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초록이 오늘 김철석을 만나 같이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요. 약속 시간 2시간 전… 갑자기 철석이에게 톡이 왔네요. “오늘은 에너지가 고갈돼서 못 나가겠다. 내일 볼까?” 에잇, 파투 났네요.
그런데 문득 ‘에너지’라는 이야기에 호기심이 생깁니다. 우리 몸의 에너지 원천은 물과 소금이라는데, 우리 일상을 돌아가게 하는 에너지의 원천은 뭘까요. 당장 석탄과 석유부터 떠오르는데요. 가장 많이 사용되지만 친환경과는 거리가 좀 멀잖아요? 초록창을 열어 검색해보니 그다음으로 우리가 많이 쓰는 게 LNG(Liquefied Natural Gas)라고 합니다. 그리고 ‘친환경’이라는 표현도 눈에 띄네요?
l 대세 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하는 액화천연가스 LNG,
너 혹시 LNG에 대해서 좀 알아? LNG는 지하에 있는 천연가스를 채굴해서 액화시킨 거잖아. 근데 앞으로 LNG가 제2의 에너지원이 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사실이야?
응 좀 알지. 우리 포스코 고객사들 중에 LNG선박, LNG탱크, LNG기자재를 제작하는 기업이 다수 있거든. 네 말대로 LNG가 앞으로 ‘대세’ 에너지원이 될 거래.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가 “향후 LNG가 석탄을 제치고 원유 다음으로 지배적인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고. 2019년 세계 LNG 수요는 2018년보다 12.5% 증가한 3억 5,900만 톤을 기록했고 2040년에는 7억 톤으로 증가한다는 예측도 있어.
이유가 뭘까?
환경, 안전성이 키워드야. 이제 우리는 친환경적이지 않은 제품, 기술들과는 서서히 헤어지고 있잖아. 그간 에너지원으로 가장 많이 사용한 화석연료인 석탄, 석유는 미세먼지(PM 2.5)나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들을 발생시키니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지. 또 원전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크게 제기됐고. 물론 풍력,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들이 있지만 아직 화석연료를 완전히 대체하긴 어려워. LNG는 액화 과정에서 분진, 황, 질소 등이 제거되기 때문에 연소될 때 공해물질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또 공기보다 가벼워서 누출이 돼도 쉽게 날아가고 발화 온도가 높아 폭발의 위험도 적지. 이렇게 친환경, 안전성 모두 잡으면서 경제성과 기술력에서도 크게 진보한 LNG가 각광받는 거야.
l LNG, 도대체 지구에 얼마나 좋길래 그래?
sss
특히 선박 시장은 IMO 2020 때문에 LNG추진선의 발주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던데. 이 또한 그런 이유겠지?
자동차도 친환경 전기차, 수소차, 하이브리드가 대세잖아. 그런데 전 세계 상위 규모 15척의 선박이 배출하는 SO2(이산화황)양이 전 세계 모든 자동차의 배출량보다 많았대. 그러니 당연히 선박도 이제 친환경 연료로 운항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벙커유에서 LNG로 연료의 세대교체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그럼 기존 벙커유선박과 LNG추진선이 우리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비교해볼 수 있을까? 정말 LNG가 친환경적인 건지 확인해보자고.
좋아. LNG연료탱크로 실제 운항 중인 ‘그린 아이리스호(Green Iris)’라는 선박을 모델로 해서 9%니켈강 혹은 고망간강으로 제작한 연료탱크를 장착하고 LNG를 연료로 운항하는 경우와, 일반 후판 연료탱크에 벙커C유*로 달리는 경우를 비교해볼게. 아 참! 9%니켈강, 고망간강은 LNG탱크를 만들기 위한 소재인데.. 차차 설명하기로 하고. *벙커C유: 점착성이 가장 강한 중유로 선박 연료로 가장 많이 사용
부산에서 싱가포르까지 월 1회 왕복으로 25년 동안 운항하는 시나리오야. 배가 운항되는 25년뿐 아니라, 이 배의 연료탱크를 만들기 위해 제철소에서 9%니켈강, 고망간강, 일반후판이 생산되는 단계에서의 환경영향도까지 포함시켰어. 기존 벙커C유를 100%으로 놓고 산성화, 지구온난화, 자원소모 영향도를 비교해볼까?
와. 기존 벙커C유를 쓰는 선박 대비해서 LNG를 연료로 한 선박의 산성화 영향은 52%로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네. 지구온난화 영향도 73%, 자원소모 영향도 64% 수준으로 내려가는구나.
