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경영연구원 조영기 RA
소금은 새로운 석유? AI 시대 주목받는 나트륨이온 배터리

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과거 산업화 시대에 석유 확보가 경쟁력을 좌우했다면, AI 시대에는 전력을 얼마나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저장하느냐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빠르게 늘면서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저장·공급할 ESS(Energy Storage System, 에너지저장장치)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변화 속에서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AI 시대 전력 인프라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미래 산업을 이끌 ‘새로운 석유 시대(New Oil Age)’의 핵심 기술로 평가했습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리튬 대신 나트륨이온을 전하 운반체*로 사용하는 배터리로, 저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구현하고 높은 안전성을 갖춘 것이 강점입니다. 특히 주요 원재료인 나트륨(Sodium)은 해수와 지각에 풍부하게 존재해 자원 접근성이 좋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원료 의존도를 낮추고, 원료 가격 변동과 공급망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전하 운반체: 배터리 충·방전 과정에서 양극과 음극 사이를 이동하며 전하를 전달하는 이온. 나트륨이온 배터리에서는 나트륨이온(Na⁺)이 이 역할을 함.
ESS와 상용차 중심으로 커지는 나트륨이온 배터리 시장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AI 시대 전력 인프라의 핵심 요소로 주목받으면서 관련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연간 도입 규모가 2035년 약 2473GWh(기가와트시)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시장 확대가 예상보다 빨라질 경우 도입 규모는 3726GWh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 경우 ESS 설치, 제조 설비, 소재 공급망, 전력망 인프라 등을 포함한 누적 투자 규모는 약 8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용도별로는 ESS가 979GWh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이어 상용차 794GWh, 승용차 700GWh 순으로 예상됩니다.
■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데이터센터 ESS 적용 가능성

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ESS는 전기차와 달리 배터리의 무게나 부피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대신 초기 설치비와 안전성, 수명, 저온 성능, 장기 운영비 등이 주요 판단 기준이 됩니다. 이러한 조건에서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데이터센터 ESS에 적합한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데이터센터용 배터리는 정전 시 전력을 공급하는 비상용 백업 장치를 넘어, AI 서버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순간적인 전력 변동을 흡수하고 전력망의 공급 한계를 넘지 않도록 피크(Peak) 전력을 조절하는 역할도 맡아야 합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화재 위험이 낮고, 저온 환경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리튬이온 배터리의 음극 집전체에 사용되는 동박을 알루미늄박으로 대체할 수 있어 소재 원가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데이터센터의 안전성과 운영 효율을 함께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ESS 외에도 모건스탠리는 중국 경상용차 시장을 사례로,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물류·배송용 경상용차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한랭 지역에서는 겨울철 주행 안정성이 중요한 만큼,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저온 성능이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경상용차(LCV, Light Commercial Vehicle): 소형 트럭·밴 등 물류용 상용차
■ 값싼 원료만으로는 부족하다? 나트륨이온 배터리 시장의 진입장벽

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일각에서는 나트륨 매장량이 풍부하므로 나트륨이온 배터리 시장의 진입장벽도 낮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LFP 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가 낮으며, 전용 소재 공급망과 대규모 양산 경험도 아직 충분히 축적되지 않아 실제 가격 경쟁력과 성능 안정성을 추가로 검증할 필요가 있습니다.
게다가 ESS와 차량용 배터리로 공급되기 위해서는 화재 안전성과 수명, 충·방전 성능, 품질 보증, 장기 공급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과 양산 경험을 축적한 대형 배터리사가 주도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기술 차별화가 부족한 일부 중소 LFP 배터리 업체들은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확산으로 더 큰 압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확산될 경우, 중국 LFP 생산능력 가운데 기술 차별화가 부족한 하위 30~40%가 상대적으로 큰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소금이 리튬을 대체할 수 있을까, AI 시대가 원하는 진짜 배터리 경쟁력은?

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여러 장점을 바탕으로 높은 시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단기간에 LFP 배터리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ESS나 상용차처럼 가격과 안전성, 저온 성능이 중요한 시장을 중심으로 먼저 보급될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이미 LFP 기반으로 구축됐거나 장기 운전 이력이 중요한 ESS 프로젝트에서는 가격 경쟁력과 양산 경험을 갖춘 LFP 배터리가 당분간 주력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향후 리튬 가격이 하락하면 LFP 배터리 가격도 함께 낮아질 수 있어,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가격 우위가 예상보다 약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소금은 새로운 석유’라는 표현은 나트륨이 리튬을 완전히 대체한다는 의미라기보다, AI 시대에는 전기를 얼마나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저장하느냐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결국 앞으로의 배터리 시장에서는 가격과 안전성, 수명, 공급 안정성을 함께 확보한 기술과 기업이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큽니다.

*참고 자료
– WallstreetCN, ’26.6.24., “钠离子电池”=“新石油”!大摩喊出口号:重塑能源和AI发展的关键瓶颈
– Financial Times, ’26.6.22., ‘Salt is the new oil’
– Yahoo Finance, ’26.7.1., Sodium-Ion Batteries Could Spark ‘New Oil Age,’ Morgan Stanley Says—This US Auto Giant Has An ‘Early Foothold’
① 2026 산업 정책 미리보기! K-제조업의 AI 전환 가속화될까?
② 2026 AI 트렌드 전망, 화려함을 벗고 하드햇을 쓰다!
③ ‘얼음왕국’ 그린란드가 글로벌 강대국의 격전지로 떠오른 이유
④ 희귀가스, 글로벌 우주산업의 필수 요소로 부각되다!
⑤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본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어디까지 왔나?
⑥ UAM부터 초고속 하이퍼튜브까지! ‘K-AI 시티’가 그리는 미래는?
⑦ 중국산 배터리·소재에 대한 EU 견제 본격화 되나? EU 산업가속화법 전망
⑧ [LNG를 보면 수소가 보인다] ① 영하 162℃의 기적, LNG로 보는 수소의 미래
⑨ [LNG를 보면 수소가 보인다] ② LNG 성공 방정식으로 푸는 수소 캐즘(Chasm)
⑩ 물을 확보하는 자, 에너지를 지배한다! 에너지 안보의 새로운 변수, ‘물(Water)’
⑪ 중국의 핵심광물 수출통제, 주요국 대응 전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