국내 야구가 건전하고 건강한 스포츠가 되길 기원하며, 2022 KBO 포스트시즌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