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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메가 트렌드! 인간형 로봇, 휴머노이드

글로벌 이슈 리포트

산업계 메가 트렌드! 인간형 로봇, 휴머노이드

2025/10/22

급변하는 세계경제 속에서 주목해야 할 최신 글로벌 경제 및 산업 이슈는 무엇일까요? 포스코경영연구원 전문가들이 포스코그룹의 주요 사업과 관련한 글로벌 산업, 경제 동향을 심층 분석해 드립니다. 최근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수요가 폭증하며 대규모 공급 계약이 잇따라 체결되고 있습니다. 이에 모건스탠리는 인간형 로봇에 관한 ‘휴머노이드 100’ 보고서를 내고 앞으로 10년 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가 최대 60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산업계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휴머노이드의 잠재력과 글로벌 시장의 기술 개발 전략, 그리고 한국의 대응 방향에 대해 분석해 봅니다.

포스코경영연구원 우정헌 수석연구원

산업계 메가 트렌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즉 휴머노이드는 인류 역사 속에서 때로는 충직한 조력자로, 때로는 인간을 위협하는 존재로 묘사됐습니다. 고대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청동 거인 ‘탈로스’, 중국 한나라 시대의 ‘물시계로 작동하는 자동 인형’, 르네상스 시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설계한 ‘로봇 기사’ 등, 고대 문명이 태동한 여러 지역에서 인간을 닮은 기계가 여러 형태로 등장해 왔는데요.

휴머노이드에 대한 관심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지만, 동시에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경계도 존재했습니다. 대표적으로 SF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는 1942년 발표한 소설 『런어라운드(RunAround)』에서 ‘로봇공학 3원칙*’을 통해 로봇이 인간을 헤칠 수 있다는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로봇공학 3원칙은 휴머노이드에 대한 기술적 호기심을 넘어 인간과 기계의 관계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아이작 아시모프 소설 『런어라운드(RunAround)』에 등장하는 로봇공학 3원칙에 대한 설명이다. 제1원칙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되고, 인간이 해를 입도록 그냥 두어서도 안 된다. 제2원칙 제1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제3원칙 로봇은 제1원칙과 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

최근 AI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로봇 산업이 휴머노이드 중심으로 발전해 나갈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기계(machine)’는 동력을 활용해 생산 활동을 수행하도록 설계된 도구를 의미하지만, ‘로봇’은 일정한 조건 아래 사용자의 직접적인 제어 없이 스스로 판단하고 작동하는 지능형 기계로 정의됩니다.

최근 등장한 휴머노이드는 여기서 더 나아가 첨단 AI 기술과 결합한 새로운 폼 팩터(form factor)*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휴머노이드는 인간의 신체 구조를 모방한 외형에 AI를 탑재해 스스로 작업 방식을 학습하고, 성능을 최적화하며, 다양한 인간 활동을 능동적으로 보조합니다.

*폼 팩터(form factor): 원래 컴퓨터 하드웨어의 크기, 모양, 사양 등을 뜻하는 용어였으나, 최근에는 모바일 기술의 발전과 함께 디지털 기기 전반에 걸쳐 사용됨

이와 함께 ‘Physical AI’라는 개념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Physical AI는 로봇이나 자율주행차처럼 물리적 디바이스에 AI가 적용되어 현실 세계와 직접 상호작용하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기존의 AI 가 텍스트, 이미지 등 생성된 디지털 콘텐츠를 화면을 인터페이스로 인간과 소통했다면, Physical AI는 실제 공간에서 인간과 협업하거나 환경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AI 기술의 활용 범위를 디지털 공간에서 현실 세계로 확장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CES 2025에서 Physical AI를 중요한 미래 먹거리로 지목하며, 향후 엔비디아가 기술 생태계의 중심축이 될 것임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택배를 분류하고 있다.

