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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최고 장인’ 최병석 파트장, 포스코와 함께한 영광의 40년

‘경북 최고 장인’ 최병석 파트장, 포스코와 함께한 영광의 40년

2019/01/24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1960년,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사람에게 좋은 성적은 사치로 여겨지기도 했다. 중학교 때까지 1등을 놓쳐본 적 없지만 동생들 뒷바라지 생각에 포항제철공업고등학교에 진학했다.

포항제철, 그러니까 지금의 포스코 취업이 보장된다는 얘기에 귀가 번쩍했기 때문. 졸업 후에는 바람대로 포스코에 취직했다. 제철보국 이념 아래 40년 이상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그에게 ‘최고 장인’ 이외에 더 어울리는 호칭은 없어 보인다.

최병석 포항 후판부 파트장 사진

▲ 최병석 포항 후판부 파트장

40년 넘게 포스코 후판의 정밀검사를 책임지고 있는 최병석 파트장. 그는 최근 40년간의 노력에 대한 작은 보상으로 2018년 경상북도 최고 장인 5명 중 1명으로 선정되었다. 포스코를 넘어 경상북도를 대표하는 장인으로 인정받은 그의 40년을 포스코 뉴스룸에서 돌아봤다.

l LNG 탱크 폭발 악몽에 시달리면서 이룩한 성과

한때 조선 경기가 하락하면서 최병석 파트장이 몸담은 후판 부문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몇 년간 적자가 누적되고 있던 상황을 반등시켜 줄 포스코만의 기술이 필요했다. 최병석 파트장이 고안해낸 것은 ‘잔류자기 제거기술’. 니켈, 크롬 등 특수 원소가 함유된 후판 제품의 후공정에서 발생하는 잔류자기를 제거하는 것인데, 제품의 불량률을 감소시켜줄 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최 파트장은 이 기술로 이번 경상북도 대표 장인이 됐다.

LNG 탱크용 9% 니켈강 등의 특수 합금 제품은 금속의 용융 온도나 냉각 수축률이 일반강과 달라서, 압연 시 판의 표면에 머리카락 같은 미세한 균열이 생기기 쉽다. 최 파트장은 무려 40년간 이 균열을 찾아내는 일을 했다.  그 노하우가 쌓여, 미세 균열을 검출하고 조치하는 기술을 개발 후 표준화했고 후판 가공 공정에서 발생하는 잔류자기를 없애는 기술까지 개발했다. 잔류자기를 없애는 이 특수한 기술 덕분에, 구축함용 3% 니켈강을 포함한 몇몇 특수강은 포항제철소에서만 생산된다.

한창 기술 개발을 진행하던 때에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는 “제대로 잔류자기를 제거하지 못해 제품에 불량이 발생하고, 이 때문에 15대의 LNG 탱크가 제 눈앞에서 연쇄 폭발하는 악몽에 시달리기도 했죠.”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론을 정립하기까지 5년, 그 후 수차례 현장 적용과 숙련을 거쳐 드디어 2016년 성공의 기쁨을 맛봤다. 중국 뉴양쯔이 조선소 클레임을 성공적으로 해결했던 일을 핵심 노하우 탄생의 배경으로 기억한다. 그는 무엇보다 포스코에서 40년 이상 일하면서 스스로 축적한 노하우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는 사실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l 포스코의 역사를 몸에 새겨온 40년, “장인이라는 호칭도 얻게 돼”

40년간 한자리를 지켜오는 동안 수많은 우여곡절이 그를 스치고 갔다. 삼척 LNG 탱크 바닥을 혓바닥으로 핥고 다니며 염분을 찾아내어 클레임을 해결하기도 했다. 어쩌면 그에게 최고 장인이라는 호칭이 너무 늦게 찾아온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물론 경북 최고 장인에 오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경북 최고 장인에 선정되기 위해선 22개 분야, 96개 직종에서 15년 이상 종사한 장인들이 신청을 통해 서류심사 및 예선과 본심사 등을 거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본심에 오른 장인들을 대상으로 다시 현장 실사와 최종 면접을 진행해서 1년에 단 5명의 최고 장인을 가려낸다.

최병석 장인은 최종 면접을 위한 자기소개서를 써 내려가면서 지난 40년간의 직장생활을 곱씹어 보기도 했다.  포스코 제안왕이 되어 전국 제안 발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했던 일, 샘터사 인간승리상을 받은 일 등 보람찼던 순간들이 많았다. 그는 “무엇보다도 경북도 최고 장인이 되어 수상식을 하는 날, 딸이 없어서 평생 들어보지 못할뻔한 장인이라는 호칭을 얻게 되어 정말 좋았죠”라며 소탈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포스코에서는 대 선배 중 한 명인 최병석 파트장. 자식뻘인 후배들도 많다. 그는 제철보국 정신과 애사심으로 뭉쳤던 지난날을 그리워하면서도 그 시간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후배들과 일하며 가끔씩 느끼는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고, 함께 목표를 만들고 헤쳐나가고자 노력한다. 종종 후배들과 서바이벌 게임이나 PC 게임도 즐긴다. 쉽게 좁혀질 수 있는 세대 차이는 아니지만, 최대한 많은 스킨십으로 어려운 대 선배로 느끼지 않게끔 하고 있다.

l 정년까지 남은 1년도 새로운 목표로 가득

최병석 장인에게 정년퇴직까지 남은 시간은 1년 남짓. 지난날의 영광을 돌아보며 안주할 만도 하지만 그는 해가 바뀌며 새로운 목표도 세웠다. 건설감리자 자격 신청 중에 있고, 대한민국 숙련기술자, 현장 교수, 대한민국 명장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한다.

최병석 장신인 사진

최병석 장인은 일이 생각처럼 잘 풀리지 않고 지지부진하게 느껴질 때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극작가 버나드 쇼의 그 유명한 묘비명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채찍질했다고 한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최고 장인에 오르고 나서도 그는 여전히 우물쭈물하지 않는다. 최병석 장인에게 최고 장인의 자리는 정점이 아니라 더 높은 곳을 향해 거쳐야 할 관문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최고 장인의 마지막 1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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