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나 탄산음료가 든 유리병의 뚜껑은 톱니바퀴, 혹은 왕관과도 같은 독특한 모양새를 띄고 있습니다. 철 소재로 된 이 병뚜껑의 시작은 한 시골 농부의 호기심에서 비롯되었는데요. 병뚜껑이 탄생하게 된 계기부터 병뚜껑 가장자리의 톱니에 숨은 비밀까지, ‘스틸캐스트’에서 확인해 보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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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음료나 맥주 등 유리병에 담긴 음료의 마개로 흔히 쓰이는 것이 바로 왕관 혹은 톱니 모양의 병뚜껑입니다. 이 병뚜껑은 미국의 평범한 농부가 아주 우연한 계기로 발명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1890년대, 시카고 근교의 농촌에 살고 있던 윌리엄 페인터(William Painter) 씨 부부는 어느 더운 여름날, 밭일을 마친 뒤 타는 듯한 갈증에 마실 거리를 찾았습니다. 마침 집에는 유리병에 담긴 소다수가 있었는데요. 이 소다수를 마신 페인터 부부는 식중독에 걸려 꼬박 3일을 앓아누워야 했습니다.
◁ William Painter(1838~1906) / 이미지 출처 – 위키피디아
그 원인은 소다수가 담겨 있던 유리병의 뚜껑에 있었는데요. 엉성하게 만들어진 뚜껑으로 인해 소다수가 쉽게 상해버렸고, 이 사실을 모른 채 상한 소다수를 마셨다가 배탈이 난 것이죠.
이에 페인터 씨는 제대로 된 병뚜껑을 만들겠다고 다짐하게 되었고, 시중에 나와 있는 병뚜껑을 모아 연구하기 시작했는데요. 약 5년 동안 페인터 씨 부부가 모은 병뚜껑은 600여 종, 3,000여 개에 달하는 방대한 양이었다고 하네요.
이렇게 모은 자료들을 바탕으로 연구에 돌입한 페인터 씨는 1년간의 연구 끝에 ‘나사식 병마개’를 발명하게 되었습니다. 나사식 병마개는 유리병 안으로 뚜껑을 돌려 넣는 형태였죠.
하지만 이 나사식 병마개에는 예상치 못한 문제점이 있었는데, 바로 맥주나 소다처럼 탄산이 많은 음료를 담은 유리병에 나사식 병마개를 사용할 경우 탄산가스의 압력을 견디지 못해 병뚜껑이 빠져나가 버리는 일이 생겼던 것입니다.
그러자 페인터 씨의 부인이 한 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했습니다. 동그란 모양의 쇠붙이를 병 입구에 올려놓고, 그 둘레에 힘을 주어 눌러 주자는 것이었는데요. 실제로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겨 보니, 병 입구에 딱 들어맞고 열기도 쉽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페인터 씨는 이 병뚜껑으로 1892년 특허를 받았고, 병뚜껑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 144개의 관련 기업을 보유한 재력가가 되었답니다. 페인터 씨가 발명한 이 병뚜껑은 뒤집었을 때의 모양이 왕관처럼 생겼다 하여 왕관 뚜껑(Crown Cap)이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죠.
그런데 이 왕관 모양 병뚜껑에는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이 숨어 있습니다. 바로 뚜껑 둘레에 있는 톱니의 수가 크기에 상관없이 21개로 모두 동일하다는 것이죠.
원래 페인터 씨가 특허를 출원할 당시 톱니의 개수는 모두 24개였지만, 병뚜껑을 상품화하는 과정에서 치밀한 수학적 계산에 의해 21개로 결정된 것입니다. 톱니 수가 21개보다 적으면 뚜껑이 느슨해져 쉽게 공기가 통하면서 부패할 수 있고, 저절로 열려버릴 수도 있죠. 또 21개보다 많으면 병뚜껑을 열 때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 유리병이 깨져 버릴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조그만 병뚜껑에 있는 홈의 개수에도 과학적인 근거가 바탕이 되었다는 것, 놀랍지 않나요?^^
무심하게 지나치기만 했던 병뚜껑의 탄생에 얽힌 일화부터 병뚜껑의 톱니 모양에 숨겨진 비밀까지, 병뚜껑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확인해 보았는데요. 조그만 병뚜껑 하나가 지닌 가치가 정말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Hello, 포스코 블로그에서 전해 드리는 재미있는 철 이야기, ‘스틸캐스트’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