사진 출처 : ⓒ gettyimagesbank

 

세계는 왜 휴머노이드를 주목하는가?휴머노이드가 사회적으로 수용되고 기술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크게 폼 팩터의 적합성과 사회·경제적 활용가능성의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

①폼 팩터 측면로봇이 특정 기능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데에는 해당 기능에 특화된 폼 팩터가 가장 효율적입니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특정화되지 않은 행동을 수행하는 Physical AI에게는 인간의 신체 구조를 모방한 형태가 가장 유리합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물리적 인프라가 인간의 신체에 맞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문손잡이와 계단의 폭과 높이, 컨트롤 패널의 위치 등은 모두 인간의 신체를 고려해 만들어졌습니다. 휴머노이드는 이러한 인간의 작업 환경에 맞춰 행동할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작업 인프라 구축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인간의 신체 비율에 따라 다양한 표준 인터페이스를 구축할 수 있어 범용성이 높지만, 만약 폼 팩터 별로 서로 다른 표준을 구축해야 할 경우 비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②사회·경제적 측면휴머노이드는 인간과 유사한 외형을 바탕으로 다양한 인간-로봇 협업 시나리오를 설계할 수 있어 응용 범위가 매우 넓습니다. 단순한 제조업 현장을 넘어, 고객 응대, 간병, 교육, 안내 등 서비스 산업 전반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데요. 특히 최근에는 언어 처리 능력, 표정 인식·표현, 제스처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면서, 인간과의 공감 능력도 향상되고 있습니다. 이는 로봇이 단순한 도구를 넘어, 사회적 존재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흐름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진화에는 심리적 장벽도 존재합니다. 일본 도쿄공업대의 모리 마사히로 명예교수는 “로봇이 인간과 너무 유사해질 경우 오히려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이론을 제시했습니다. 이 이론은 인간과 로봇의 관계를 설계할 때, 기술적 완성도뿐 아니라 심리적 수용성과 감성적 거리감까지 고려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휴머노이드는 경제적 측면에서도 큰 잠재력을 지닌 기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휴머노이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AI 기술뿐만 아니라 센서, 액추에이터*, 모션 제어 시스템, 에너지 공급 기술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이 동시에 발전해야 합니다. 이러한 기술적 요구는 관련 산업 전반에 걸쳐 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휴머노이드 개발이 단순한 로봇 제작을 넘어 미래 산업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액추에이터: 전기, 유압, 공압 등 외부 에너지를 이용해 시스템의 움직임이나 제어를 담당하는 기계 장치

 

휴머노이드 산업의 구성과 잠재적 플레이어들모건스탠리는 2025년 2월 보고서에서 휴머노이드 산업의 가치 사슬을 지능(Brain), 신체(Body), 통합(Integrator) 세 가지 핵심 영역으로 구분하고, 각 영역에서 활약할 수 있는 잠재적 플레이어 후보군을 제시했습니다.

우선 휴머노이드의 두뇌를 담당하는 지능(Brain) 영역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결합한 구조입니다. 소프트웨어 영역은 기반 AI 모델, 데이터 사이언스, 시뮬레이션 기술, 비전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영역은 메모리와 비전 컴퓨팅(Vision Computing)*이 포함됩니다.

*비전 컴퓨팅(Vision Computing): 기계가 이미지와 비디오에서 정보를 추출하고 이해하도록 만드는 인공지능의 한 분야

휴머노이드의 신체(Body) 영역은 액추에이터와 부품, 모터, 센서, 배터리 등이 있으며 전력 반도체와 아날로그 반도체, 알루미늄 캐스팅, 커넥터, 열처리 기술, 자동화 설비 및 솔루션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브레인과 바디를 조립하고 통합하여 완제품을 생산하는 통합(Integrator) 영역은 자동차 기업인 현대자동차와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 가전 기업인 애플과 삼성전자, LG전자, 이커머스 기업인 알리바바, 아마존, 네이버 등이 후보군으로 제시됐습니다. 그 외에도 전통 제조업용 로봇을 공급해 온 ABB, KUKA 등이 잠재적 후보군으로 언급됐습니다.

