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텍사스에서 완전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테슬라의 로보택시가 시범 운행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큰 화제가 됐습니다.
테슬라는 “2026년 하반기까지 수백만 대의 완전자율주행 차량이 미국 전역을 누비게 하겠다”라는 계획을 발표하며,
완전자율주행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데요.
이번 편에서는 완전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정리하고,
그 중심에서 포스코그룹의 리튬 사업에도 어떤 영향이 있을지 포스코경영연구원 박재범 수석연구원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자율주행은 자동차를 포함한 운송 수단이 운전자의 개입 없이 스스로 주행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보통 자율주행 기술은 다섯 단계로 구분하는데, 미국 자동차공학회(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 SAE)가 레벨 1에서 레벨 5까지 정의를 내렸습니다. 우리나라의 국토교통부도 이와 비슷한 정의를 내리고 있고요. 이에 따르면 현재 많은 차량이 레벨 2까지 구현된 상태이며, 일부 차량은 레벨 3까지 업그레이드되어 있다고 합니다.
자율주행 기술의 단계를 쉽게 말하자면, 레벨 1은 핏 오프(Feet Off), 레벨 2는 핸즈 오프(Hands Off), 레벨 3는 아이즈 오프(Eyes Off), 레벨 4는 마인드 오프(Mind Off), 레벨 5는 드라이버 오프(Driver Off)라고 할 수 있는데요.
레벨 4에서는 핸들과 브레이크, 액셀러레이터 등이 있기는 하지만, 운전자가 실제 운전에는 개입하지 않고 유사시에만 잠시 개입합니다. 레벨 5는 궁극적으로 핸들, 브레이크, 액셀러레이터 자체가 없는 진정한 완전자율주행 상태를 의미하고요. 이 단계까지 가게 되면 모빌리티의 개념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테지만, 실제 구현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Feet Off : 운전자가 발을 페달에서 떼는, 조금 더 발전된 단계
*Hands Off :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는 단계
*Eyes Off : 운전자가 도로를 보지 않고 다른 곳을 보는 것이 허용되는 단계
*Mind Off : 운전자가 다른 생각을 하거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이 허용되는 단계
*Driver Off : 운전자가 없는 완전한 무인 자동차 단계
지난 6월 22일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테슬라 로보택시 서비스가 시작됐습니다.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모델 Y 20여 대 이상이 투입된 건데요. 이곳에서 체험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능은 레벨 3에서 레벨 4 수준으로, 기술 초기 단계라 안전요원과 함께 운행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LA와 샌프란시스코 같은 미국 스무 개 이상의 도시에서 로보택시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번 도로주행에 투입된 테슬라 로보택시는 기존 모델 Y 차량에 풀 셀프 드라이빙(Full Self Driving, FSD) 베타 기능을 장착했는데요. 이는 여덟 대의 카메라가 설치돼 주변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FSD 칩이 뇌처럼 판단하면서 실시간 주행을 제어하는 방식입니다. 고성능 FSD 컴퓨터가 탑재되어 있고, 실시간으로 많은 연산이 필요해 전력 소모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테슬라보다 먼저 자율주행 택시 운영을 시작한 곳이 있죠. 바로 미국의 웨이모(Waymo)인데요. 웨이모는 2009년 구글 자율주행 사업부에서 시작해 2016년 분사한 자율주행 전문 기업입니다. 지난해 3월부터 LA에서 최초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한 뒤, 현재는 미국 내 5개 도시에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웨이모는 기술 완성도와 안정성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는데요. 라이다, 레이더, 카메라 등 복합 센서를 활용해 도로 상황을 정밀하게 인식합니다.
중국은 미국과 함께 자율주행 기술을 이끄는 나라인데요. 완전자율주행 차량을 활용한 로보택시와 무인 배달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미 우한에서는 자율주행 택시가 1000대 이상이라고도 알려져 있고요. 자율주행 사업에 뛰어든 기업은 화웨이, 바이두, 샤오미, 비야디(BYD) 등인데, 비야디(BYD)는 “모든 차종에 딥시크 AI 모델을 탑재할 것”이라며 중국의 AI 기업 딥시크와의 협업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은 전기차나 배터리와 마찬가지로 자율주행도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는 “2030년 중국의 자율주행 서비스 매출은 50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세계 최대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제한적인 시범 운행만 허용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서울 강남에서 카카오T 앱으로 호출 가능한 로보택시가 일부 운영되고 있지만, 조수석에 안전요원이 탑승한 상태로, 밤 11시부터 새벽 5시까지만 제한 운행되고 있죠. 국토교통부는 2027년 완전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을 제시한 상태입니다.
완전자율주행차 상용화엔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이를 잘 제어하고 통제할 수 있는 AI 기술이 핵심인데요. 현재 대부분의 로보택시는 전기차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완전자율주행차는 기존 내연기관 차보다 훨씬 전력 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죠. 운행시간 당 전력 소모를 봤을 때, 레벨 5가 구현되려면 레벨 2의 32배가량의 전력 소모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배터리를 많이 탑재하면 에너지의 양은 늘어나지만, 그만큼 차량의 무게가 늘어 효율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를 위해서는 배터리 소재 혁신을 통한 배터리 셀의 에너지 밀도 개선, 배터리 팩의 구조 개선과 같은 혁신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 개선을 통해 에너지를 효율화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기차가 혁신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전기차와 완전자율주행의 접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중국 전기차의 판매량에서도 드러나는데요. 뛰어난 자율주행기술을 접목한 화웨이 자동차의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중국 내에서 판매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거든요.
전기차 수요가 늘고,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용량이 커지면, 포스코그룹이 집중하고 있는 리튬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전기차 시장의 판도가 저가 경쟁에서 성능 중심 경쟁으로 전환된다면, 결국 배터리 용량이 중요해지는데요. 현재 시장의 주목을 받는 나트륨이온배터리는 고성능 전기차에는 부합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삼원계, LFP, LMR 배터리 등의 수요가 장기적으로 볼 때 확대될 것입니다. 에너지 밀도 증가에 용이하고 안전성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수요도 커질 것이고요. 무엇보다 리튬을 사용하지 않는 배터리는 성능이 떨어져 전기차 배터리로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전기차 성능이 향상되고 완전자율주행 기능이 접목될수록 리튬의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만큼이나 우리의 일상과 산업에도 큰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는 걸 실감하셨을 텐데요. 앞으로 완전자율주행차가 만들어갈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 그 중심에 있는 배터리와 핵심 소재 산업의 성장에 주목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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