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은 안전과 탄소중립 실천에 기여하는 기술을 개발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포스코그룹의 우수한 신기술을 소개합니다. 포스코그룹 신기술에 대한 수다를 계속 이어가는 기술+잇+수다, 지금 시작합니다! 이번 편에서는 고화질 영상 장비 장착 드론을 활용해 콘크리트 외벽을 관리하는 솔루션인 포스코이앤씨의 <포스-비전>을 소개합니다.
포스-비전(POS-VISION)은 고화질 영상 장비를 장착한 드론을 활용해 아파트, 교량 등 콘크리트 외벽 균열의 폭·길이·위치 등을 파악하고 완벽하게 관리하는 기술로 2024년 1월 포스코이앤씨가 개발했습니다.
포스-비전은 드론 운영기술에 균열 인식, 고화질 이미지 변환, 오탐지 요소 제거 능력을 탑재한 인공지능을 접목함으로써 이를 통해 공사 담당자는 건물 외벽의 상세정보를 탐지할 수 있어 빈틈없는 품질관리가 가능합니다.
2022년 1월, 포스코이앤씨 신성장미래기술연구소 건설자동화섹션은 H사 아파트 붕괴 소식을 듣고 다시 한번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 품질관리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경각심을 느꼈습니다.
육안으로도 균열을 확인할 수 있는 지하주차장, 세대 내부 등 실내구역은 관리자의 세밀한 체크로 품질관리가 잘 되고 있었으나, 외벽의 경우 육안으로 균열 확인이 쉽지 않아 품질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외벽 균열은 구조적 안정성뿐만 아니라 누수, 녹물 등 하자와 연관성이 높고 콘크리트 탈락, 철근 노출로 이어질 경우 브랜드 이미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기에 팀원들은 품질관리 문제를 깊이 고민한 끝에 포스-비전 아이디어를 도출했고,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먼저, 아파트와 같은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의 균열 현황과 관리 방법을 꼼꼼하게 조사했습니다. 공동주택 하자판정 기준에 따르면 균열폭 0.3㎜ 이상은 하자로 판정하며, 그 이하일지라도 관통균열*이면 시공하자로 봅니다. 또 균열폭에 따라 보수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정밀한 균열 측정 기술이 필수였습니다.
*관통균열 : 두꺼운 벽체의 온도균열, 슬래브의 수축균열 등 동일 단면의 표면에서 이면까지 통한 균열.
이에 영상에 기반한 AI 분석기술을 개발해, 실제 현장 데이터를 활용한 테스트를 수행하며 포스-비전의 정밀도를 향상시켰습니다.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을 기반으로 실제 균열의 폭과 길이를 추정할 때는, 카메라에 상이 만들어지는 구조적 원리를 바탕으로 기하적 계산을 거쳐 각 픽셀 간의 실제 간격을 산출했습니다.
픽셀 간의 실제 거리 산출을 위해 GSD(Ground Sample Distance)* 개념을 사용했는데요. GSD는 ‘지상 표본 거리’라는 의미로, 연속되는 두 개의 픽셀 중앙점 간의 실제 거리를 의미합니다. 더 작은 GSD 값을 확보할수록 데이터가 정밀하고 정확해지지만, 드론이 건축물을 근접 촬영하는 데는 물리적 한계가 있었습니다. 개발팀은 이를 극복하고자 슈퍼 레졸루션(Super Resolution) 알고리즘을 적용해 실제 해상도 대비 고해상도로 이미지를 복원했고, 현장 테스트를 거쳐 얻은 결과값을 바탕으로 한 검증, 개선 작업으로 신뢰도를 높였습니다. 다양한 시도 끝에 드론과 건축물 사이의 이상적 촬영거리를 4m로 결정했으며, 마침내 콘크리트 보수 보강 방법을 결정짓는 0.3㎜, 0.5㎜ 기준의 균열폭을 구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GSD(Ground Sample Distance) : 지상표본거리, 두개의 연속되는 픽셀의 중앙 점 사이의 거리.