휴머노이드 밸류 체인(Morgan Stanley Research, 2025)을 나타낸 그림이다. 자료 출처: 모건스탠리 '휴머노이드 100' 보고서

이 외에도 휴머노이드 산업의 확장 가능성을 고려할 때, ①핵심 부품 및 모듈 ②완제품 조립 ③서비스 영역으로도 구분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서비스 영역에서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글로벌 휴머노이드 기술 개발 주도 기업, 테슬라와 엔비디아태동기로 평가받고 있는 휴머노이드 산업은 테슬라 진영과 엔비디아 진영이 상반된 기술 개발 전략을 바탕으로 산업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우선 테슬라는 전기차(EV) 생산과 자율주행 기술에서 축적한 역량을 바탕으로 휴머노이드 모델 ‘옵티머스(Optimus)’를 개발하고, 이를 생산 공정 무인화의 핵심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2021년 테슬라 AI 데이에서 처음 공개된 옵티머스는 지속적인 기술 업그레이드를 거쳐 다양한 동작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진화했습니다. 2024년에 공개된 옵티머스 2는 총 40개의 액추에이터를 사용했는데, 손에만 12개를 적용해 직접 달걀을 깨는 등 인간의 손동작과 거의 흡사한 수준을 구현했습니다. 테슬라는 2026년부터 휴머노이드 판매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테슬라가 공개한 휴머노이드 옵티머스 2(동영상 출처 : 테슬라 유튜브)

반면 엔비디아는 AI의 강점을 토대로 휴머노이드의 ‘지능(Brain) 플랫폼’을 독점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는 자체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기보다는, 휴머노이드의 두뇌 역할을 하는 컴퓨팅 플랫폼을 독점함으로써 휴머노이드의 학습과 행동 제어 영역을 지배하려는 방식입니다.

최근 엔비디아는 휴머노이드 전용 컴퓨터 ‘젯슨 토르(Jetson Thor)’를 출시했는데, 이는 최신 GPU인 블랙웰(Blackwell)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작동하며 과거 서버급에서만 가능했던 대규모 AI 추론과 비전 기반 의사결정 과정을 로컬 디바이스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테슬라는 애플처럼 독자적인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 방식을 추구하는 반면, 엔비디아는 안드로이드처럼 AI 플랫폼 공급을 통해 생태계를 지배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두 기업이 기술 개발 방향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만큼, 향후 산업 양상을 자세히 모니터링하며 기술·시장·서비스 측면에서의 전략적 대응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휴머노이드 산업 밸류체인 파악해 주도권 확보해야스마트폰과 전기차(EV) 이후 뚜렷한 기술 혁신의 기제가 부재했던 가운데, 최근 휴머노이드가 차세대 기술 혁신의 촉매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첨단 기술이 집약된 기술 혁신 복합체이자, 향후 기술 발전을 견인할 핵심 영역으로 그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가격 경쟁력, 인간-기계 협업에서의 안전성 등 해결해야 할 현실적인 과제도 분명 존재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휴머노이드 산업이 AI와 소프트웨어 영역을 넘어, 소재·부품·서비스 전반에 걸쳐 폭넓은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점입니다. 향후 휴머노이드의 개발과 표준화 과정에서는 기능성과 신뢰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핵심 부품의 개발과 양산 능력이 요구될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서비스 영역에서는 휴머노이드 활용과 산업 현장에서의 인간-로봇 협업 모델 개발, 휴머노이드 학습·운영 등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사람같이 ‘착착’ 불붙은 경쟁…”질 수 없지” 팀코리아 뭉쳤다. (동영상 출처 : SBS 8뉴스 유튜브)

테슬라와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휴머노이드 기술 개발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지난 6월 국내 40여 개 산학연과 대기업이 협력하는 국가 차원의 로봇·AI 연합체인 ‘K-휴머노이드 연합’을 출범했습니다. 연합에 참여한 AI 전문기업과 전문가는 대학별 인재 연합과 협력해 과제를 수행하고, 개발한 AI 모델을 로봇 제조사에 공급할 예정이며, 개발된 로봇을 산업현장에서 실증할 수 있도록 포스코그룹 등 수요 기업과의 연계도 구축했습니다. 사례로, 휴머노이드 제조 기업인 에이로봇은 포스코이앤씨, HD 현대미포조선 등과 건설현장과 조선소에 투입될 휴머노이드 개발에 관한 MOU를 체결했습니다. [관련기사 보기]

단순한 로봇 기술을 넘어, 차세대 산업 혁신의 중심축으로 부상한 휴머노이드. 그 진화를 둘러싼 기술·산업·서비스 전반의 흐름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대응하는 전략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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