장기적으로 LNG를 사용하는 게 지구에 얼마나 이로운 지 보이지? 벙커C유에 대한 규제가 시작된 주원인이 바로 황산화물(SOx)이잖아. 이 황산화물을 포함한 산성화물질(SO2eq)의 발생량이 절반으로 줄어. 벙커C유 시나리오에서 1,220톤, LNG 시나리오에서 630톤이 나왔거든. 590톤이 저감되는거지.
황산화물 그거 미세먼지의 주범이지? LNG선으로 운항하면 거의 600톤을 줄일 수 있구나.
또 대표적으로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주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CO2eq) 배출량은 벙커C유 시나리오에서 36만 톤, LNG 시나리오에서 26만 4천 톤이 나왔거든. LNG추진선이 벙커C유 선박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9만 톤 저감할 수 있다는 거야. 이 9만 톤이 지구에 쌓인다고 생각해봐. 소나무 한 그루가 연간 흡수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가 6.6kg 정도니까, 9만 톤이라 하면 소나무 1,360만 그루를 심어야 흡수할 수 있는 하는 양이야.
소나무 1,360만 그루라니. 엄청나다. 그럼 자원소모 영향? 이건 뭐야..?
자원소모 영향은 광물과 석유, LNG 등 화석연료의 소비로 인한 천연자원의 고갈 정도를 나타내. 단순히 천연자원이 얼마나 소모되나 양적인 절댓값만 따지는 게 아니라, 이 천연자원이 우리 지구에 얼마나 남아있는지도 고려해서 과한 자원 소모가 일어나지 않도록 알려주는 거지. 숫자가 높을수록 고갈 정도가 크다는 거니까 지구에 남은 자원량에 비해 현재 우리가 너무 많이 쓰고 있다는 뜻이 돼. LNG는 벙커유에 비해 자원소모 영향이 적다는 거지.
l 하지만 LNG는 너무 까다로워!
sss
아, 이렇게 좋은 LNG를 그동안 석탄, 석유 대신 썼으면 좋았잖아.
그러기엔 기술이 부족했어. LNG의 단점을 굳이 꼽자면 액화 과정과 운반, 저장이 까다롭다는 거야. 때문에 과거에는 수송과 처리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LNG가 크게 주목받지 못했어. 천연가스를 영하 163도 이하로 냉각해야 LNG가 되잖아. 이 조건에 적합한 기술과 소재를 개발하는데 꽤 긴 시간이 필요했던 거지.
그럼 가스전에서 가스를 뽑아서, 액화해서 액체로 우리가 쓰는 거야? 우리가 쓰는 도시가스가 LNG인 걸로 아는데, 그건 가스 형태잖아.
LNG는 공급망(Supply Chain)이 좀 길어. 우선 가스전에서 천연가스를 생산 후 파이프라인을 통해 LNG액화플랜트로 보내. 여기서 가스를 액화해서 LNG 형태로 만들어. 이 LNG는 LNG수송선이라는 특수 선박에 실려서 운송되고, 이렇게 바다를 건너온 LNG를 LNG터미널에서 받아서 저장해. 터미널에서는 이를 다시 한번 기체로 바꿔서, 파이프라인을 통해 발전소나 도시가스사 등 수요처로 보내지.
sss
와, 우리가 실제로 사용하기까지 엄청난 과정을 거치는구나. 진짜 복잡한 기술이 필요하겠다.
그 기술 중 핵심이 탱크 설계야. 또 설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바로 소재지. LNG플랜트가 상업적 규모로 본격 건설된 게 1941년 미국 클리블랜드(Cleveland) 플랜트인데, 당시 조업이 진행되다가 1944년에 탱크가 파괴되는 바람에 공장이 폐쇄됐어. 그 원인 중 하나가 탱크의 소재가 극저온인성에 약한 소재로 제작됐기 때문으로 알려졌고.
그때는 LNG탱크용 소재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뤄지지 못했나 보네. 극저온인성이 강한 소재가 쓰여야 하는구나.
물체에 힘을 주면 일정한 한계까지 버티다가 변형되고 결국 깨지잖자. ‘인성(認性)이 약하다’라고 하면 압력이 가해지자마자 버팀 없이 깨져버리는 걸 뜻해. 대부분의 소재는 저온일 때 인성이 약해. 영화에서 물건이나 사람이 급속도로 얼면 와장창 깨져버리는 거 본 적 있지 않아? LNG가 하역되고 저장될 때 상온과 영하 163도 이하까지 온도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는데, 이 조건에서도 저장탱크가 부서지면 안 되겠지. 또 원하는 탱크 구조로 만들 수 있는 가공성과 비용 효율성 조건도 만족하는 소재가 필요해.
그렇다면 LNG탱크에는 일반 강철은 쓸 수가 없겠네? 어떤 걸 써야 하는데?
거기에 바로 포스코의 스틸 솔루션이 있지! 궁금하면 지금부터 제대로 소개해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