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1973년 6월 포항제철소 1고로에서 첫 쇳물을 생산한 지 46년이 흘렀다. 대한민국의 자동차 · 조선 · 건설 · 가전 · 기계 등 전방산업과 희로애락을 같이 하며 달려온 사이에, 조강생산량이 10억 톤을 돌파했다. 10억 톤, 가늠하기 어려운 양이다. 양적으로도 대단한 수치지만, 포스코의 46년은 그저 양으로만 쌓아온 시간은 아니었다. 약 반세기 전 맨땅에 제철소를 짓고 첫 출선을 긴장과 두근거림으로 기다리던 철강계의 ‘신생아’ 포스코는, 이제 ‘글로벌 철강 리더’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자리에 있다. 포스코 조강생산 10억 톤의 의미를 포스코 뉴스룸이 정리해봤다.
l 조강 10억 톤의 발자취를 돌아보니
1973년 6월 9일 첫 쇳물이 나오고 첫 출하는 같은 해 8월 1일 이뤄졌다. 1981년에는 포항제철소 4기 종합 준공이 완료됐고, 1983년에는 광양제철소가 개소됐다. 그 후 1989년 누적 조강생산량 1억 톤을 달성했다. 1992년 드디어 조강생산 연간 2,100만 톤 체제를 갖춘 4반세기 건설 대역사가 마무리됐다(포스코는 설비 능력을 지속 증가해, 현재 연간 약 3천7백만 톤의 조강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1994년 2억 톤을 달성하며 같은 해 10월 14일 국내 기업 최초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1998년 3억 톤, 2005년엔 5억 톤을 넘어섰고, 그 해 9월 DJSI 지속가능경영 우수기업에도 진입했다. 누적 조강생산량 7억 톤을 넘은 2011년에는 포항 1고로가 국내 언론 매체에 의해 대한민국 경제국보 1호로 선정됐으며, 9억 톤을 넘은 2017년에는 100억 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그리고 마침내 올해 누적 조강생산 10억 톤을 달성한 포스코는 대한민국 최초로 세계 ‘등대공장’에 선정되며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 10년 연속 1위의 위용을 입증했다. 숨가쁘게 달려온 시간들, 돌이켜보니 10억 톤이라는 숫자 만큼이나 굵직굵직한 성장의 흔적들이 매년 새겨져있다.
l 포스코가 생산한 10억 톤, 제품별로 따져보면?
포스코의 조강 생산량 10억 톤을 제품별로 따져보면 어떨까? 자동차, 건설, 산업기계 등 수많은 수요산업에서 사용되는 ‘열연’이 가장 많이 출하됐다. 약 3억 3천만 톤이다. 그다음은 냉연으로, 냉연도금강판 등을 포함해 약 2억 7천만 톤이 출하됐다. 기가스틸, 포스맥 등 포스코의 하이엔드 제품이 다수 포함된 제품군이다. 우리나라 산업발전 역군으로 빼놓을 수 없는 ‘조선’을 위한 제품, ‘후판’은 어떨까. 후판은 약 1억 4천만 톤 생산됐다. 가전, 식기, 건축 내외장재 등 우리 생활 곳곳에서 반짝이고 있는 ‘스테인리스 스틸’은 약 7천1백만 톤 만들어졌으며, 교량 케이블 등으로 역할하는 ‘선재’는 약 4천2백만 톤 생산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압연사와 같은 타 철강회사로 판매하는 슬라브 및 블룸을 포함한 기타 제품 역시 1억 4천만 톤 만들어졌다.
l 억수로 쏟아낸 포스코 스틸, 어디서 뭐하고 있나
이렇게 무수히 만든 스틸,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지난 10년간(2010년~2019년) 포스코가 판매한 제품들의 수요산업들을 알아봤다. 우선 판매량은 약 3억 4천만 톤. 수요산업으로 따져보니, 자동차와 건설분야(기계, 파이프 포함)로는 각각 8천3백만 톤씩 판매됐다. 조선업계로 판매된 양은 2천9백만 톤. 전기전자는 2천2백만 톤, 기타(압력용기와 재압연, 표면처리, 유통 등)로 1억 2천만 톤이 흘러갔다. 이 10년간의 판매량을 조강생산량 10억 톤으로 단순 비례 환산해보면 어떨까?
10억 톤 전체의 50%가 자동차와 건설 분야에 사용됐다. 대략 2억 5천만 톤의 스틸이 자동차 산업으로 판매됐는데, 중형자동차에 1톤의 스틸이 쓰인다고 했을 때, 이는 자동차 2억 5천만 대를 생산하는 분량이다. 건설에도 2억 5천만 톤이 사용된 것으로 계산되는데, 롯데월드타워를 4,910개 지을 수 있는 양이다. 조선은 전체의 10%가량인 8천6백만 톤의 철강재를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 양으로 30만 톤 이상급 VLCC(Very Large Crude-Oil Carrier)를 2,392척 건조할 수 있다. 전기전자분야로는 6천4백만 톤이 쓰였는데, 이는 가정용 냉장고를 무려 64억 대 만들 수 있는 수준. 이렇게 천문학적인 숫자들은 단순히 ‘포스코, 스틸 많이 만들었네!’라는 의미만 담지 않는다. 그 많은 스틸에 대한 수요가 지속됐다는 것이며, 이는 우리나라 산업들이 함께 발전해왔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산업 고도화와 동시에, 경제도 빛나게 성장했다. 우리나라의 국내 총생산(GDP)의 변천사를 포스코의 조강생산량과 겹쳐서 살펴보면 같은 곳을 향해 곧게 뻗아나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포스코에서 첫 조강 생산이 이뤄졌던 1973년 GDP는 139억 달러. 조강생산량 누적 10억 톤이 가까워진 2018년의 GDP는 그로부터 116배 증가한 1조 6천억 달러다. 전방 산업이 발달하고, 경제가 성장하는 동안 포스코도 함께 컸다. 그리고 앞으로 만들어 낼 10억 톤 역시 대한민국의 든든한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포스코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