촬영 거리 외에도 반영해야 할 변수들은 다양했습니다. 특히, 드론은 위성신호를 기반으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움직이는데, 고층 아파트 단지 내에서는 위성신호가 약해져 드론-건축물 간의 충돌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이때, 드론 운영자의 운전능력과 경험은 안전하고 정확한 측정에 아주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외부 작업이기 때문에 날씨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합니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충돌 위험이 크고, 흐리거나 비, 눈이 오면 시야 확보가 어렵습니다. 또한, 극한의 더위와 추위 속 장시간 촬영은 드론 운영자에게 또 다른 변수입니다. 이에, 현재 포스코이앤씨는 이런 어려움과 변수를 극복할 수 있는 자율비행 드론 개발을 검토 중에 있습니다.
개발팀은 수백 장의 촬영 이미지에서 탐지된 균열 위치를 사용자가 쉽게 인지 가능하도록 기술을 발전시켰습니다. 개발 초기에는 3D로 구현된 현장 모델 상에 균열 위치 표시 방식을 선택했으나, 이를 위해선 추가 현장 항공사진 촬영과 3D 모델 제작에 하루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는 균열 발견과 조치가 필요한 현장 상황에 적합하지 않은 방식이었기 때문에, 개발팀은 과감히 3D 모델방식을 버리고 입면도에 면 단위 균열 위치 표시 방식으로 개선해 균열조사와 결과 도출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했습니다. 25층 내외의 일반적인 공동주택의 경우 전면부의 이미지 스티칭* 작업 시, 사진 간 중첩률이 50% 이상 필요해 보통 300장 이상의 이미지를 촬영해야 하지만, 포스-비전 방식을 활용하면 이미지 간의 중첩 없이도 입면도 상에 균열 위치를 표기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존 방식대비 촬영 이미지 수를 40% 이상 줄일 수 있어 후처리 작업시간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식이었습니다.
*이미지 스티칭 : 여러가지 이미지를 하나의 파노라마 사진처럼 합치는 기법.
포스-비전은 사용자의 편의성을 우선순위에 두었습니다. 발생량에 따른 히트맵*을 적용해 사용자가 우선 조치해야 할 부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했습니다. 균열 발생량에 따라 각 구간을 다른 색으로 표시하는 시각화 방안을 적용한 것인데요. 기존에는 현장 입면도 위에 균열을 탐지한 이미지와 발생한 균열 수치를 표시했고, 해당 균열 이미지를 클릭하면 상세화면으로 넘어가도록 설정돼 있었습니다. 이 경우 균열 수가 많아지면 사용자가 검토해야 할 데이터 양이 지나치게 많아지는 문제점이 있었는데요. 히트맵 적용으로 데이터 양이 많아도 우선순위를 두고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해져 현장 사용자들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간단한 기술이었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효과가 컸다는 호평이 이어졌습니다.
*히트맵 : 균열 발생량에 따라 검토가 필요한 구간은 붉은 색으로, 양호한 부분은 초록색으로 색을 다르게 표시해 사용자가 검토 필요구간을 쉽게 인지하도록 돕는 시각화 방안.
포스-비전은 7개 건축 현장 39개동 외벽, 1개 인프라 현장 교량 슬라브, 1개 플랜트 현장의 석탄 저장고 등 총 9개 현장 41개 콘크리트 구조물에 적용했고, 2만 4641장의 이미지를 촬영해 기존에 찾기 어려웠던 영역의 균열을 탐지 해냄으로써 포스코이앤씨의 공사 품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포스-비전의 등장으로 건축물 외벽은 품질관리의 사각지대에서 벗어났습니다. 이 기술은 공동주택뿐만 아니라 교량, 고속도로 등 콘크리트를 사용한 모든 건축물에 적용 가능하며,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서 발생하는 모든 균열을 찾아내 위험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포스-비전이 영역을 넓혀 용접 등 다른 분야에서도 품질하자를 발견하고 보수하는 ‘제3의 눈’이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포스코이앤씨는 포스-비전에서 더 나아가 자율주행 드론 개발을 기획 중입니다. 자율주행 드론 촬영이 가능해지면 더 다양한 현장에 포스-비전 기술을 확산하고, 운영 효율성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또 비전 센서 기반의 자율주행 드론을 활용할 수 있다면 실내 균열 탐지 가능 및 휴먼 에러의 단점까지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포스코이앤씨는 앞으로도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새로운 영역으로의 도전으로 품질과 현장 안전을 지키고자 노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